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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광고까지 등장, 애플·페이스북의 '광고 전쟁'

애플 데이터 수집 정책 변경으로 페이스북 광고 효율 떨어질 상황…일단 여론은 애플 편

2020.12.24(Thu) 12:29:03

[비즈한국] “We’re standing up to Apple for small businesses everywhere(우리는 모든 중소기업을 위해 애플에 맞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매체들에 일제히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페이스북이 신문에 광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애플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다. 페이스북이 애플을 겨냥한 것은 애플이 iOS 14 데이터 수집·광고 정책을 변경하기로 해서다. 

 

애플이 iOS 14에서 데이터 수집·광고 정책을 변경하면서 페이스북과 갈등을 빚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팀 쿡 트위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iOS 14에서 다른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를 추적할 수 있는 장치 번호에 접근하려면 사용자의 명시적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애플이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ATT)’이라고 부르는 이 기능은 페이스북 광고 추적 효율성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페이스북은 웹·앱 사용자의 사용 경로를 추적해 광고를 정확하고 정교하게 타기팅하고, 이를 통해 광고 단가를 높인다. 그러나 애플이 iOS 14를 통해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를 얻도록 함으로써 페이스북으로선 모바일 사용자의 개인 식별이 어려워졌다. 

 

ATT는 2021년 초 시행될 예정으로, 개인정보 유출을 꺼리는 미국 시민사회 단체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광고 효과를 높여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광고비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도 이번 광고에서 중소기업을 우군으로 삼았으며, ATT로 중소기업 매출이 6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애플은 이에 대해 빅데이터를 통한 광고 효율화는 일부 정보기술(IT) 대기업에게만 이익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이 아니라 개인·기업 데이터를 수집해 경쟁을 부추기고 이익을 확대해나가는 페이스북 등 온라인 광고회사들을 타깃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로 돈을 버는 온라인 광고회사의 비즈니스를 무력화하고, 애플이 광고 앱 유료화나 인앱 등의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실제 아이폰은 구글 크롬 등 검색엔진에 배타적이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개인추적만 차단하면 아이폰 사용자 전체의 데이터를 독점해 광고 영업을 펼칠 수 있다.

 

각 플랫폼은 온라인에 기반을 두고 검색·쇼핑·오버더톱(OTT)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다 보면 다른 경로로 성장한 기업과 부딪힌다. 네이버와 쿠팡이 이커머스에서 맞붙었듯 충돌은 불가피하다. 애플은 디바이스,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지만 광고 시장을 둘러싼 거대 플랫폼끼리 경쟁이 막오른 셈이다. 

 

현재 여론은 애플에 호의적이다. 애플이 광고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데다, 페이스북의 자기 편의적 운영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져서다. 

 

그간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검색한 품목과 동일한 광고를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한편, 자신이 공급하고 싶은 광고를 우선 배정했다. 그러면서도 뉴스·광고가 편파적으로 공급되는 문제의 원인을 사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We’re standing up to Apple for small businesses everywhere(우리는 모든 중소기업을 위해 애플에 맞서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 15일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광고. 사진=Dave Stangis(Twitter)

 

이런 페이크 인공지능(AI) 문제로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한 정치인 광고를 금지키로 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를 위해 정치 광고와 가짜 뉴스를 얼마든지 몰아줄 수 있어서다. 

 

특히 애플과 페이스북의 이번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든 애플의 ATT 정책은 앞으로 세계 최대 이커머스 회사이자 미국 3위 광고기업인 아마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트위터에 “페이스북이 웹·앱에서 유저를 트래킹하는데, iOS 최신 버전에서 사용자의 허락을 투명하게 받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업계 전문가는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개인정보 보호 마케팅을 선호했으며, 사용자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조치”라며 “미국 법무부도 페이스북·구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며, 그간 페이스북에 눌렸던 온라인 광고 플랫폼이나 소비자 권익 단체 등도 애플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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