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치매 진단키트' 피플바이오, 890억 대치동 부동산 매수 까닭은?

270억 원 상당 전환사채 발행, 자본잠식 위기 넘겼지만 620억 원 부채는 여전히 '시한폭탄'

2025.11.14(Fri) 14:36:07

[비즈한국] 치매 진단키트 개발기업 피플바이오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게 됐다. 890억 원 규모의 대치동 부동산을 인수 과정에서 2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해 자본을 늘린 것. 다만 이 과정에서 부채 620억 원을 떠안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플바이오가 89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양수하고 270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620억 원의 부채를 떠안게 돼 재무 건전성을 위해서는 장기적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최영찬 기자

 

피플바이오는 지난 12일 비주거용 부동산 관리업을 하는 리얼리티젠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 999-8번지 일대의 토지 및 건물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금액은 총 890억 원인데 이 중 270억 원은 리얼리티젠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상계처리할 예정이며, 이 전환사채는 자본으로 편입된다.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턴네트웍스로부터 90억 원, 리얼리티젠으로부터 40억 원을 받기로 한 것을 더하면 피플바이오는 총 4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다. 지난 6월말 기준 자본잠식률 62.8%를 기록해 연말까지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떨어뜨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는 상황을 해소했다.

 

하지만 토지 및 건물 양수금액 중 나머지 620억 원은 부채로 반영하기로 해 재무 건전성이 실제 강화되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제기된다. 부채로 반영한다는 것은 리얼리티젠이 토지와 건물에 설정한 대출을 떠안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620억 원을 부채로, 전환사채 270억 원을 자본으로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271.97%로 올 상반기 657.81%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당장 관리종목 지정은 피했지만 기업 신용도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이스턴네트웍스에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넘겨줬음에도 실제로 회사로 유입된 자금은 130억 원에 불과하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건물에 설정된 담보대출이어서 당장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반적인 부채가 늘고 자산이 된다고 봐주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스턴네트웍스는 90억 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피플바이오 최대주주에 올랐다. 사진=최영찬 기자

 

최대주주 이스턴네트웍스와 토지 및 건물 매도자 리얼리티젠이 모두 유세권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리얼리티젠은 620억 원의 대출을 떠넘기고 피플바이오 지분 27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챙겼고 이스턴네트웍스는 90억 원으로 피플바이오를 인수해 대치동 999-8번지 토지와 건물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는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오른 IT 인프라기업 이스턴네트웍스와 인접해 있어 이스턴네트웍스 사업에 활용될 공산이 크다. 이스턴네트웍스는 델,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서버, 스토리지, HCI, 가상화, 리눅스 등 다양한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이스턴네트웍스는 피플바이오의 치매진단 기술을 활용해 AI 기반 헬스케어 및 바이오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부지로 활용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플바이오가 이번에 양수한 토지 및 건물은 수백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당장 활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지 현장에는 공사가 진행되는 듯 가벽이 설치돼 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시공자, 설계자 등의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으며 건물은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인근 상인은 “건물 올린다고 해 놓고 부도가 나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지면적 1192.1㎡, 연면적 874.94㎡의 해당 부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당 개별공시지가는 올 1월 기준 1656만 원, 직전 거래는 2022년 2월 616억 원에 매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피플바이오가 양수한 부지에 설치된 가벽. 사진=최영찬 기자

 

피플바이오는 혈액을 기반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국내와 중국 하이난 의료특구에서 치매 진단키트 ‘알츠온’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0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 매출 6억 원·영업손실 72억 원 △​2022년 매출 44억 원·영업손실 117억 원 △​2023년 매출 45억 원·영업손실 152억 원 △​2024년 매출 37억 원·영업손실 115억 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15억 원과 영업손실 46억 원을 기록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GS, 편의점 익일배송 관련 상표 출원 'CU 잡아라'
· [단독] 양평고속도로, 내년 정부 예산안 '0'원…국회서 증액 논의
· [현장] "통화하며 AI 검색" LG유플러스, 구글 손잡고 '익시오 AI 비서' 출시
· [단독] '대장동 비리 의혹' 남욱 소유 회사 새로운 움직임 포착
· [단독] 포스코, 특수가스 업체 퓨엠에 지분 투자 '반도체 효과 볼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