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가장 보통의 투자] 원·달러 롤러코스터, 멈추려면 아직 멀었다

대내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 지속될 것…비중 분산 및 금융상품으로 헤지 전략 세워야

2025.11.17(Mon) 15:18:00

[비즈한국] 원·달러 환율이 최근 일주일 사이 1470원을 돌파했다가 1450원대로 내려오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장중 20원 이상 흔들리는 이례적 장세가 이어졌지만, 정부의 구두 개입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가 잇따르면서 시장은 일단 진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기록한 1475원대 고점에서 내려선 1450원대에서 마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단기간에 큰 변동성을 보였으나, 정부의 구두 개입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이후 일단 진정 흐름에 들어섰다. 그럼에도 향후 대내외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이며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생성형 AI


시장에서 “최근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구조적이라기보다 일시적 수급 요인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달러-원 상승에는 거주자 해외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가 기여한 부분이 크다”며 “수급상 원화 매도와 달러 매수의 일방향 쏠림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거주자 해외 투자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게 되는데, 이때 수출업체들은 단기 환율 고점에서 달러를 매도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달러를 보유하려는 유인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도 원화 약세 흐름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장중 155엔을 돌파하며 9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하자,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신임 총리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엔화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론 일본 정부가 구두 개입을 통해 엔 약세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엔 추가 약세 기대감이 팽배해 있음은 원화 약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채 금리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는 이례적 상황이 나타났다. 통상 국채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는 위험 회피 심리를 유발해 주식시장 약세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주가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며 기존 패턴과 다른 흐름을 연출했다.

박 연구원은 “국채 금리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고 있음에도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 펀더멘탈 리스크보다는 금리 정책 전환 기대감에 따른 국채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라는 자금 흐름 변화가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점을 찍은 환율은 당국의 대응과 팩트시트 발표 이후 일단 진정 흐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지난 14일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뒤 환율이 20원 가까이 하락했고, 이후 공개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는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조인트 팩트시트 세부 내용이 기존 발표 내용에서 크게 변화한 것은 없었지만, 발표가 기대보다 늦어지며 생겼던 불확실성은 일단락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숨 고르기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셧다운 해제로 단기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완화되고,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물가 압력이 줄어들면서 강달러 요인이 다소 약해졌기 때문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연방정부 활동 재개와 더불어 미 연준의 금리 통제 정책 추진 등이 결국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 현상 완화로 이어지면서 국채 금리 안정은 물론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다운 연구원은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나 당국의 미세 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며 “환율 상승세 진정을 위해서는 강달러 압력이 뚜렷하게 완화될 필요가 있는데, 하락 전환의 트리거로 빠르면 이번 주 중 발표될 미국 9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4.8로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돌았다. 비제조업 BSI가 하락하며 전체 경기 심리를 끌어내렸는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부담과 소비 위축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흐름이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일본의 정책 변화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는 환율 변동성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최근 고점 부근에서 환율이 조정받고 있는 만큼 급등 시점에는 환전 비중을 나누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또, 해외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환헤지형 상품을 활용해 변동성 관리를 시도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은 환율 상승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단기 실적 하락 압력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나 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 글로벌 이벤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가장 보통의 투자] AI 버블론 재점화 "허상인가, 실제인가"
· [가장 보통의 투자] "고점 아닌가요?" 여전히 주저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 [가장 보통의 투자] 4000선 돌파한 코스피 "이제는 속도보다 균형"
· [가장 보통의 투자] 영원히 오르기만 하는 주식은 없다
· [가장 보통의 투자] 희비 엇갈린 카카오·네이버, 플랫폼 경쟁 어디로 가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