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iM금융그룹이 지역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DGB대구은행에서 iM뱅크로, DGB금융그룹에서 iM금융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 전환 전략을 강화해 왔다. iM금융은 iM뱅크가 지역에 본사를 둔 유일한 은행임을 타 시중은행과의 차별점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대구·경북 지역의 점포를 빠르게 줄이고 있어 정작 지역민의 접근성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16일 iM금융이 대구 수성구 본점에서 시중은행 전환 1주년 겸 창립 14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일(5월 16일)과 창립 기념일(5월 17일)이 하루 차이에 불과해 기념식을 통합하고 비용을 절약한다는 취지다. 이날 iM금융은 시중은행 전환 후 1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우수 성과자를 포상했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다. 2024년 12월 은행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 12월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시중은행 전환의 과도기인 만큼 시장 안착을 위해 ‘경력직’인 황 회장이 방향키를 이어 잡은 것. 16일 기념식에서 황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전략적 결단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임직원은 물론 주주, 지역사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가 누릴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iM금융은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2024년 6월 사명을 대구은행에서 iM뱅크로 바꾸고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비전을 세웠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란 인터넷전문은행과 전통 은행의 강점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소매금융에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기업금융에선 1인 지점장인 ‘PRM(Professional Relationship Manger·기업영업 전문인력)’ 제도를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대출(비대면 가계 여신) 비중도 2024년 4.2%에서 2030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PRM 제도를 활용해 영업점 임차료 비용 등은 줄이면서 대출 취급액은 3년간 3배 이상 늘린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iM금융은 “디지털 체질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용 금융 상품 개발, 외부 전문가 영입 등으로 조직 문화 개선과 실질적 효율화에 힘썼다”며 “iM뱅크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외부 플랫폼과의 연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그룹 사명까지 바꾼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는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손비용을 크게 줄인 덕에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금융사가 자산 부실화에 대비해 설정하는 대손충당금은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잡혀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킨다. 다만 그룹과 은행 모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iM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117억 원) 대비 38.1% 늘어난 1543억 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5.1%(4249억 원→4031억 원), 비이자이익은 –6.6%(1266억 원→1183억 원) 줄었다. 대신 대손충당금이 701억 원으로 전년 동기(1595억 원) 대비 –56.1% 감소했다.
은행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iM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1195억 원→1251억 원)했는데,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이 1035억 원에서 614억 원으로 40.7% 줄었다. 이자이익의 경우 4분기 연속 감소했다. iM뱅크의 이자이익은 2024년 1분기 387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653억 원으로,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236억 원에서 179억 원으로 감소했다.

iM금융은 시중은행 전환 후에도 ‘지역 중심 금융’을 이어간다는 점을 대형 은행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iM금융은 지역에 본점을 둔 유일한 시중은행임을 강조하며 “순이익의 11%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지속 가능 금융과 지역 상생의 모범이 됐다”라고 밝혔다. iM금융은 대구 수성구에 제1 본점을, 북구에 제2 본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간 대구·경북 지역 소비자의 접근성은 크게 떨어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에 대구·경북에서 사라진 iM뱅크 영업점은 11개(대구 지점 7개·출장소 1개, 경북 지점 3개)에 달한다. 2024년 1년 동안 대구에서만 영업점 8개(지점 6개, 출장소 2개)가 사라진 것과 비교하면 점포 폐쇄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경북에서는 한 곳도 폐쇄하지 않았다.
iM뱅크는 올해 1분기 지점 10개를 없앤 대신 출장소를 7개(대구 4개, 경북 3개) 늘렸다. 출장소는 지점보다 규모가 작고 최소 인원으로 운영해 취급하는 업무도 적다. 지점 대신 출장소를 늘리는 전략은 은행 입장에선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고객 편의는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iM금융 관계자는 “강원 원주, 서울 마곡·가산, 경기 동탄 등 수도권 중심으로 iM뱅크의 거점 점포를 늘리고 있다”며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과 기존 미진출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별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서 맞춤형 점포를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iM금융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iM금융지주의 5월 16일 주가는 1만 510원으로, 시중은행 인가를 받은 1년 전 종가(8560원)와 비교해 22.8% 올랐다. 김은갑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iM금융이 예상보다 1~2분기 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며 “자산건전성 변화에 따라 실적이 변동할 여지가 있지만 2024년 충당금 비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올해 실적을 크게 개선하는 방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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