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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 앞두고, 유연근무제는 왜 '역주행'하나

기업 10곳 중 7곳 도입 안 해…시차·재택이 현장 주류, 선택근로는 '희망'만 높아

2025.08.22(Fri) 14:27:12

[비즈한국] 이재명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 4.5일제’ 도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유연근무제 확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 4.5일제가 어려운 산업이 있는 만큼 업종별·직군별·기업 규모별로 현실에 맞는 유연근무제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근로자가 해마다 줄고 있어 4.5일제에 맞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최근 들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1일 발표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따르면 주 4.5일제가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정부는 중앙 및 지방정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민간기업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괄적인 주 4.5일제 적용이 어려운 산업에서는 유연근무제가 확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최근 들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14.2%에서 2021년 16.8%로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재택 및 원격 근무를 적극적으로 권장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던 2022년 16.0%로 하락세를 타더니 2023년 15.6%까지 떨어졌다. 이어 2024년 15.0%를 기록하며 더욱 하락했다. 문제는 유연근무제를 원하는 근로자들은 더욱 늘어나는데 실제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전체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를 원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40.9%로 실제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14.2%) 간의 격차가 26.7%포인트였다. 2021년 유연근무제 희망 근로자의 비율은 42.8%로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16.8%)과 격차가 24.2%포인트로 줄었다. 하지만 2022년 유연근무제 희망 근로자는 45.2%까지 급증하면서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16.0%)과 격차가 29.2%포인트로 벌어지기 시작했고, 2023년 유연근무제 희망근로자 비율이 47.0%로 늘어나면서 격차는 31.4%포인트를 기록, 3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2024년에는 유연근무제 희망근로자 비율이 48.1%까지 증가하면서 격차는 33.1%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해가 갈수록 유연근무제를 원하는 근로자는 늘어나는데 비해 기업들의 허용은 줄어들면서 유연근무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

 

또 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유연근무제를 허용하는 방식에서도 근로자들의 희망과 차이가 컸다. 유연근무제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방식은 선택적 근무시간제였다. 선택적 근무시간제는 회사에서 반드시 근무하기로 정한 시간 이외는 근로자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절·선택하는 제도다.

 

유연근무제 희망 근로자 중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원하는 근로자의 비율은 2020년 37.1%, 2021년 34.1%, 2022년 33.6%, 2023년 34.1%, 2024년 34.0%로 매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유연근무제 희망 근로자의 선호도에서 가장 낮은 제도는 재택·원격 근무제였다. 재택·원격 근무제 희망 비율은 2020년 12.5%, 2021년 15.9%, 2022년 16.7%, 2023년 16.2%, 2024년 15.5%로 매년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 선호도가 낮았던 것은 시차 출퇴근제로 2020년 21.4%, 2021년 21.3%, 2022년 20.7%, 203년 19.7%, 2024년 20.4%였다.

 

하지만 실제 유연근무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시차 출퇴근제와 재택·원격 근무제였다. 2020년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중 가장 많은 31.2%가 시차 출퇴근제를 사용했으며,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재택·원격 근무제가 32.3%로 가장 많았다. 2022년에는 다시 시차 출퇴근제 활용 근로자 비율이 31.7%로 가장 많아졌고, 2023년 33.0%, 2024년 35.0%로 더욱 늘어났다.

 

이처럼 유연근무제를 놓고 희망비율과 활용비율, 희망제도와 시행제도 간 차이가 큰 것은 유연 근무제 자체가 없거나, 도입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원하는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시행 중인 기업들이 적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유연근무제 자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기업이 74.5%에 달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 중에서도 근로자들이 가장 원하는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도입한 비율은 10.0%에 불과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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