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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등극, 구광모 LG 회장의 핵심 키워드는 '시너지팀'

6인의 부회장단이 보좌…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와 상속세 납부는 숙제

2018.06.29(Fri) 18:26:26

[비즈한국]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주)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의 4세 경영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구광모 신임 회장이 보여줄 LG의 미래에 재계 이목이 쏠린다.

 

# 구광모 신임 회장 선임 배경은?

 

1978년생인 구광모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LG전자 HE사업본부 부장, (주)LG 시너지팀 상무 등을 거쳐 올해부터는 LG전자 B2B사업본부 ID사업부장을 맡았다.

 

구 회장은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그룹은 구 회장을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결정된 사항은 빠르게 실행에 옮길 것을 강조한다”며 “신의를 중요시한 선대 회장이 고객과 임직원 등 안팎의 인사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29일 선임된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과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사진=LG그룹·박은숙 기자


만 40세 젊은 나이의 구 회장 선임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9세에 회장 취임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36세 취임), 최태원 SK그룹 회장(38세 취임),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40세 취임) 등의 전례가 있지만 이들은 2000년 이전에 취임해 현재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LG그룹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예전부터 적자로 인정받아 왔기에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 회장이 되리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며 “직책과 상관없이 구 회장에 의해 LG그룹이 움직일 것이기에 이왕 할 것이면 빨리 하자는 심리가 반영됐을 듯하다”고 관측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젊은 나이에 취임한 만큼 경영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비판 받을 소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재벌 승계에 거부감이 심해 승계를 받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듯하다”며 “LG는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시작하는 만큼 구 회장의 어깨도 더 무거울 것”이라고 전했다.

 

구 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LG전자의 핵심 사업인 만큼 구 회장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시너지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어 신사업 육성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 젊은 회장을 보좌하는 6명의 부회장단

 

LG그룹은 “LG는 지주회사 지배구조를 이어가며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주)LG는 구광모 회장을 선임함에 따라 현재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인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분간 부회장단이 LG그룹 경영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타계 후 하현회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6명의 부회장단과 만나 수시로 경영 현안을 논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5년 구본무 전 회장이 취임할 때도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변규칠 전 LG상사 회장 등이 구 전 회장을 보좌했다.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부회장단은 국가대표급으로 평가받기에 이들의 보좌를 잘 받으면 구 회장이 문제없이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하현회 부회장은 구 회장과 함께 (주)LG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그룹 내 위상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하 부회장은 (주)LG 시너지팀에서도 구 회장과 함께 일하는 등 구 회장과 인연이 깊다. 1956년생인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1999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주)LG 시너지팀 부사장,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을 거쳐 2014년 말 (주)LG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유력회사는?

 

재계에서는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LG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독립경영에 나설 것으로 점친다. LG그룹은 “구 부회장은 29일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주)LG 지분 7.72%를 갖고 있다. 29일 종가 7만 2100원으로 계산하면 약 9601억 8800만 원으로, 이를 밑천 삼아 계열 분리에 나설 수 있다. 구 부회장은 1996년 LG화학 전무, 1999~2007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2007~2010년 LG상사 대표이사 등을 맡았고, 현재는 (주)LG 부회장을 맡으면서 LG화학 등기이사에도 올라 있다. 

 

지난 5월 22일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발인 장면. 구본준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친지, LG 계열사 임직원 100여 명이 배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의 경력 때문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상사 중 한 곳을 분리해 독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 부회장은 LG전자에서도 오래 활동했지만 LG그룹의 핵심인 LG전자를 분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ZKW도 거론되는 곳 중 하나다. ZKW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로, LG그룹이 지난 4월 1조 4440억 원에 인수했다. ZKW 인수는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지난 5월 15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ZKW 인수는 LG가 주력하는 자동차부품 사업의 시장 선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눈에 띈 적이 많지 않아 ZKW 인수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LG전자가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를 신설한 것도 구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였던 2013년이다. 구 부회장이 자동차부품에 관심을 보여온 만큼 LG전자 VC 사업본부와 ZKW 등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부와 법인을 독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오너경영인보다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더 많이 한 사람”이라며 “도전을 좋아하는 그의 스타일상 기존에 정착한 사업을 가져와 LG그룹과의 안정적인 거래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것보다는, 좀 더 만들어갈 수 있는 사업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비롯한 독립 방안은 미리 준비한 일이 아니기에 시간을 좀 더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상속세 문제 해결은 숙제

 

아직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 등 유산 상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고 구 회장이 보유한 (주)LG의 지분은 11.28%로 1조 4000억 원이 넘어 이 지분을 구 신임 회장이 단독 상속하면 상속세는 7000억 원이 넘어간다. 한남동에 위치한 고 구 회장 자택도 여전히 고인 소유다. 

 

구광모 회장이 보유한 (주)LG 지분은 6.24%.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46.68%에 달하기에 지분을 일부만 상속하고 나머지는 상속세로 납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례로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타계하자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이 지분을 상속받았지만 상속세 등의 문제로 상속받은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할 것으로 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상속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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