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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셀레브 갑질 논란, 전직 직원들이 말하는 '그 대표'

임상훈 전 대표 폭로자 상대 민·형사 소송…전직 직원들에게 직접 들어보니

2018.07.12(Thu) 18:53:47

[비즈한국] 스타트업 갑질 논란의 당사자 임상훈 전 셀레브 대표가 폭로자 김 아무개 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비즈한국’은 진실 추적을 위해 다수의 셀레브 전직 직원과 직접 접촉했다.

 

임상훈 전 대표는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4월 20일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다음날인 21일 사임했다. 하지만 3주 후인 5월 16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김  씨에게 형사 및 5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관련기사 복귀 예고? 셀레브 임상훈 전 대표 고소장 단독 입수)​.

 

임 전 대표는 소장에서 일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주변 조언에 따라 사과문을 썼지만, 김  씨의 폭로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는 글을 올리고도 고소를 하는 것은 괴롭히겠다는 것”이라며 “앞서 사과 역시 추가 폭로를 차단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가 소장에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야근 강요, 폭언 등 부당한 대우, 음주 강요, 유흥업소에서 여직원에게 여종업원 선택 강요, 강제 퇴사 등이다. 그렇다면 당시 셀레브에서 일했던 전직 직원들은 셀레브와 임 전 대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임상훈 ​전 셀레브 대표의 갑질 논란이 소송전으로 번진 가운데 다른 직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그래픽=이세윤 PD

 

# “10시 퇴근이 기본…정시 퇴근하려면 사유 보고해야

 

먼저 잦은 야근. 당시 셀레브는 11시 출근 7시 퇴근을 원칙으로 했다. 전직 셀레브 직원 A 씨는 근무 기간 동안 정시에 퇴근한 적이 딱 두 번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퇴근 시간은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가 보통이었고 12시를 넘긴 적도 많았다”며 “특별히 업무 지시는 없는데 다들 안 가는 분위기라 어쩔 수 없이 눈치가 보여 집에 못 갔고,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밤 8시나 9시 정도에 회의가 잡혔다”고 말했다. 

 

전직 셀레브 직원 B 씨 역시 “자정이 넘으면 택시비가 지급되는데 윗선에서 택시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내려와 그 후에는 11시 30분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개적으로 야근 없는 셀레브 캠페인도 했는데 그것이 야근을 하지 말자가 아니라 택시를 탈 때까지 야근을 하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직 셀레브 직원 C 씨는 “셀레브 사무실 지하에 구내식당이 있는데 거기서 저녁식사를 하면 밤 10시 이후에 가야 하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다. 7시가 정시 퇴근인데 6시가 되면 당연하게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며 “​정시에 퇴근하기 위해서는 팀장에게 사유를 따로 밝혀야 했다. 그날 수행한 업무와 다음날 업무계획을 보고해야 퇴근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직 셀레브 직원 D 씨는 잦은 야근을 인정하면서도 입장이 다소 달랐다. 그는 “야근도, 회의도 많은 편이었고 나 역시 정시에 퇴근한 적은 없다. 다들 집에 안 가는 분위기였다”면서도 “원래 영상 제작은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보니 야간작업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 씨는 “임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야근하지 말라면서도,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라고 하는데, 야근하지 말라는 말은 그냥 하는 이야기이고 뒤에 했던 이야기가 진짜라고 생각한다”며 “팀장들은 늦게까지 팀원들이 없으면 그게 대표 눈치를 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나중에 팀장들이 임 전 대표에게 불려가서 오랫동안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 “화장실 갈 때 옆 동료에게 말하고 가라 해

 

임상훈 전 대표의 폭언과 셀레브의 강압적인 근무 환경에 관한 증언도 이어졌다. 인터뷰에 응한 전직 일부 셀레브 직원들은 임 전 대표에게 직접 폭언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회의실 등에서 고성이 오갔고 이로 인해 사무실 분위기가 자주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가 책상이나 벽을 치는 소리도 여러 차례 들었다고도 했다.

 

A 씨는 “임 전 대표가 나에게 직접 폭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고성이 오간 것은 여러 차례 있었다. 벽이나 책상을 치는 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며 “한 번은 워낙 야근이 많다보니 몇몇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옷을 둘러본다고 20분 정도 늦은 적이 있었는데 임 전 대표가 고성을 지르며 해당 직원을 찾더니 당장 시말서를 써오라고 했다. 해당 직원이 키보드로 시말서를 쓰려고 하자 ‘장난하느냐. 왜 손으로 안 쓰냐’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했다. 

 

B 씨는 “입사하자마자 공지가 내려왔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옆 사람한테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옆 자리 동료가 성별이 달라 민망해서, 큰일을 보지 않을 때는 말을 하지 않고 빨리 갔다 온 적도 있다”며 “사무실에 안마기가 있는데 워낙 야근이 많다보니 피곤한 것이 당연한데도 사용하려면 팀장에게 사유를 말하고 허락을 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보여주기식 복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C 씨는 “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직원들끼리만 모여서 환송회 겸 저녁식사를 했더니 그날 팀장들로부터 돌아가며 전화를 받았다”며 “다음날 참석자들이 팀장들과 개별 면담을 하고 모임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에 대해 물었다”고 밝혔다.

 

반면 D 씨는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다”면서도 “임 전 대표가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카리스마 있게 하려다보니 그랬던 것 같았으며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도 임 전 대표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 “인터뷰이 흉내 내는 술자리 게임에 자괴감 느껴

 

셀레브의 갑질 문화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임 전 대표가 유흥업소에 여직원을 데려가 여종업원과 동석시켰다는 김 씨의 폭로 때문이다. 이외에도 음주 강요로 이어지는 회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전직 셀레브 직원들은 임 전 대표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회식을 하면 보통 3차에서 4차까지 이어졌고 개인의 음주량과 무관하게 파도타기나 술자리 게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가 자리를 돌며 술을 따랐고 술잔을 비우지 못하면 눈치를 줬다고도 덧붙였다.  

 

전직 셀레브 직원 E 씨는 “회식에서 하는 셀레브만의 술자리 게임이 있는데, 셀레브가 인터뷰한 사람들을 그대로 흉내 내지 못하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것”이라며 “멘트는 물론 행동이나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하지 못하면 술을 마셔야 했고 결국 그 게임을 10번 이상 반복하면 전부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 씨는 “우리를 위해서 인터뷰를 해준 인터뷰이를 조롱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직원들이 벌칙에 걸리지 않으려고 탁자 밑에서 몰래 스마트폰을 켜놓고 게임을 했다”고 덧붙였다. C 씨 역시 회식에 참석하기 전 셀레브 영상을 보면서 연습을 한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회식비에 대한 증언도 다수 쏟아졌다. 임 전 대표가 술을 강권하면서도 회식비가 많이 나왔다고 자주 화를 냈다는 것이다. B 씨는 “한번은 캠핑 스타일의 고깃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회식비가 100만 원 넘게 나왔다”며 “임 전 대표가 누가 명이나물을 추가로 시켰느냐고 화를 냈다. 다음 날에도 화가 안 풀렸는지 말끝마다 명이나물을 거론하며 비아냥거렸다”고 말했다. A 씨 역시 “20명이서 100만 원이면 적당한 것 같은데 임 전 대표가 하도 화를 내서, 그다음 회식부터는 코스트코에서 안주를 사다가 사무실에서 마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직원 유흥업소 동석 건에 대해서는 직접 보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역시 전직 셀레브 직원인 F 씨는 “임 전 대표와 가라오케에 간 적은 있지만 여자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여종업원을 부른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음주 강요에 대한 D 씨의 생각도 다소 달랐다. “임 전 대표가 술을 좋아하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불편했으면 알아서 자리를 떠났으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억지로 마시라고 해도 자기가 컨트롤할 만한 상황이었다”며 “셀레브에 대한 논란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구인 사이트 등을 보면 셀레브에 대한 안 좋은 글이 많은데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퇴직한 직원들이 복수심에 글을 쓴 것 같다. 진짜 피해자는 현재 셀레브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외에도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전직 셀레브 직원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당시 분위기를 전했지만, 본인이 직접 드러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본인이 특정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거듭하기도 했다. 일부는 아예 취재를 거부했다.

 

‘비즈한국’은 당사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임 전 대표 및 법률 대리인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셀레브 관계자 역시 “임 전 대표는 현재 셀레브와 완전히 무관하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엮이지 않고 싶다는 것이 전 직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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