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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ESG 경영은 빛 좋은 개살구? 하이브 SM JYP YG 4대 기획사 모두 '악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해보니…온실가스 집약도, 자발적 이직률, 수익성 등 핵심 지표 일제히 나빠져

2025.07.03(Thu) 18:02:48

[비즈한국] 국내 상장 4대 대형기획사(하이브, SM, JYP​, YG)가 올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등 중요 지표에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엔터사는 온실가스 집약도, 자발적 이직률, 수익성 등 핵심 ESG 지표가 일제히 악화된 흐름을 보였다. 대량 플라스틱 앨범 생산으로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엔터사들이 실질적인 ESG경영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하이브를 비롯해 SM, YG, JYP 등 국내 상장 4대 기획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핵심 지표가 일제히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 이직률 등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영역을 수치화해 ​자체 발간하는 보고서로 제3기관에서 검증한다.​ 보고서 발간이 의무 공시 사항은 아니지만 기관 투자자,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중요한 비재무 성과다.  

국내 대형기획사인 JYP·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부터, 하이브와 YG엔터테인먼트는 2023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ESG경영을 실천하고, 탄소배출 및 플라스틱 사용 등을 감축하겠다는 취지인데, 그 성과는 아직 의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늘고 집약도도 상승

국내 주요 상장 엔터테인먼트 4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각 사가 올해 발간한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대비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직·간접 배출량 기준, Scope 1+2)은 하이브 약 14.3%, SM 약 15.6%, JYP 약 8.3% 상승했다. 4대 기획사 중에서는 YG만 유일하게 약 27.8% 감소했다. 다만 YG는 공연매출이 감소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높아졌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기업의 탄소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동일한 매출을 올리는 데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탄소 감축 관리가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4대 기획사 모두 9% 이상 증가했다. 하이브는 지난해 0.314에서 올해 0.346으로 0.032 상승했다. SM은 지난해 0.21에서 올해 0.23으로 0.02 높아졌다. JYP는 지난해 0.208에서 올해 0.248로 0.04 올랐다. YG 역시 지난해 0.37에서 올해 0.41로 0.04 높아졌다. ​

지난해 9월 지속가능한 케이팝을 원하는 팬들이 모인 기후운동단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본사 앞에서 케이팝 업계의 환경 보호 노력을 촉구하는 캠페인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YG ‘5명 중 1명’ 퇴사이직률 모두 상승

4개 사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 비율 역시 모두 늘었다. 자발적 이직률은 하이브가 지난해(2023년 기준) 12.6%에서 올해(2024년 기준) 16.5%로 3.9%p 증가했다. SM은 지난해 16.7%에서 올해 17%로 0.3% 증가했다. JYP는 지난해 10.8%에서 올해 14.5%로 3.7%p 증가했다. YG 역시 지난해 17%에서 올해 22.5%로 5.5%p 증가하면서 4대 기획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직자 5명 중 1명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SM과 JYP는 채용 인원도 전년 대비 각각 약 36.7%, 20%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하이브·YG는 적자 전환

온실가스 배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4개 사 모두 전년(2023년) 대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하이브는 약 37.8%(2023년 2956억 원, 2024년 1840억 원), SM은 약 23.1%(2023년 1135억 원, 2024년 873억 원), JYP는 약 24.3%(2023년 1694억 원, 2024년 1282억 원) 감소했다. YG는 약 123.7%(2023년 869억 원, 2024년 –206억 원)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순이익도 모두 감소했다. 연결 당기순이익은 하이브 약 101.9%(2023년 1834억 원, 2024년 –34억 원), SM 약 99%(2023년 827억 원, 2024년 8억 원), JYP 약 7%(2023년 1050억 원, 2024년 977억 원), YG 약 74%(2023년 769억 원, 2024년 200억 원) 감소했다. 

다만 올해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4개 사의 ESG 등급은 모두 ‘보통’​인 B등급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하이브는 ESG 등급 C(취약)였지만, 올해는 두 단계 개선된 B+(양호)등급을 받았다. 역시 지난해 C등급을 받은 YG는 올해 B등급을 받았다. SM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B+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B+등급을 받은 JYP는 올해 지배구조 악화로 한 단계 하락한 B등급을 받아 4대 기획사 중 유일하게 ESG 등급이 하락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ESG 경영을 위해서는 엔터테인먼트의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엔터사들의 음반판매는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않다. 탄소 배출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업계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기 때문에 K팝 업계의 노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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