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두고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과 3위 대우건설이 맞붙었다. 두 회사가 경쟁한 정비사업 수주전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막강한 신용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 능력과 짧은 공사기간을, 대우건설은 책임준공 확약과 대여비 금리 조건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수주전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마감된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두 회사는 이날까지 입찰보증금 300억 원을 납부하며 수주전을 성사시켰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을, 대우건설은 ‘써밋 프라니티’를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양 사가 정비사업 시공권을 두고 맞붙은 것은 2020년 5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이후 5년 만이다. 당시는 삼성물산이 대우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따냈다.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615번지 일대 구축 아파트(802세대)를 허물고 지상 최고 35층인 새 아파트(1122세대)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단지가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인접한 데다 용적률이 157%로 낮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오는 8월 23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정공사비는 6779억 원에 달한다.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공사기간과 공사비는 삼성물산이 우위다. 실착공일을 기준으로 한 공사기간은 삼성물산이 43개월로 대우건설(47개월)보다 4개월 짧다. 대안설계를 기준으로 한 공사비 역시 삼성물산이 6757억 원(3.3㎡당 869만 원)으로 대우건설보다 21억 원(3.3㎡당 11만 원)가량 저렴하다. 앞서 개포우성7차 조합이 제시한 원안 설계 예정 공사비는 6779억 원(3.3㎡당 880만 원)이었는데, 원안 설계를 기준으로 한 양 사 공사비는 조합 예정공사비와 같다.
삼성물산은 막강한 신용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 AA+, 주택도시보증공사 AAA로 대우건설(A/안정적, AA)을 한 등급 이상 앞선다. 삼성물산은 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필수사업비는 물론 추가 이주비(LTV 100% 이상)와 임차보증금 반환비용 등을 포함한 사업촉진비를 한도 없이 최저 금리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추가이주비를 LTV 50%, 사업촉진비를 1조 원으로 제한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책임준공 확약으로 맞선다. 이번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대우건설은 입찰제안서와 함께 책임준공 확약서를 조합에 제출했지만, 삼성물산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책임준공 확약은 불가항력이 없는 경우 시공사가 정해진 기간에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통상 신용이나 담보물이 부족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PF대출을 일으킬 때 건설사가 이를 신용보강 방식으로 제공하는데, 최근 일부 정비사업장이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공사 중단을 우려해 책임준공 확약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비 대여 금리와 분담금 납부 방식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사업비 대여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로, 정비사업 최저 수준이다. 반면 삼성물산은 업계 최고수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자체 신용공여를 통한 시중 최저금리에 사업비를 조달하겠다고 맞섰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청산 시 분담금 납부시기를 최대 6년간 유예할 수 있는 혜택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분담금 납부 유예기간은 최대 4년으로 대우건설보다 2년이 짧다.
최근 정비사업장 분쟁 소재인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조정 문제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입찰에서 삼성물산은 실착공 전까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되, 인상분 100억 원을 자체 부담하겠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실착공 전까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낮은 값을 기준으로 공사비에 반영하되 입찰마감일부터 18개월간 인상을 유예하겠다고 맞섰다. 양 사는 이런 제안으로 조합이 각각 공사비 약 19개월치 또는 약 364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합 관계자는 “대청역을 낀 강남 역세권 단지로서 우수한 사업성을 인정받아 대형건설사 수주전이 성사됐다. 오는 20일 시공자선정을 위한 1차 합동설명회, 시공자 선정 총회 당일 2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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