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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폐점 후 '디큐브시티'에서 벌어진 일

이지스 '오피스' 용도 변경 추진에 입주민들 "상업시설 유지" 반발…협의 제자리걸음

2025.07.03(Thu) 16:26:31

[비즈한국]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부지는 신도림의 핵심 입지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분간 공실로 남게 될 전망이다. 부지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과 디큐브 아파트 입주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서다. 입주민들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뚜렷한 대책 없이 백화점 자리를 공실로 방치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월 30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을 문을 닫으면서 디큐브 아파트와 이지스자산운용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백화점 폐점 부지 용도 두고 갈등

 

지난달 30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2015년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디큐브시티 아파트 입주민들의 아쉬움도 깊어졌다. 연면적 35만 ㎡(약 10만 평)에 달하는 디큐브시티는 아파트, 오피스,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단지다. 디큐브시티 아파트에서는 지하 통로를 통해 단지 내에서 바로 백화점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백화점 폐점으로 생활 편의성과 입지적 이점이 사라지게 됐다.

 

폐점한 백화점 자리는 당분간 비어 있을 전망이다. 백화점 건물의 용도 변경을 두고 ​디큐브시티 아파트 입주민과 이지스자산운용 측의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 전까지 백화점 건물은 공실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에 지역의 대표적 상업시설이던 디큐브 백화점 자리가 장기간 빈 채 방치될 경우, 주변 상권의 침체와 슬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큐브시티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책 없이 백화점을 폐점했다. (백화점 자리의) 오피스 변경과 관련해 주민들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책임 없이 백화점을 폐점시킨 모양”이라며 “공실로 몰고 가는 방식 말고도 해결할 방안이 충분했을 텐데, 이런 식의 대응을 어느 입주민이 좋아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신도림동에 위치한 디큐브시티는 아파트, 오피스,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 단지다. 사진=박해나 기자

 

2022년 디큐브시티 판매시설 부문을 인수한 이지스자산운용은 백화점 자리를 오피스로 변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백화점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오피스로 리뉴얼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상업시설을 오피스로 변경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당초 디큐브시티가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결합된 주상복합 형태로 분양된 만큼, 초기 목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같은 필지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상업용 건물을 오피스로 바꾸려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행보를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입주민들은 50회 이상의 반대 집회를 열고,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디큐브 콤플렉스 조성 당시의 목적이 있지 않나. 입주민들은 그것을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같이 생활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이라면 지역의 랜드 마크, 상징성 등이 훼손됐을 경우 나중에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시세차익만 얻어 떠나버리면 그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경제가 무너지거나 지역의 상징성이 깨져버리면 그땐 누구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나. 지역 주민들이 모두 떠안게 되는 구조 아니냐. 이지스자산운용이 용도 변경을 하고 주민들에게 해를 끼치고 떠나려는 것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디큐브시티 아파트 곳곳에는 상업시설의 용도 변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 오피스·리테일 복합개발 ‘의지’ 여전

 

입주민과 이지스자산운용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정석우 이지스자산운용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은 주민과 협의 없이 오피스 리모델링을 추진한 것에 대해 질타를 받자 “주민들과 소통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은 주민들과 ​몇 차례 ​만났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1월과 3월에 이지스자산운용과 만남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입주민들이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선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인지 그 후 만남이 단절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지스자산운용은 어린아이 달래듯 당근 아닌 당근을 입주민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입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상권 유지일 뿐이다. 업무 시설로의 용도 변경을 반대할 뿐, 그 외에 요구하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구로구청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용도 변경 신청을 냈지만, 서류 미비로 반려됐다. 이후 보완해 재신청을 했으나,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2024년 12월 신청을 취하했다. 현재까지 용도 변경 신청은 중단된 상태다. 용도 변경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지스자산운용이 계획한 오피스 및 리테일 복합 개발은 진행하기 어렵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월 리모델링을 위한 2500억 원 한도의 담보대출 약정을 체결하며 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용도 변경 신청 건이 새로 접수된 것은 없다. 사업자(이지스자산운용) 쪽에서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다시 용도 변경 신청이 들어올 것 같지만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자리가 계속 공실로 있으면 서로 손해가 크지 않겠나”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이 반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해서 물밑 접촉을 시도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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