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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배임에 그 화력을?' 시몬스침대 경찰 수사 막후

대리점주와의 갈등에 제보 잇달아, 일단 공정위와 역할분담

2019.03.26(Tue) 11:31:25

[비즈한국] 에이스와 시몬스. 국내 침대시장을 이끄는 업계 1위와 2위 브랜드다. 그리고 이 두 브랜드 모두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일가 소유다(관련기사 [CEO 라이벌 열전] '형제의 베개싸움' 에이스 안성호 vs 시몬스 안정호). 사실상 독과점 체제라는 얘기인데, 그런 독과점 체제 속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것. 

 

혐의는 크지 않다. 안 회장 차남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딸의 보모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한 배임 등 혐의다. 하지만 업계는 쉽게 끝날 수사가 아닐 수 있다고 본다. 회사의 각종 의혹을 놓고 회사와 점주들이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각종 제보가 사정당국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경찰은 “여러 의혹을 함께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시몬스 등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어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경찰의 수사 대상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차남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딸의 보모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한 배임 등 혐의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사진=시몬스 홈페이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 18일 들이닥친 곳은 시몬스 본사와 시몬스의 서울 영업본부. 경찰은 안정호 시몬스 대표에 대해 필리핀 국적 여성 2명을 딸의 보모로 고용하고, 그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는 등 업무상 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영장을 받아냈다. 내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으며, 각종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최근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이다.

 

사정당국 안팎에선 단순 배임 의혹만으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점주들과의 갈등에서부터 비롯된 각종 제보가 사정당국에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시몬스 본사는 각 대리점에 계약서 변경을 통보했는데 매장의 규모나 형태에 따라 대리점주에게 공장출고가의 최대 15%를 할인해줬던 것을 없애버리면서 대리점주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대리점주들은 “사전 할인을 좀 더 해주겠다는 명분에 매장 확대나 인테리어를 했는데, 본사가 마음대로 약속을 저버렸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대리점에는 손님을 가장한 채 직원을 보내 각 대리점별 제품 할인율과 어떤 점원이 응대했는지까지 꼼꼼히 기록해 할인율이 높은 대리점에는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몬스 점주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본사에서 몰래 모니터링하는 사람을 매장으로 보내서, 할인율이 일정 부분 이상이 되면 사전 DC(할인)을 5%씩 3개월씩 감소하는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주들은 ‘직영점 및 온라인판매 매출 높이기’를 그 배경으로 꼽는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이사. 사진=시몬스 제공


대리점주 14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몬스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본사가 대리점 가격 정책을 확인하고 불이익을 줬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상황. 보모 비용 의혹만으로 수사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대목이다.

 

사안을 잘 아는 경찰 관계자는 “대리점주와의 갈등 과정에서 각종 제보가 경찰과 공정위 등 사정당국으로 쏟아졌다”며 “당시 공정위에서 먼저 고발된 사안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볼 수 없는 부분(배임)을 경찰이 수사하는 방식으로 먼저 시작된 것이고 대리점과의 갑질에서 처벌할 부분이 나온다면 추후 수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몬스 대리점주들 측 역시 “단순 갑질 외에 횡령 배임 의혹 등 대리점주들이 알고 있는 의혹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사실 관계와 범죄 여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지만 더 확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비즈한국’은 시몬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홍보담당자 등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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