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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따기 위해 '원정' 나선 취준생들, 왜?

코로나19로 자격증 시험 축소·연기…정부 "상반기 만료 성적 인정" 방침이지만 예외도

2020.04.22(Wed) 16:18:54

[비즈한국] 최근 타 지역까지 이동해 자격증 시험을 치르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시험이 축소 운영돼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시험을 치르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4월부터 상반기 공채 일정을 발표하고 있어 취준생들의 원정 자격증 취득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격증 시험 연기·축소, 상반기 공채 일정 맞추려 타 지역으로

 

취준생들이 통상적으로 치르는 어학 시험이나 자격증 시험들은 현재 코로나19로 연기되거나 축소 운영 중이다. 토익의 경우 2월 이후 모든 시험이 취소된 가운데, 그나마 4월 26일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5월 24일 예정된 한국사 능력시험은 6월 27일로 연기됐다. 공기업 취업 시 가산점이 부여되는 사회조사분석사 필기시험은 4월 25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6월 6일로 늦춰졌다. 컴퓨터활용능력(컴활) 시험의 경우 워낙 많은 취준생이 치르는 시험인 까닭에 상시로 시험이 열리고 시험 장소도 전국에 분포돼 있다. 그러나 컴활마저 부분적으로 시험이 취소되면서 취준생들의 불만이 적잖다. 

 

스펙 쌓기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들이 코로나19로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불안한 취준생들은 상반기 공채 전에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다른 지역까지 이동해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취업 박람회에서 공채 일정을 확인하는 취업준비생. 사진=최준필 기자


문제는 최근 상반기 공채 일정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취준생들은 지원하려는 기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타 지역까지 이동해 시험을 치르는 실정이다. 취준생 A 씨는 “3월만 하더라도 지방은 코로나19로 토익 스피킹 시험이 열리지 않았다. 결국 시험 치르러 서울까지 다녀왔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더라. 그래도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준생 B 씨는 “계획대로라면 3월 16일과 19일에 컴활 시험을 치러야 했지만 사전 통보 없이 취소됐다. 워낙 인기가 많은 시험이라 3월 내에 서울에서 시험을 치르는 건 불가능했다. 컴활은 2주 후에 합격자를 발표하기 때문에 4월부터 열릴 기업 공채에 대비하려면 4월 내로 자격증을 따야 한다. 결국 가장 가까운 시일에 타 지역으로 시험을 치르러 가야겠다고 결심했고, 세종시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기재부, 영어 성적 유효기간 늘려…건강보험공단은 인정 안 해

 

정부는 코로나19로 각종 시험이 연기되면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취준생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전체 채용 일정이 늦춰진 점을 고려해 토익·텝스 등 영어 성적 유효기간도 늘리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상황 공공기관 채용 관련 대응조치 지침’을 공공기관 340곳에 전달했다.

 

이로써 취준생들은 공공기관에 영어 성적을 미리 제출함으로써 잔여 유효기간과 상관없이 올해 서류 심사에 영어 성적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만약 1~4월 사이 영어 성적 유효기간이 만료됐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예외적으로 영어시험 주관기관과 협조를 통해 공공기관이 지원자의 성적 및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2월 토익 시험이 열렸던 서울시내 한 시험장.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계자들이 수험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부의 지침과는 다르게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만료된 영어성적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타 기관과 달리 서류 전형으로 7배수를 선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어학 시험이 연이어 연기되면서 만료된 영어성적 유효기간 연장을 고려했으나 지원자 간 형평성 문제가 예상돼 만료 어학성적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건보의 조치에 취준생 C 씨는 “만료된 영어성적을 인정하는 타 공공기관도 꽤 있어 취준생으로서 다행이지만, 만약 건보공단처럼 이를 인정하지 않는 공공기관이 생기면 결국 차후 열리는 영어 시험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취준생이 타 지역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것저것 공부는 하고 있는데 결과물을 낼 수 없는 이 상황이 가장 불안하다. 시험 주최 측은 일정을 연기하면 그만이지만, 그동안 취준생들은 기업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부담이 꽤 크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인턴 활동을 하거나 이전에 미리 자격증을 따둔 취준생들이 있어 대놓고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진이 빠지지만 체념하고 지방으로 시험을 치르러 가는 이유”라며 한숨을 쉬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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