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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장의 착시, 자영업 붕괴가 현실이다

성장률 전망 소폭 상향됐지만…'고용 없는 자영업' 감소·연체율 11년 최고·보증사고율 급등

2025.12.12(Fri) 15:52:36

[비즈한국]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10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제시했다. 9월에 내놓았던 0.8%보다는 0.1%포인트 오른 것이다. ADB를 비롯해 여러 국제경제 기구들이나 한국은행, 정부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소폭 상향 조정하면서 경기가 나빠지지 않고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전망하는 올해 성장률은 1%를 턱걸이하는 수준이어서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차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악화일로다. 올해 직원 없이 ‘나 홀로’ 또는 가족들과 가게를 꾸려나가는 자영업자의 수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문을 닫는 이들이 급증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도 11년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자금의 사고율도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진한 올해 경제의 직격탄은 자영업자들에게 향했다. 일러스트=생성형AI


ADB는 12월 10일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에 따른 소비 진작, 세계 반도체 수요 회복,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등을 들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상향조정했다. 이보다 앞선 2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성장률을 9월 전망치와 같은 1.0%를 제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24일에 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전과 같은 0.9%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달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8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올린 1.0%로 제시했다. 국책연구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달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0.8%)보다 0.1%포인트 상향한 0.9%로 잡았다.

 

올해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소폭 좋아진 것으로 추정한 셈이지만 성장률 전망치 자체를 보면 그렇게 사정이 좋지만은 않다. 이들 국내외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0.9~1.0%인데 이는 코로나19로 역성장했던 2020년(-0.7%)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이며, 플러스 성장률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0.8%) 만큼이나 좋지 못한 성적이다.

 

이처럼 올해 부진한 올해 경제의 직격탄은 자영업자들에게 향했다. 경기 부진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문들 닫고 있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1~11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수는 418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422만 3000명)에 비해 3만 8000명 감소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20년(415만 9000명) 이래 5년 만에 처음으로 420만 명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고용없는 자영업자 수는 2018년 398만 7000명을 바닥으로 2019년 406만8000명으로 상승 전환한 뒤 2023년 426만 9000명까지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6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줄어들 것이 확실한 추세다.

 

문을 닫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내수 부진 탓에 제때 빚과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0.61%로 전년 동기 대비 0.15%포인트나 급증했다. 이러한 개인사업자 연체율(이하 3분기 말 기준)은 2014년(0.65%) 이래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0년에는 0.25%로 떨어지고 2022년에 0.1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이후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고물가와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2023년 0.46%로 급등하더니 올해는 0.6%대도 넘어섰다.

 

이러한 자영업자들의 폐업과 채무 연체 증가에 이들을 위한 각종 정부 보증대출의 사고율도 높아지면서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회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금융기관 채무 보증을 해주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의 경우 올해 7월 기준 사고율(3개월 이상 대출 상환 연체율)이 4.3%를 기록했다. 신용보증기금 보증 사고율은 2021년 2.0%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 3.6%로 뛴 데 이어 2024년에는 4.2%까지 올랐다.

 

기술혁신형 소상공인의 채무 보증을 하는 ‘기술보증기금 보증’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기술보증기금 보증의 사고율은 7월 기준 9.77%나 된다. 기술보증기금 보증도 사고율이 2021년에 4.58%에 그쳤지만 이후 급격히 올라 2023년 8.22%로 8%대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10%대를 내다보는 수준까지 뛴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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