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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입찰담합 의혹' KH필룩스그룹, M&A 성공할까

KH강원개발‧KH리츠 이중 응찰…KH그룹 "계열사 참여 맞지만 담합 아냐"

2022.05.06(Fri) 11:09:48

[비즈한국]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한 KH필룩스그룹(KH그룹)이 알펜시아 공개입찰에 두 개 계열사가 참여했음을 시인했다. KH그룹은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입찰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여러 의혹 가운데 하나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향후 알펜시아 인근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KH필룩스그룹의 계획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KH그룹은 알펜시아를 낙찰 받고 1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월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양수 협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최문순 도지사, 한우근 KH강원개발 대표, 이만희 도개발공사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알펜시아 입찰 담합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KH그룹은 최근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리니언시(담합 자진 신고자 감면)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KH그룹 관계자는 “입찰에 계열사 두 곳이 참여한 것이 맞다”면서도 “법률 검토를 마치고 합법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담합해 입찰가를 낮췄다면 문제가 됐겠지만, 온비드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출한 사람이 낙찰을 받는)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이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공정위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KH그룹은 지난해 6월 진행된 제5차 공개매각에서 KH강원개발을 통해 7100억 원에 알펜시아를 낙찰 받았다. KH강원개발은 KH그룹이 알펜시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법인이다. 강원도 입장에서는 네 번의 공개입찰 무산을 겪은 뒤 드디어 매각에 성공하며 7000억 원대의 빚으로 재정난의 원인이 되었던 '앓던 이'를 뺀 셈이다. 그러나 당시 KH강원개발 외 다른 경쟁 입찰 참가 업체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응찰 업체 2곳이 모두 KH그룹 관계사라는 ‘입찰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강원도의회에서는 알펜시아 매각 직후부터 이 같은 문제가 강력하게 지적됐으나, 도와 강원도개발공사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지난해 7월 강원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이만희 강원도개발공사장은 의회의 입찰 내역 요구를 거절하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박천수 강원도 기획조정실장은 입찰에 KH관련사 두 곳이 입찰에 참여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의혹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와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9월 동시 조사에 나섰다. 도의회에서는 지난해 말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까지 추진되다 무산된 바 있다.

 

KH강원개발과 함께 알펜시아 공개매각에 응찰한 IHQ 자회사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 등기부등본. 지난해 5월 설립된 이 회사는 알펜시아 공개입찰 직전 사명을 '평창리츠'로 변경하고, 이후 다시 'KH농어촌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강원도의회와 지역 시민사회의 예상대로 KH강원개발 외에 응찰한 KH그룹 관계사는 KH리츠로 알려졌다. KH리츠는 지난해 5월 10일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6월 17일(평창리츠)과 7월 20일(KH농어촌산업) 두 차례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사명은 KH농어촌산업이다. 

 

KH리츠는 KH그룹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IHQ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IHQ는 알펜시아 공개입찰이 이뤄지던 지난해 6월 18일부터 낙찰자 선정 예정일 다음날인 지난해 6월 25일까지 KH리츠에 200억 원을 대여해줬다. 금전대여 목적은 ‘목적사업 영위를 위한 일시적 금전대여’다. KH리츠가 IHQ로부터 금전 대여를 받은 날 KH필룩스는 KH강원개발에 300억 원을 대여했다. 금전대여 목적은 ‘알펜시아리조트 공개경쟁입찰 참여를 위한 금전대여’다. KH리츠와 KH강원개발이 입찰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같은 날 자금을 대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던 경찰은 지난달 18일 강원도청과 KH그룹을 압수수색했다. 공정위는 조만간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KH그룹의 리니언시 요청이 받아들여 질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KH그룹의 리니언시 요청 이전에 공정위가 이미 담합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면 리니언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KH그룹은 알펜시아 인수 전후로 1조 원을 투자해 알펜시아 인근 부지를 사들이고 국제평화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KH그룹은 앞서 알펜시아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앞서의 KH그룹 관계자는 “외부 투자 유치와 금융권 활용 등 다양한 자금 마련 계획이 있다”며 “조만간 고급 빌라 개발을 시작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모델하우스 오픈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며 진행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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