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새벽배송 대행 기업 팀프레시가 운송료 미지급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 본사 건물에서 철수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팀프레시 측은 임대 계약 종료에 따른 사무실 이전 작업이라고 설명했으나, 새로운 사무실의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트럭들 폐기물 싣고 떠나, 빈 사무실엔 중고 처분 내역서만…
비즈한국 취재 결과, 새벽배송 대행업체 팀프레시가 최근 서울 강남 본사 사옥 정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 등기부등본상 본사 주소는 여전히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기재돼 있으나, 현재 이 주소의 사무공간은 사실상 정리된 상태다.
16일 팀프레시 강남 본사 건물 주차장에는 1톤 트럭 여러 대가 정차해 있었다. 사무실에서 수거한 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들이었다. 오전 작업을 끝낸 차량은 폐기물을 가득 싣고 팀프레시 본사 건물을 떠났다. 현장에서 만난 인부들은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팀프레시의 강남 사옥은 지하 6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로 연면적은 약 5400㎡(약 1640평)에 달한다. 팀프레시는 2022년부터 건물 전체를 임대해 최근까지 사옥으로 사용해왔으나 현재 모든 층이 비워졌다. 외벽에는 여전히 ‘팀프레시’ 간판이 걸려 있지만, 내부 사무공간은 집기가 철거돼 텅 비었다. 1층 로비 안내데스크에는 확인하지 않은 우편물이 쌓여 있었고, 사무용 비품 대부분은 이미 정리된 채 흔적만 남아 있었다.
팀프레시는 사무용 비품 대부분을 중고로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책상, 의자, 냉장고, 공기청정기, TV 모니터 등의 처분 단가가 적힌 내역표가 확인됐다. 파티션, 소파, 소파 테이블 등 일부 물품은 무상 양도 또는 폐기된 정황도 포착됐다.
팀프레시는 4월 갑작스레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초 계획된 투자금 납입이 지연되면서 운송 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운송료를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팀프레시로부터 운송료를 받지 못한 기사는 약 3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25년 1~2월 두 달 치 운송료를 받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정산 운송료 규모가 약 1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팀프레시 측은 9월까지 미정산 운송료 문제에 대한 방침을 정리해 기사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10월 중순을 지나는 지금까지도 미정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관련기사
'예비유니콘' 팀프레시의 150억 운송료 미정산 사태 9월 결론 날까). 9월 23일 팀프레시 배송기사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팀프레시 대표이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신고한다고 밝혔다.
#“폐업 아니다” 해명, 이전 위치는 ‘비공개’
팀프레시는 한때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해 업계 1위로 평가 받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2018년 회사 설립 첫해 27억 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2300억 원으로 확대됐다. 2021년에는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국내 물류 스타트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팀프레시는 2022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를 정리하고 강남구 논현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하지만 투자 시장 위축과 지속된 적자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매출은 높아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았고, 투자금에 의존해 사업을 이어가던 가운데 신규 자금 유치가 중단되자 곧바로 자금난에 직면했다.
4월 팀프레시는 ‘투자금 납입이 완료되는 대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사세 확장을 상징했던 강남 사옥도 3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팀프레시가 본사 사옥을 비운 것을 두고 사실상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진다. 이에 대해 팀프레시 측은 “폐업 계획은 없다”고 밝혀왔다. 팀프레시 관계자는 “임대 계약 종료로 인해 사무실을 이전하게 된 것이다. 회사 인력도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새로 이전하는 사무실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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