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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2막' 여는 삼성바이오, 지주사 체제로 새 판 짠다

에피스홀딩스는 신약개발·플랫폼 확장…바이오로직스는 CDMO 효율화로 경쟁력 강화

2025.10.16(Thu) 11:17:39

[비즈한국] 삼성그룹 최초의 지주사가 탄생한다. 바이오사업에 한정한 지주사지만 매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30%가량을 기록하는 바이오에 한층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 4월 제 5공장의 완공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를 맞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강화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까지 넘보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첫 지주사가 바이오사업에서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순수 CDMO산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사업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분할된다. 사진=박정훈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순수 CDMO 사업만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존속회사로, 바이오시밀러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신약·플랫폼 개발 신설법인을 이끄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 지주사로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그동안 일부 CDMO 고객사가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제기해 온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그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축적한 항체 기반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치료제, AAV(아데노 부속바이러스) 기반 유전자치료제, 펩타이드 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로 영역을 확장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다.

 

클레어김 삼성바이오로직스 마케팅팀 팀장이 지난 15일 BIX코리아2025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엑설런스 플랫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잇따라 신규 CDMO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고객사 유치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5’에서 처음 공개한 CMO(위탁생산) 브랜드 ‘엑설런스’를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BIX(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코리아 2025’에서도 강조했다.

 

엑설런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공장 환경을 표준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엑설런스 브랜드를 통해 공장환경을 동일하게 조성함으로써 신규 공장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의약품 생산품질의 균일성, 빠른 생산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장 유지보수 기간이 도래해도 다른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어 생산지연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기존 1~4공장의 경우 각각의 공장 환경이 달라 인력 재배치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지난 4월 완공한 5공장 이후 완성되는 모든 공장에 엑설런스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인데 5공장 인력을 6~8공장으로 재배치하더라도 환경 적응에 문제가 없어 인적 자원의 효율적 운용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설 자회사를 통해 ADC, AAV, 펩타이드 등의 모달리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구축한 플랫폼에서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해 조성한 벤처투자 펀드인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2022년부터 국내외 기술기업 9곳에 투자해 온 만큼 이들 기업과 협력을 통해 해당부문 기술의 내재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23년 12월 국내 ADC기업 인투셀과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지난 15일 BIX코리아2025에 마련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시부스를 방문 점검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경영독립이 된 만큼 향후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제품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현재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11종에 앞으로 9종 이상을 추가해 20종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5일 BIX코리아2025에 마련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시부스를 방문 점검한 뒤 전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대표도 맡을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번 인적분할에 기대감이 크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문정바이오 CEO포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22위인데 지난해부터 점점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분할 및 재상장 이후 삼성그룹의 제약바이오, 더 넓게는 헬스케어 산업과 관련한 전략이 어떻게 가시화될지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분할 직후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비율(주가수익비율)이 글로벌 CDMO기업 론자와 유사해지면서 추가 수주와 5공장 가동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민·조세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 분할 이후 기업가치는 바이오시밀러의 가치와 신설 자회사의 신규 사업의 가치가 될 것”이라며 “분할 이전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보다 분할 이후 두 회사의 가치 합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바라봤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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