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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대한민국 드론 산업, 이제 '우주 드론'에 도전장을 던져라

KARI, '재사용 무인 우주비행기' 개발 계획 공개…초고속·초내열 기술 확보가 관건

2024.03.11(Mon) 14:31:00

[비즈한국] 무인항공기(UAV)의 대명사가 된 ‘드론(Drone)’​은 원래 무인항공기를 일컫는 말이 아니었다. 미국이 세계 최초의 영국산 무인항공기 ‘퀸 비(Queen Bee)’​에 붙인 별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드론은 이제 무인항공기를 부르는 명칭으로 정착됐다. 더욱이 무인 지상차량(UGV), 무인 선박(USV), 무인 잠수정(UUV) 등을 모두 드론이라 부르며, 민수·군수분야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재사용 무인 우주비행기 축소기를 제작해 공개했다. 사진=김민석

 

드론이 우리 삶의 모습은 물론 전쟁의 양상까지 결정짓는 등 그야말로 혁신의 중심에 서있지만, 지금까지 한국 드론산업은 답보 상태에 빠져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민수용 분야에서는 중국 DJI등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국산 드론의 성장이 한계가 뚜렷하다. 군수용 드론 분야에서는 작년부터 드론사령부가 창설돼 활기를 띄고 있지만 RQ-105 중고도 무인기와 차기 군단급 무인기(NCUAV)가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력화가 늦어지거나 시제기가 여러 대 추락하는 등 고생 끝에 24년에 들어와서야 생산 시작 혹은 개발완료 단계에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 2024’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가 ‘재사용 무인 우주비행기’ 축소기를 제작한 것을 공개해 ‘우주 드론’ 시장에 한국이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다양한 나라에서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우주 드론(재사용 무인 우주비행기)기술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실용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만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우주 드론은 미국의 ‘X-37B’가 있다. 미국 보잉사가 2010년 제작해 현재 미국 우주군이 사용하는 중으로 인공위성이 할 수 없는 임무들을 도맡으며 활약하고 있다.

 

인공위성과 우주 드론은 둘 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자율운행 혹은 원격 조종을 하는 무인체계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 큰 차이점을 가진다. 첫 번째로 발사 후 지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전파를 발신하지 않고 은밀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비밀 작전일 경우 정찰 정보를 녹화했다가 다시 돌아올 때 회수하면 되고, 실시간 감시 정찰이 필요할 경우 인공위성처럼 통신 데이터링크를 쓰면 된다. 

 

두 번째로 궤도 변환이 자유롭다. 인공위성의 경우 발사 위치와 고도가 거의 일정해 추적이 쉽다. 북한의 경우 미국의 정찰위성(키홀)의 비행 궤도를 파악해 북한 영공 위로 정찰위성이 지나가면 작업을 숨기는 등 여러 가지 대응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주 드론의 궤도는 예측하기 어려워 지상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다.

 

마지막 특징은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고 회수가 가능하다. 몇 개월 동안 인공위성처럼 떠 있을 수 있지만 며칠 만 작전해서 회수할 수 있어 운용수명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 인공위성은 우주에 떠 있어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하거나 교체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 드론을 개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주와 지상을 오고가는 우주 드론을 실용화한 국가가 미국과 중국밖에 없고, 일본과 유럽도 아직 실용화하지 못한 이유는 필요한 기술이 비행 드론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가령, 비행기는 속도와 비행기 각도(받음각)를 잡는 ADS(Air Data System)을 장착해야 하는데, 우주를 오고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ADS를 사용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초고속, 초내열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주 드론이 지상으로 돌아올 때 동력 없이 활공 비행해 착륙하는데, 이 때 엄청난 속도로 강하하면서 수 천 도 이상의 온도를 견뎌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누리호 성공의 주역’인 KARI는 우주 드론에 대해서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을까. 일단 드론쇼 코리아에서 공개된 ‘재사용 무인 우주비행기’ 축소기는 우주 드론에 필요한 기능 중 아주 일부만 시험한 걸음마 단계인 것이 사실이다. 현재 ‘활강 착륙 시험용 축소기’를 만들어서 기본적인 테스트를 한 바 있다. 실제 모델의 22% 수준의 비행기가 스스로 이륙한 다음 우주 드론의 착륙 마지막 단계의 활동상태를 시험하는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우주 드론의 통합 제어 시험 프로그램과 설계 최적화를 하고 있다. 대기권 진입시의 초고속, 초 고온 상태에서 우주 드론을 지킬 수 있는 열보호 시스템 및 내열재료 기술 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우주 드론이 비행할 때 비행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특수한 대기 계측기(ADS)도 축소기에서 테스트를 완료한 바 있다.

 

26년에 끝날 ‘극초음속 미래비행체 핵심기술 연구’와 28년까지 연구할 ‘우주비행기 핵심기술 및 재진입 기술 개발’이 끝나면 상당한 기술 축적이 예견된다. 2030년대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 드론이 실체를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KARI는 일단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되는 활공 기능을 갖춘 우주 드론 전에, 초 소형 큐브위성에 세라믹 내열 타일을 붙여서 지구로 회수하거나 원반 모양의 캡슐을 낙하산에 붙여 우주에서 불러오는 것을 계획 중이다.

 

현재 연구되는 우주드론과 인공위성의 차이점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공위성의 경우 한번 우주에 올라가면 궤도를 옮기기도 어렵고, 고장이 났을 때 회수 및 수리도 불가능하다. 반면 우주 드론은 궤도 변경이 매우 자유롭고 고장 시 지상으로 내려와 수리하고 재발사 할 수 있다. 게다가 우주 드론의 경우 지구에 돌아올 때 활공비행으로 공항에 착륙할 수 있어, 낙하산으로 바다에 빠지는 캡슐형 우주 비행체보다 사고의 위험이 훨씬 적다. 

 

필자의 제안은, 미국의 5톤 급 X-37B 보다 작은 500kg급 우주 드론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고채연료 우주발사체와 결합하는 것이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는 1회용이지만, 우리 군의 전략무기이자 수십 기 이상 생산되는 ‘현무-5’와 유사한 점이 많아 가격 경쟁력, 재고 로켓 확보 등이 유리하다.

 

고체연료 로켓에 실리는 500kg급 무인드론에 100kg 내외의 탑재량을 가진 초소형 SAR(영상레이더) 위성 안테나, 혹은 초소형 EO/IR(전자공학 및 적외선)위성 장비를 탑재해서 정찰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우주 드론의 가격은 초소형 정찰위성보다 비싸지만 전시에 북한의 김정은의 동선이나 미사일 발사 차량(TEL)등 중요 이동표적을 실시간 추적하는 임무에 쓸 수 있다.

 

우주 드론에 다른 인공위성을 탐색하는 레이더나 탐지 장비를 넣고, 북한의 정찰위성 등을 우주에서 추적 및 무력화하는 ‘우주 전자전’을 시도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우주 드론을 개발하면서 생긴 ‘극초음속 비행 기술’ 및 ‘초 고온, 초 고고도 내열 기술’들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기술을 확보하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우주 드론을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많은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민수용 시장에서의 수요나 쓸모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우주드론의 실용화가 현실화된다면,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에 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전시 우주작전에서 적보다 우위를 점하고 전략적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공중을 나는 드론, 바다 위 혹은 심해를 움직이는 수상/수중 드론, 그리고 지상 드론 다음으로 우주 드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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