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3년 만에 방한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덕분에 유바이오로직스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게이츠 전 회장은 글로벌 보건·교육·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게이츠재단을 세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가 게이츠재단과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콜레라 백신, 수막구균 백신,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개발은 물론 상용화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 백신 모두 공공시장 조달을 통한 저개발 국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게이츠재단의 지원으로 개발비용을 줄여 원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자금난으로 콜레라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중 게이츠재단이 조성한 글로벌헬스인베스트먼트펀드(GHIF)로부터 500만 달러(70억 원)를 지원받은 것을 시작으로 게이츠재단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유바이오로직스에 2019년과 2022년 각각 472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56억 원)와 420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56억 원)를 무상지원해 유비콜 원액 및 완제 생산역량 확대에도 기여했다.
현재 아프리카와 중동,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콜레라가 급속히 확산 중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국지적 가뭄, 홍수, 내전 등으로 식수가 오염된 탓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6년부터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유니세프에 공급했다. 2022년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콜레라 백신 생산을 중단하면서 이제는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한 공급 업체다. 그만큼 유바이오로직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게이츠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연간 최대 9000만 도즈의 유비콜을 생산할 수 있는 케파를 갖췄다. 콜레라 백신 공급량도 2021년 2247만 도즈에서 2024년 3719만 도즈로 매년 증가했다. 백신 공급이 늘면서 매출도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이 725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총 매출(892억 원)의 80%가량을 올렸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아프리카 지역의 수막구균 뇌수막염에 대응하는 수막구균 백신 개발도 게이츠재단과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말리와 감비아에서 수막구균 5가 백신 후보물질 ‘유메닌 5’의 임상 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연내 임상 3상시험을 완료한 뒤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고 세계 공공백신 조달시장 참여 조건인 WHO PQ(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 평가) 인증 획득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이른바 아프리카 뇌수막염 벨트로 불리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감비아, 에리트레아 등 26여 개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다.
장티푸스 백신 ‘유티프-씨주’ 개발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는 게이트재단의 도움을 받았다. 직접적으로는 라이트재단의 지원을 받았지만 라이트재단이 게이츠재단과 한국 정부기업이 출범한 조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게이츠재단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유티프-씨주는 지난달 말 식약처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아 WHO PQ 인증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콜레라, 수막구균, 장티푸스 백신 외에도 유바이오로직스는 대상포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니파바이러스, 자궁경부암, 알츠하이머 백신 등을 연구개발 중이다.
백영옥·허태영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20일 트레버 문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와 만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종감염병 대응, 백신 신속개발 및 대량생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사 백신 파이프라인과 상업화 일정, 면역증강(어쥬번트) 시스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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