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씨티은행(씨티은행)이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당기순이익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건 막았지만, 이자수익이 줄어들면서 총수익은 줄었다. 수익성 지표도 감소세를 그린다. 소비자금융(소매금융) 폐지로 인해 개인 사업자가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씨티은행은 국내 시장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는 중이다. 국내 점포는 빠르게 줄이면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시중은행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씨티은행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당기순이익과 총수익이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1007억 원으로 전년 동기(1018억 원) 대비 1.1% 줄었다. 같은 기간 총수익은 3.4%(3013억 원→2910억 원) 감소했다. 총수익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을 합한 금액이다.
씨티은행은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 등 기업금융 중심의 비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1% 늘었지만, 이자부 자산(이자 이익을 얻는 자산)의 감소와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순이익의 역성장은 피했다. 씨티은행의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31억 원, 총수익은 5595억 원이었다. 총수익은 전년 동기(6000억 원) 대비 6.7%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상반기 1751억 원보다 4.5% 증가했다.
2분기와 마찬가지로 이자수익이 줄어든 것이 총수익에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상반기 이자수익은 4101억 원이었으나, 1년 만에 2695억 원으로 34.3% 줄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이 1899억 원에서 2900억 원으로 52.7% 늘었지만 이자 감소분을 상쇄하진 못했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비용을 줄인 덕에 역성장을 피했다. 2024년 상반기 비용은 3221억 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931억 원으로 줄었다.
씨티은행은 국내 시장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면서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10월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폐지 발표 후, 2022년 2월부터 여신·수신, 펀드 등의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이용자 보호 계획에 따르면 개인 고객의 대출 상품은 2026년 말까지 만기 연장이 가능하고, 2027년부턴 7년간 분할 상환을 지원한다. 신용카드의 유효기간은 2027년 9월까지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전국에 17개 점포(서울 수도권 8개, 지역 9개)가 있었으나 지난 4월 서울 2개(청담센터·강남영업부), 인천 1개(경수영업부), 창원 1개(창원지점)를 추가로 폐쇄했다.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을 고려해 영업점 9개(수도권 2개, 지역 7개)는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사 점포는 폐쇄하지만 시중은행과의 협업은 확대했다. 그동안 KB국민은행과 우체국을 통해 개인 고객의 입출금을 지원해왔는데, 최근 iM뱅크와도 고객 전환 협약을 맺었다. 양 사 협약은 7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서울, 인천, 충북, 대구, 부산 등 전국의 iM뱅크 점포 중 씨티은행과 ‘페어링 영업점’으로 지정된 곳에 전용 창구를 설치했다. ‘씨티은행 고객 확인서’를 받은 소비자는 iM뱅크 점포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전환 후 전국 단위의 개인 고객을 늘리려는 iM뱅크에도 이득인 셈이다.

소매금융 폐지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빠진 자리를 메워야 하는 과제는 남았다. 씨티은행의 대출자산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점유율 하락과 이어진다. 고객 대출 자산 규모는 2024년 상반기 10조 973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7조 5532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개인 대출금은 4조 2506억 원에서 3조 1660억 원으로 줄었다. 신용카드는 사용자가 줄면서 2024년 상반기 1조 1088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8905억 원으로 감소했다.
기업 대출 확대와 다변화도 관건이다. 소매금융을 폐지하면서 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의 대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씨티은행 기업 대출 중 개인 사업자의 대출은 2021년 말 4조 2630억 원에서 2024년 말 2570억 원까지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순이자마진이 2024년 상반기 2.95%에서 2024년 말 2.56%로 줄었고,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2분기 2.36%까지 내려갔다. 순이자마진은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씨티은행은 기업금융 분야에서 예수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매금융 폐지로 2024년 예수금은 전년 대비 4.5% 줄어들면서 17조 9756억 원을 기록했는데, 기업 예수금이 늘어 올해 상반기에는 19조 1659억 원을 달성했다. 반년 사이 1조 원 이상 예수금을 늘린 셈이다. 전년 동기(18조 3616억 원)와 비교해도 4.4% 증가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은 실적 발표일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기업금융 부문의 비이자수익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익성과 비용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씨티그룹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과의 글로벌 거래에서 독보적이고 신뢰 받는 금융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했다”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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