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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촉행사 놓고 배스킨라빈스 본사와 가맹점주 갈등 격화

가맹점주들 "동의 압박, 미동의 점포엔 불이익" 분쟁조정 신청…비알코리아 "조정에 성실히 대응"

2025.08.18(Mon) 16:33:24

[비즈한국]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SPC그룹 계열사 알코리아와 가맹점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가 판촉행사 추진 과정에서 점주들의 동의를 무리하게 끌어낸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분쟁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추가 대응까지 고려 중이어서 갈등이 장기화될 우려도 커진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협의회는 광고·판촉행사 동의 절차의 공정성 문제를 이유로 지난 4월 경기도 공정경제과에 비알코리아와의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점주들 “동의률 70% 될 때까지 투표 계속” 주장


지난 4월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협의회는 경기도 공정경제과에 본사인 비알코리아를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비알코리아는 SPC그룹 계열사로,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와 도넛 브랜드 던킨을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광고 및 판촉행사와 관련해 전자투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판촉에 참여한 가맹점에 가해진 불공정 조치를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전자투표(동의서)를 외부 업체(업계 5위권 내) 통해 실시할 것, 통신사 판촉에 참여하는 모든 가맹점에 동일한 텁(매장 매대 내 위치한 커다란 아이스크림 통)을 지원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5월 1차 기일에 이어 이달 15일 최종 조정 심의가 열렸다. 곧 권고안이나 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본사는 협의회가 요청한 조정안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최종 조정안이 나오고, 본사가 이것까지 거부를 한다면 공정위 고발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협의회와 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판촉행사 동의율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점주가 비용을 부담하는 광고·판촉 행사 실시 전 가맹점주에게 시행령이 정한 비율(판촉행사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즉 배스킨라빈스가 전국 매장에서 통신사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가맹점주의 7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협의회 측은 비알코리아가 판촉행사에 대한 가맹점주 동의율을 충족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투표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 동의하지 않거나 무응답한 점주를 특정해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가맹점주는 “동의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본사는 누가 미동의했는지, 누가 무응답 상태인지까지 파악하고 있다. 미동의한 점주를 직접 찾아다니며 동의로 바꿔달라고 압박한다. 밤 늦게까지 따라다니거나 매장문을 열기도 전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 이를 버텨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도 “투표 기간도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 행사 전날까지도 동의율 70%를 넘기기 위한 압박이 이어진다. 70%를 넘겨야만 투표가 종료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본사가 가맹점주를 회유, 압박해 동의율을 끌어올리고 있어, 본사의 동의서 집계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비알코리아는 동의율을 조작해 70%를 충족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공정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동의서)를 외부기관에 맡겨 달라는 것이 핵심 요구”라며 “하지만 본사는 지금까지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다. 결국 본사가 원하는 방식대로 행사를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알코리아 측은 “가맹점주협의회가 제기한 조정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며 “현재 조정안을 수령하지 못한 관계로, 조정 성립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SPC 계열사인 비알코리아는 지난해에도 판촉행사 가맹점 동의율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매출 줄자 가맹점 늘려, 기존 가맹점 수익성 악화

 

비알코리아가 판촉행사 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행사에 동의한 점포에는 혜택을 제공하고, 미동의 점포에는 이를 배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비알코리아는 SKT 판촉행사 동의 과정에서 동의율이 70%에 못 미치자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행사에 동의한 점주에게 매달 아이스크림 한 ‘텁’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동의율이 50% 정도 나오니까 본사에서 동의를 한 점포에는 아이스크림 한 텁을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이후 동의율이 70%를 달성해 전국 매장에서 행사가 진행됐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한 몇몇 매장은 행사에서 빠졌지만 대부분의 점포가 행사에 참여했다. 그런데 본사는 동일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행사에 동의하지 않은 매장이나 미동의였다가 동의로 바꾼 매장 등에는 텁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며 불법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협회 명예회장은 “동일한 행사를 진행한다면 가맹점주들에게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동의 여부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보복성 조치로 해석될 수 있고,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알코리아 측은 “판촉행사 동의 과정에서 가맹점에 안내한 것과 동일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들은 2022년 이후 본사가 행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가맹점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들은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 비알코리아가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면서 점포당 매출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한 가맹점주는 “배스킨라빈스는 특수 디저트라 주 고객의 구매 빈도가 월 1회 수준”이라며 “카페나 빵집처럼 점포 수를 무리하게 확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본사에서 가맹점을 과도하게 늘렸고, 이 때문에 가맹점 수익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30~40%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2014년 1106개였던 매장은 2019년 1396개로 5년간 290개가 늘었는데, 이후 불과 3년 만에 257개가 추가 출점돼 2022년에는 가맹점 수가 1653개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수를 1700개 이상으로 추정한다.

 

점주들은 가맹점의 수익성이 악화하는데도 본사가 매출 확대를 위해 판촉행사만을 강행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맹점주는 “2022년 SPC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본사가 행사를 대대적으로 늘렸다”며 “행사가 늘어날수록 가맹점은 부담금만 커진다. 행사 비용을 본사와 나눠 부담하는 구조라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아이스크림 원가율이 60%에 육박하는 데다 전기요금·인건비·제세공과금까지 모두 오른 상황에서 행사 부담까지 더해지면 가맹점은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제품 개발, 홍보, 다양한 제휴 활동 등 점포 매출 증대를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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