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당국이 오는 6월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한다.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로 선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7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일정대로 인가 발표를 하겠다’며 추진 의사를 밝혔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4년 만에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는 가운데, 국내 1호 업체의 오프라인 접점 확대 전략이 눈길을 끈다.

케이뱅크가 서울 강남에 두 번째 대면 고객지원센터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고객지원센터는 케이뱅크 본점이 있는 서울 을지로에 들어섰다. 서울 강북과 강남에 각각 거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은행에 따르면 사망자 유산 처리 등을 위해 대면 센터를 찾는 고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관련 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면 영업의 목적이 제한된다. 시행령 제7조 ‘금융소비자의 보호 및 편의 증진’에 근거한 것으로 장애인·노인 등 금융 취약계층이거나 사망, 기기 고장 등의 이유로 전자 금융거래가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같은 법 행정규칙에 따라 기업 자금 대출을 취급하면서 보증, 현장실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한 곳의 대면 고객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서울 여의도 오피스에, 토스뱅크는 라운지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대면센터를 마련했다.
케이뱅크는 ATM을 활용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자사 로고를 부착한 ‘브랜드 ATM’을 운영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브랜드 ATM 기기를 리뉴얼하면서 운영 대수도 대폭 늘렸다. 기존에는 강남역, 선릉역 등 5곳에서만 운영했으나 리뉴얼과 함께 서울 주요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확대해 43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4월 1일부터는 수수료 면제 대상 기기를 전국의 모든 자동화기기(ATM·CD)로 확대했다. 케이뱅크의 수수료 면제 기기는 4만 9000여 대에서 6만여 대로 늘었다. 브랜드 ATM의 경우 수수료 무료 이용 횟수에 제한이 없고, 일반 기기에서는 월 30회까지 수수료가 면제된다.
브랜드 ATM은 자동화기기 부가통신사업자(VAN)와 제휴를 맺고 VAN 사 기기에 은행의 로고를 붙여 운영하는 기기다. 케이뱅크가 브랜드 ATM을 수십 대 운영하면서도 사업보고서에는 ‘자체 ATM이 한 대도 없다’고 명시하는 이유다. 브랜드 ATM은 은행이 VAN 사에 자사 고객 수수료를 포함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서 운영을 위탁한다. 수수료 수입도 VAN 사에서 가져간다.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자행 기기를 보유하지 않는다. 대신 타 은행 기기와 VAN 사의 제휴 기기를 사용한다. 각 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제휴 VAN 사는 국내 모든 업체(NICE 인프라·에이티엠플러스·코리아세븐·한네트·효성티앤에스)이며, 케이뱅크는 효성티앤에스, 한네트다. 케이뱅크의 브랜드 ATM은 효성티앤에스에서 운영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경우 케이뱅크와 달리 모든 ATM에서 횟수 제한 없이 수수료가 면제된다.
자동화기기 업체 관계자는 “케이뱅크처럼 리뉴얼한 브랜드 ATM은 시인성이 좋아 광고 효과가 크다”라면서 “나머지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도 브랜드 ATM에 관심을 보인 곳이 있었지만 검토 단계에 그친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측은 은행, 편의점 ATM에서 전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는 만큼 브랜드 ATM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케이뱅크의 수수료 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케이뱅크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순수수료손익은 –3억 4900만 원으로 적자를 냈다. 수수료 수익이 527억 원인데 수수료 비용은 531억 원을 기록하면서다. 케이뱅크의 수수료 비용은 2022년 290억 원에서 2023년 332억 원, 2024년에는 531억 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3년 대비 2024년에 수수료 비용이 증가(2698억 원→2791억 원)했지만 자동화기기 지급 수수료 비용은 오히려 감소(647억 원→646억 원)했다.
케이뱅크의 이 같은 전략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형 확대와 인지도 제고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기업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하는 등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케이뱅크는 두 차례 IPO에 도전했으나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 모두 실패하면서 세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브랜드 ATM을 늘리는 이유로 케이뱅크는 “접근성이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ATM을 확대해 입출금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금융거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고객 반응과 수요를 분석해 추가적인 ATM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지원센터 확장에 관해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고객 지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봐달라”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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