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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억 조기상환 어떻게…" HLB 주주들 재무 유동성 우려하는 까닭

38회차 전환사채 61% 규모 풋옵션 행사…회사 "현금성 자산 충분해 주주 대상 유증 없을 것"

2025.08.14(Thu) 13:47:09

[비즈한국] HLB 주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 허가는 기약이 없는 데다, 가뜩이나 부족한 회사 곳간이 CB(전환사채)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로 더 빠듯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신약 R&D(연구개발) 지속을 명분으로 회사가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가운데, 회사 측은 주주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믿어줄 것을 당부했다.

 

HLB는​ 회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주주 대상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사진=최영찬 기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LB가 지난해 3월 발행한 38회차 CB(전환사채) 600억 원 중 61.08%인 366억 5000만 원에 대해 풋옵션이 행사됐다. HLB는 오는 9월 8일 풋옵션을 행사한 사채권자에게 조기상환수익률, 약정이율을 적용한 383억 7000여 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HLB는 1분기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606억 원을 포함해 1320억 원 상당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금액 지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HLB의 재무 유동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미 HLB의 1분기 연결 기준 유동부채는 단기차입부채 1303억 원을 포함해 총 1978억 원에 이르렀기에, 이번 풋옵션 행사로 인해 연간 400억 원이 투입되는 R&D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일부 주주들은 HLB가 장기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낮은 가액으로 CB 재발행, 계열사 매각 등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시선을 보낸다.

 

HLB는 앞서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2022년 12월 미국 신약 개발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와 이뮤노믹 테라퓨틱스의 R&D 자금 지원 등을 위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410억 원을 확보했다. 자회사 HLB생명과학도 2024년 6월 채무 상환 및 운영자금을 위해 732억 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HLB는​ 주주에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식 블로그를 통해 “풋옵션 상환과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병행 가능하도록 자금과 대책은 충분히 준비돼 있다”며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의 신약 허가 신청(NDA)을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1월 진행하는 등 유동성 문제로 신약 개발 속도가 늦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HLB 관계자도 “풋옵션 행사에 대비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필요한 자금 확보 등의 대응 방안을 준비했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미공개 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지만, 주주 대상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NDA 절차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5월과 지난 3월 FDA로부터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시설 CMC(화학·제조·품질관리) 보완을 이유로 연이어 CRL(보완 요구 서한)을 받아 미국 출시가 미뤄졌다. 지난 7월 진행된 FDA와 Type A 미팅에서 큰 이견이 없어, 항서제약의 자료 보완 이후 품목 허가 재신청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 리보세라닙의 선낭암 치료제 국내 허가와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출시도 목표다. 리보세라닙의 선낭암 치료제 임상 2상 시험은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해 이미 종료돼 미국암학회(ASCO) 등에서 치료 효과를 발표했다. 리라푸그라티닙도 미국 임상 2상 시험에 필요한 환자 490명 모집을 마쳐 FDA NDA 절차에 필요한 자료 제출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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