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셀트리온이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을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의 중남미 현지 법인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해외 사업을 조정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는 법인을 정리했을 뿐, 해외 사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2010년대 후반 중남미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셀트리온 제품을 판매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8년 콜롬비아와 칠레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19년에는 아르헨티나와 페루에 법인을 만들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콜롬비아 법인 100%를 갖고, 콜롬비아 법인이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는 구조였다. 이후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남미 현지 법인도 셀트리온이 지배하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0년대 후반 ‘트룩시마’를 중심으로 중남미 시장을 공략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 치료제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2019년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는 의약품 무상 공급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의약품 구매 주체인 정부는 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의약품의 구매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중남미 국가들의 선호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추가 법인 설립을 통해 셀트리온그룹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큰 수익은 거두지 못했다. 셀트리온 콜롬비아 법인과 그 종속회사는 지난해 매출 279억 원, 순손실 1억 4367만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79억 원, 순손실 12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상승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중남미 지역 전체 매출은 271억 원이었다. 셀트리온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419억 원 중 3%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이 최근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아르헨티나’를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법인은 일단 만들어 놓고 나중에 할 것이 있으면 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실제 운영하지 않는 서류상의 법인이었다”며 “이전부터 아르헨티나 법인을 청산하려고 했는데 다른 현안이 있어서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해외 사업을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셀트리온의 중남미 법인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현지 법인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 헝가리 법인 ‘셀트리온헬스케어 헝가리’와 그 종속회사는 올해 1분기 순손실 1656억 원을 거뒀다. 셀트리온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의 올해 1분기 순손실은 256억 원이었다. 헝가리 법인은 다수의 유럽 현지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중에는 아르헨티나 법인처럼 큰 역할이 없는 회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콜롬비아 법인이 중남미 지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법인을 청산했다고 중남미 사업에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의 설명대로라면 딱히 역할이 없는 법인을 정리했고, 해외 사업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 법인이 청산되면서 향후 아르헨티나 시장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이 올해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도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그간 인도네시아와 큰 인연이 없었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2021년 인도네시아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제약사와 제품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이 향후 중남미 시장보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뿐 아니라 국내 경제계 전반적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구가 수억 명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8000만 명이 넘는다. 셀트리온은 필리핀과 베트남에도 현지 법인을 뒀다. 필리핀 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0억 원, 순이익 2억 원을 기록했고, 베트남 법인은 매출 5148만 원, 순이익 107만 원을 거뒀다.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흑자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설립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사업이 궤도에 올라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의 셀트리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에 대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셀트리온 제품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사업 방향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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