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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LG 핵심 3사 이사회 의장 '구광모 체제 완성' 권영수 부회장

LG화학‧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다수 계열사 이끌어…"성장동력 발굴 육성"

2019.03.19(Tue) 15:11:35

[비즈한국] 권영수 (주)LG 부회장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기존에 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직을 도맡은 점을 감안하면, LG그룹 핵심 계열사 3사 이사회를 책임지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례적인 이사회 정비라며, 구광모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구체화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권영수 부회장이 LG그룹 핵심 계열사 3사 이사회 의장직을 도맡기로 하면서, ‘​사실상 2인자’로 등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LG전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5일 주주총회에서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권영수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날 열린 각사 이사회에선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이로써 권 부회장은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의 이사회를 책임지게 됐다. 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직의 경우 2016년부터 맡아왔다.

 

기존 LG전자, LG디스플레이 이사회 의장이었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역할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셈이다.

 

# 다수 계열사 이끈 정통 ‘​LG맨’​이자 ‘​재무통’​

 

권영수 부회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진학해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권 부회장이 LG그룹에 입사한 건 1979년. 금성전자(현 LG전자) 기획팀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해 해외투자실 부장, 미주법인 부장, M&A(인수·합병) 추진팀장 등을 맡았다. 

 

2003년 LG전자 재경부문장 부사장직에 올랐던 그는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하다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건 2015년 12월. 약 3년간 LG유플러스를 이끌던 그는,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타계 후 구광모 LG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2018년 (주)LG 최고운영책임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권영수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사진=박은숙 기자


권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다수 계열사를 이끌던 당시 눈에 띄는 영업성과를 올렸다. LG디스플레이를 이끌던 당시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 부회장직을 맡았던 2016년, 2017년에 각각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7400억 원, 82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신규 이사회 의장 선임은 권 부회장이 LG그룹에서 40년 가까이 지낸 정통 ‘LG맨’​이라는 점 외에도, 이러한 경영성적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CT 분야에서의 경력이 전자·통신 분야를 이끄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상당부분 작용했다.

 

# ‘​구광모 경영체제’​ 강화 일환

 

이번 이사회 정비는 구광모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권영수 부회장은 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경영 ‘개인교사’로도 불리며 오랜 기간 보좌해왔다. 그런 권 부회장에게 핵심 계열사 의사결정 권한을 넘겨준 셈이다.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다가,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은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이다.

 

이번 이사회 정비는 구광모 LG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사진=(주)LG


이번 이사회 재구성으로 LG전자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임기가 1년 남았던 구본준 LG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빠지고 그룹 경영에도 손을 떼기로 했다. LG그룹에서 임기를 다하기 전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를 두고 구본준 부회장이 조카인 구광모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권영수 부회장은 계열사 경영 의사 결정과정에서 구 회장의 의중을 적극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디스플레이 등 실적 개선 과제

 

권영수 부회장은 당장 계열사 실적 개선이 과제로 주어졌다. 최근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모두 실적이 좋지 않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9.4% 감소한 757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0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32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휴대폰(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부진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928억 원으로 전년보다 96.2%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79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7309억 원, 당기순이익이 48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 12.0% 감소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은 지주사 경영진 최고운영책임자인 만큼 주력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균형감 있게 이끌 계획”​이라며 “​경영현안 등을 면밀히 분석해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상시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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