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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기차 vs 현대 수소차 '어쩌다 한 트랙' 본격 레이싱

LG 수소연료전지 회사 청산 반면 현대차 수소차 사업에 사활…평가도 엇갈려

2019.03.13(Wed) 16:06:46

[비즈한국] LG그룹이 계열사 LG화학의 회사채 발행으로 전기차 배터리 투자 확대에 나섰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사업 청산 절차도 밟으면서, 수소차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현대차그룹과 대조된다. 업계는 수소차의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정부 방침을 따르는 현대차그룹보다 LG그룹의 행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LG그룹이 계열사 LG화학의 회사채 발행으로 전기차 배터리 투자 확대에 나섰다. 최근 수소연료전지 사업 청산 절차도 밟으면서, 수소차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현대차그룹과 대조된다.


7일 LG화학은 1조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5000억 원에서 2배 늘린 규모로, 5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 6400억 원의 자금이 몰린 것을 반영한 결과다. 이번에 기록한 수요예측 자금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만기 3년물 1600억 원, 만기 5년물 2400억 원, 만기 7년물 2000억 원, 만기 10년물 4000억 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은 회사채 발행 조건을 결정하기 위해 투자자의 수요를 파악하는 제도다. 수요가 예상을 초과했다는 건 시장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최근 LG화학이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전기차 투자 확대 계획을 세우자 업계에선 LG그룹이 전기차 사업 투자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박은숙 기자


LG화학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늘어날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더욱 확대할 예정으로 케파(생산규모)를 올 연말까지 70기가와트시(GWh), 내년 말까지 100GWh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증설 등 미래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LG그룹이 전기차 사업 투자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업체 ‘LG퓨얼셀시스템즈(옛 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할 준비에도 나섰기 때문이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LG그룹이 2012년 수소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해 영국 유명 완성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Rolls-Royce)’​로부터 4500만 달러에 인수한 기업이다. LG그룹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계열사인 LG전자·LG화학·LG CNS 등을 동원해 약 2600억 원 이상의 자본을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투입하기도 했다.

 

LG퓨얼셀시스템즈의 1MW급 연료전지시스템. 사진=LG CNS 블로그


LG퓨얼셀시스템즈의 최대주주인 LG전자 측은 “​투자를 중단한 후 청산 절차를 밟는 상황”이라며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간 LG그룹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투자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LG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수소차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현대차그룹과 대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차 분야에 약 8조 원을 투자, 연 50만 대 규모의 생산체재를 구축하는 등 수소차 사업에 집중하는 중이다. 최근 전기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전기차와 투트랙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수소차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 역할을 고수하려는 의지는 변치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998년부터 수소차 연구를 시작,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상대적으로 앞선 자사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이런 방침은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정부는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올해에만 수소승용차를 4000대 이상 보급하고 2025년까지 연 10만 대의 양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량에 탑승한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업계는 시장 흐름에 발맞추는 LG그룹 행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수소차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거니와 세계 시장은 전기차 위주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기차 규모만 142만 대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가 친환경차 개발의 최종 단계는 맞지만 수소의 생산·이동이 아직 해결되지 못하는 등 성장이 더디다. 검증되지 못한 기술도 많고 그 수준도 1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유럽이나 미국은 수소차를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만든다. 수소차에 올인하는 건 위험성이 크다”​며 “​현대차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기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 시장 수요를 고려한 LG의 방향이 옳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두 번째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소차가 경제적으로나 기술력으로나 불확실성이 큰데 대통령까지 나서 수소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니 학계든 재계든 부정적인 평가를 못 내놓는다. 기업은 수소차의 허상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소차 사업에 대한 지적과 무관하게 투자·개발은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는 진입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기술이 아직 미비해 국내 기업이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도요타가 수익성 좋던 하이브리드카에서 수소차 생산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차가 중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해가는 것은 칭찬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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