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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공룡 IT 기업' 분할 여론 커지는 까닭

미국 대선 앞두고 이슈화, 페이스북 등 지나친 개인정보 독점화가 문제

2019.05.13(Mon) 14:15:28

[비즈한국] 단독 스타트업이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 등이 대세가 되면서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으로, 또 인력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과 노력이 필요해져서죠. 거대 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미래 유망한 스타트업의 경우 대형 IT 기업에 거액으로 인수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유튜브는 구글에 팔렸고,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팔렸습니다.

 

점차 공룡 IT 기업들이 업계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 일례입니다. 이들은 유통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제조업, 심지어 우주선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힘을 키워왔습니다. 슬슬 걱정이 시작합니다. 이게 좋은 걸까요?

 

최근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의 권한을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휴즈(Chris Hughes)가 뉴욕타임스에 장문의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페이스북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는 내용입니다. 당장 페이스북을 나눠야 한다는 파격적인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까지 가진 페이스북은 미국인의 ‘​관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독점으로 신규 스타트업이 나올 수 없는 실정입니다. 독점시장이 됐다는 것이죠.

 

페이스북은 사회관계망 독점을 통해 개인정보도 얻습니다. 이 정보는 광고주에게 부적절한 방법으로 판매되기도 합니다. 과거 페이스북은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않고, 트럼프 캠프에 팔아넘기는 일명 ‘케임브리지 애널리카’​ 파문을 일으켜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휴즈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의 칼럼을 다룬 CNN 뉴스.

 

휴즈는 페이스북 등 독점적 지위를 가진 IT 기업은 반독점법을 적용해 분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페이스북이 다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3개로 나눠져야 한다는 것이죠. 휴즈는 이를 위한 법적인 제도와 장치는 갖춰져 있으며, 정치적 결단만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 사회관계망에서 그 어떤 정보조직보다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휴즈는 그 중에서도 독점적 의사 결정권을 가진 마크 저커버그(Mark Elliot Zuckerberg) 한 개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주어졌다고 평가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한 개인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다룰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죠.

 

휴즈는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창업한 하버드대학교 멤버 중 하나입니다. 페이스북이 실리콘밸리로 넘어갈 때까지 개발과 홍보업무를 도맡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페이스북 대변인이던 그는 2007년 오바마 캠프의 홍보전략을 맡은 후, 페이스북보다는 공적인 업무와 엔젤 투자에 집중했습니다. 저커버그와 한때 가장 가까웠던 만큼 그의 비판은 더욱 날카로웠습니다.

 

페이스북은 “​성공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미국 기업을 나눈다고 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라고 밝히며 이런 비판을 최대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여론은 악화됐습니다.

 

크리스 휴즈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닙니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이 “​IT 공룡 기업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금 IT 기업들은 정보와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 판매까지 한다. 심지어 시장의 규칙도 직접 만든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런 불법적인 인수합병을 되돌려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형 IT 기업에 대한 견제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학교(NYU) 경영학 교수 인터뷰.

 

이런 주장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학교(NYU) 경영학 교수는 “기업을 나누면 문제가 해결될 거란 생각은 20세기적인 발상”​​이라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들 소셜 플랫폼의 수익구조가 광고라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광고를 위해서 유저의 개인정보를 사용하고, 자극적인 메시지를 유도한다는 것이죠. 그는 “​기업이 나눠진다고 해도, 이들은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며 “​그보다는 개인정보보호법 강화가 사용자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때 미국은 족벌기업이 없다고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서점을 시작으로 쇼핑, 마트, 우주선, 클라우딩, 언론까지 소유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Jeffrey Preston Bezos)를 보면 그런 말이 맞을까 의문이 듭니다. 점차 규모의 대결로 이어지는 분위기죠.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몸집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들 기업 권력을 견제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죠.

 

확실한 건, 지금 시대의 IT 기업은 지금까지의 어떤 대형 독점기업과도 차원이 다른 힘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사회는 이 새로운 거대 조직을 어떻게 제어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처음이니 어쩔 수 없겠죠. 이런 고민은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새 시대의 새로운 고민, 대형 IT기업 해체 논란이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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