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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사라지고 수시채용 늘고, 취준생은 365일 피곤하다

"매일 구인사이트 확인, 지원요건 더 까다로워" 호소에 "세부 직무 선택할 수 있어 이점" 의견도

2021.02.04(Thu) 17:41:38

[비즈한국] “언제 채용일정이 나올지 몰라 구인사이트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죠. 제 주위를 비롯한 대부분 취업준비생이 비슷할 거예요.” 한 취업준비생의 말이다. 대기업 신입 채용 방식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며 취업 준비도 달라지고 있다. 비즈한국이 취준생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인게시판을 살펴보는 취업준비생. 대기업 신입 채용 방식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며 취업 준비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1월 26일 SK그룹이 2022년부터 공식채용을 하지 않고 100%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8000여 명을 공채로 뽑았는데, 수시채용 비율을 점차 늘려왔다. 이로써 4대 그룹 중 삼성만 남겨두고 모두 수시채용으로 전환됐다. 현대중공업과 한화그룹 등도 수시채용으로 사원을 뽑고 있다. 

 

은행권도 신입 공채보다 수시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점포 축소,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채용 인원 감소와 디지털 업무에 특화된 전문가(빅데이터, 개발자 등)를 선호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공채 폐지 분위기로 취준생들은 취업 규모 감소와 경력직 선호 현상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취업을 준비하던 A 씨(25·여)는 자신에게 맞는 취업 공고가 났는지 구인사이트를 확인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A 씨는 “공채를 준비할 때 매년 비슷한 시기에 공고가 올라오기에 시기에 맞춰 시험을 준비하면 됐지만 지금은 언제 채용공고가 올라올지 몰라 매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공채가 많았을 때는 정해진 기간 동안 준비하며 탄력적으로 체력 관리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365일 구인사이트를 확인해야 해서 피로도가 높아졌다.

 

A 씨는 올해가 더 걱정된다고 밝혔다. 공채 감소와 더불어 수시채용에서 요구하는 지원 요건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2020년 신한은행 수시채용만 봐도 디지털 부문만 진행해 지원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디지털 직무,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 위주로 채용했다. 일정한 시험을 거쳐 입사하는 금융권 공채 위주로 준비한 A 씨는 은행 공채와 사기업 전형도 같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시채용 기업의 최종 발표를 앞둔 B 씨(27·​남)는 채용일정이 확실하지 않아 불편하다고 전했다. 작년 하반기에 원하는 직무가 떴음에도 확인이 늦어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마무리 못하고 급하게 제출해 불합격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채용 공고를 빠짐없이 확인하는 게 하루 습관이 됐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수시채용 정보 일부.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B 씨는 “수시채용의 경우 채용일정이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홈페이지를 드나들며 계속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채용공고가 자주 올라와 오히려 기회로 여겨졌다. 일정 인원을 뽑아 부서별로 배치하는 공채보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직무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채와 수시채용이 혼재하는 상황에 대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학교 4학년인 C 씨(26·​남)는 학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다가 돌연 휴학 후 인턴을 시작했다. C 씨는 “수시채용 전형이 확대되며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인턴을 시작했다. 공채와 수시채용이 기업마다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실무 경험과 시험 준비를 같이 해야 해 복잡하지만 결국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취준생이라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쪼개가며 두 가지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 씨는​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업무 경험이 많은 경력직이 유리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정 비율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공정한 평가 방식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시채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채용 방식 변경 계획을 밝히지 않은 기업도 많아 당분간 취업시장엔 공채와 수시채용이 공존할 예정이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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