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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부작용 줄여준다는 면역 주사, 맞아도 될까

일부 병·의원 '싸이모신알파1' 주사 홍보 논란…면역력 높이는 건 맞지만 직접 연관성은 '글쎄'

2021.11.05(Fri) 11:05:48

[비즈한국] ‘백신을 맞고 아프면 어떡하지?’, ‘항체가 생각보다 안 생기면 어떡하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둔 사람들이 하는 흔한 고민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병·의원에서 백신으로 인한 통증을 줄여주고 항체 증강에 도움이 된다는 면역 주사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과연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걱정을 이 주사로 덜 수 있을까.

 

“사후적인 코로나 백신 항체 형성을 목적으로 맞으시는 건가요? 그러면 일주일에 2번 정도 접종하면 돼요. 원래는 백신 접종 전후 일주일 사이에 맞는 게 가장 좋지만, 환절기에 아무래도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니 2주 정도 맞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경기도 한 의원에 전화를 걸어 면역 주사인 ‘싸이모신알파1’에 관해 물어보니 이러한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 병·​의원에서 싸이모신알파1이 코로나 백신 이상 반응을 완화하고 항체가 좀 더 많이 형성되게끔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일부 병·​의원에서 코로나 백신 이상 반응을 완화하고 항체가 좀 더 많이 형성되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은 바로 싸이모신알파1 주사다. 앞서의 의원이 항체 형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다른 병원은 부작용 완화를 강조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때 동시에 맞으면 면역을 높여서 통증에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접종 후에 맞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병원은 “코로나 항체를 늘려주는 게 아니라 면역 계열 항체를 늘려서 코로나 항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모신알파1 주사 가격과 접종 횟수는 병원마다 ​제각각이다. 앞서의 경기도 의원은 접종 1회당 8만 원으로 코로나 항체 증강을 위해서는 2회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또 다른 병원은 1회 접종에 15만 원이라고 설명하며,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접종 횟수를 1~8회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자닥신의 경우 제네릭(복제약)보다는 시장 가격이 좀 더 높게 형성돼 있다.

 

이름도 생소한 싸이모신알파1은 가슴의 흉선에서 발견되는 면역조절 펩타이드(아미노산 단백질들이 연결된 중합체)로, T세포(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 등 면역계 세포를 활성화해 신체 면역 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면역기능이 저하된 고령 환자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시 보조요법’으로 허가된 관련 의약품이 여러 개 있다. 주로 암 환자들이 항암면역요법으로 쓰는 비급여 의약품이며, 경우에 따라 실비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이 주사에 적잖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로 백신 2차 접종 전 싸이모신알파1 주사를 맞았다는 A 씨는 “몸이 안 좋아서 비타민 영양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갔다가 면역주사 홍보물을 보게 됐다. 면역력이 있어야 부작용이 적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의사가 (부작용 완화에) 효과가 있을 거라고 권해줘서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싸이모신알파1 주사가 코로나 항체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까. 우선 사망률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 중국 선전대학 제1부속병원 우밍 박사 연구팀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코로나19 환자 3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닥신을 투여한 환자군(102명) 중 28일 내 사망자는 8명인 반면 비투여군(232명) 중 사망자는 34명이었다. 28일 내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다만 60일 내 사망자는 투여군과 비투여군이 각각 20명, 35명으로 유의미한 영향은 없었다.

 

면역체계를 강화하면 코로나 백신 효과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댄 바로우치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에 감염된 후 회복해 항체가 생긴 붉은털원숭이에게서 면역세포를 제거한 후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하자 코로나에 감염되는 등의 결과가 나타났다. 싸이모신알파1 주사의 경우에도 인플루엔자 백신 면역원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연구팀은 “자연 면역의 보호 효능이 보고되었지만 면역학적 보호 결정 요인을 입증하는 직접적인 데이터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면역저하자는 코로나 백신 4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면역저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중화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등의 결과가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싸이모신알파1이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줄여준다는 등의 이야기는 면역 증강 등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한 측면은 있으나 코로나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입증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면역 주사가 코로나 항체량을 늘려준다는 직접적인 연구는 없고, 면역력과 이상반응의 상관관계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보조 관련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열 자체가 다르다. 코로나 관련해서 임상 증거가 없다면 코로나 백신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강력히 권고하거나 우선적으로 권고할 약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항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세포성면역의 역할도 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치료는 아닌 듯하다. 면역 주사로 면역력이 어떻게 얼마나 높아지는지 알기 어렵고 따라서 코로나 백신 접종에서 효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또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에서 항체가가 높게 나오는 논문도 있고 큰 차이가 없다고 나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싸이모신알파1와 코로나 백신의 연관성을 홍보하는 행위가 미국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4월 미국의 유명 의사가 ‘싸이모신알파1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으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홍보했는데, 미국 정부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많은 건강 정보처럼 싸이모신알파1도 면역 증강 등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면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예방,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약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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