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페스카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배정 오류를 일으켜 보상에 나선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당초 청약 결과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들은 76% 확률로 공모주를 균등배정 받을 것으로 예측됐는데, 실제 배정 결과 특정 수량 청약자의 균등배정 비율이 이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페스카로는 한화투자증권이 2년 만에 직상장을 주관한 회사로, 그간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상장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2일 페스카로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배정 오류로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일반투자자들에게 각각 3만 1500원을 보상했다. 페스카로 상장 당일 최고가인 4만 7000원에서 공모가 1만 5500원을 뺀 금액으로, 사실상 공모주를 배정받고 상장일 가장 높은 가격에 매도한 경우를 가정해 보상했다. 자동차 보안 전문기업인 페스카로는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주가가 장중 4만 7000원을 기록한 뒤 2만 7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상장 주관사다. 지난해 2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함께 공동주관사로 선정돼 페스카로 기업공개(IPO)를 주관했다. 페스카로 공모 신주 130만 주 가운데 97만 5000주(75%)는 NH투자증권이, 32만 5000주(25%)는 한화투자증권이 인수해 청약을 진행했다. 각사 인수 물량 75%는 기관투자자, 25%는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이었다. 앞서 페스카로 공모가는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 희망공모가 최상단인 1만 55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페스카로 공모주 청약은 흥행을 거뒀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실시한 결과, 총 32만 5000주 모집에 4억 6463만 주(30만 1113건)가 몰리면서 14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집계된 청약증거금은 3조 6000억 원. NH투자증권은 24만 3750주 모집에 3억 4763만 주(24만 7868건)가 몰리며 경쟁률 1426대 1을 기록했고, 한화투자증권은 8만 1250주 모집에 1억 1700만 주(5만 3245건)가 청약되며 경쟁률 1440대 1을 썼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 공모주 균등배정 결과를 두고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페스카로 공모주 일반투자자 물량 절반은 균등, 나머지 절반은 비례 방식으로 배정한다. 공모주 균등배정이란 최소 청약 수량 이상을 신청한 모든 청약자에게 공모주를 균등하게(1/N) 나눠주는 방식을 말한다. 배정 물량보다 청약자가 많은 경우 추첨을 통해 1주를 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청약 주식 수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배정받는 비례배정 방식과 대비된다.
한화투자증권 페스카로 공모주 일반투자자 청약 건수(5만 3245건)는 균등배정 대상 주식(4만 625주)을 초과했다.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1주를 배정할 경우 청약자는 76% 확률로 균등배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배정 결과 특정 수량 청약자의 균등배정 비율이 전체 균등배정 비율(76%)을 크게 상회하거나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00주 청약자는 481명 중 90명이(19%) 균등 배정을 받은 반면, 10주 청약자는 2만 9968명 중 2만 4826명(83%)이 균등 배정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일반투자자 균등배정 물량을 청약자들에게 무작위 배정했다고 공시했다. 4일 증권발행실적 보고서에 “일반배정물량 8만 1250주를 균등배정 4만 625(50.0%), 비례배정 4만 625(50.0%)로 배정했다”면서 “균등배정에서는 청약참여건(53,245건)이 균등배정 대상주식수(40,625주)보다 크므로, 청약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무작위 방식으로 1주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페스카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오배정된 주식 물량과 보상 대상자 수, 전체 보상 규모 등을 묻는 비즈한국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이 균등배정을 받지 못한 페스카로 공모주 청약자 1만 2620명 전원에게 3만 1500원을 보상했다고 가정하면, 전체 보상 규모는 4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페스카로는 한화투자증권이 2년 만에 직상장을 주관한 회사다. 한화투자증권은 2023년 5월 예비심사를 신청한 이에이트(E8) 상장을 주관한 이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 신규 상장 업무만 맡았다. 그간 상장 추진한 스팩은 2023년 6월 한화플러스제4호스팩, 지난해 12월 한화플러스제5호스팩, 올해 11월 한화플러스제6호스팩 등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페스카로 상장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공모주 청약 배정 절차에 대한 점검을 통해 일부 고객에게 배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를 확인했다. 해당 고객에게는 상황에 대해 안내한 후 합리적인 수준의 보상을 신속히 완료했다”며 “한화투자증권은 재발 방지를 위해 배정 절차와 시스템 점검을 강화하고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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