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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노들섬' 개발에 10억 들인 방공진지 다시 지어줄 판

5년 전 10억 들여 기부채납했는데…'소리풍경' 조성하면 8층 이상으로 증축 또는 신축해야

2025.12.17(Wed) 16:53:40

[비즈한국] 서울시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으로 인해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가 방공진지 이전을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노들섬에는 3층 규모의 방공진지가 있는데, 새로 조성될 노들섬의 공중보행로가 이보다 높아 방공 작전이 제한되기 때문. 서울시로서는 현 방공진지를 증축해주거나 인근에 새로 건물을 지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현 방공진지 역시 5년 전 서울시가 10억여 원을 들여 지은 뒤 기부채납한 것이다.

노들섬에 위치한 수도방위사령부 관할 방공진지. 지난 2020년 서울시는 이 건물을 신축해 국방부에 기부채납했다. 사진=전다현 기자


수도방위사령부가 김영배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방사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 내 계획된 구조물(공중보행로)의 해발고도가 현 방공진지보다 높아 방공작전이 제한돼 방공진지 이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노들섬 내에는 3층 규모의 방공진지(연면적 398㎡)가 있다. 문제는 이 건물보다 새로 조성하는 공중보행로 등 상부 시설(최고 25m)이 더 높다는 점이다. 현재 방공진지는 이전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서울시는 노들섬에 ‘음악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면서 기존 2층 규모의 방공진지를 철거하는 대신 시 예산 10여억 원을 들여 3층 규모로 신축하고, 2020년 이를 국방부에 기부채납한 바 있다.

토마스 헤더윅의 ‘소리풍경’ 조감도. 규정대로라면 방공진지는 소리풍경의 공중보행로보다 높게 지어져야 한다. 사진=서울특별시 제공


2004년 노들섬을 매입한 서울시는 2013년 노들섬 포럼을 통해 활용 방향을 설정하고, 지난 2019년 ‘음악 복합문화공간’을 개장했다. 당시 연면적 9747㎡ 규모의 복합문화공간(라이브하우스, 노들서가 등)과 잔디밭 ‘노들마당’이 들어섰다.

하지만 노들섬이 음악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지 불과 4년 만에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노들섬 재구조화를 선언했다. 지난해 서울시는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통해 영국인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SOUNDSCAPE(소리풍경)’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소리풍경’은 한국의 산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저층 위주였던 기존 노들섬과 달리 소리풍경의 상부 구조물은 높이 25m(약 8층 높이)까지 올라간다. 혁신 디자인의 경우 높이와 건폐율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3704억 원을 책정했다. 현재 노들섬의 수변문화공간 조성공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건축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이 부지가 여전히 ‘대공방어협조구역’이라는 점이다. 25m 높이의 구조물이 들어서면 기존 3층 높이 방공진지에서는 대공 사격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서울시가 노들섬 조성사업을 하려면, 기존 방공진지를 8층 이상 높이로 증축해주거나 노들섬 내 다른 곳에 8층 이상으로 방공진지를 다시 지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수방사는 노들섬 개발계획 변경 협의 당시 “개발 계획상 가장 높은 건물 옥상에 예비방공진지를 조성하고 이를 국방부 소유로 이전한다”는 조건을 달아 ‘조건부 동의’한 바 있다.

2017년 서울시의 ‘노들섬 특화공간 조성사업 군시설 기부대양여 사업 추진계획’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문건에 따르면 서울시는 “노들섬 사업의 건축물 높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들섬 사업 신축 건물 최고층에 방공진지를 구축하거나 현 군 시설의 높이를 높여야만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3층 규모 건물을 신축해 2020년 국방부에 기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군시설 관련해서는 설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최대 25m인 공중정원보다 더 높게 방공진지를 재설치해야 하는 셈”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노들섬 재개발에서는 뒤로 밀리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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