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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테마주' 나노스가 쌍방울컨소시엄에서 빠진 이유는?

"기존 사업 집중" 밝혀…'싸이월드 테마주' CBI와 해외 바이오사업 협력 검토

2022.04.27(Wed) 15:47:42

[비즈한국]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서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를 제외했다. 나노스는 지난 11일 컨소시엄 참여를 공시했다가 일주일 만인 지난 18일 불참 결정을 공시했다. 이로써 나노스는 향후 ‘쌍용차 테마주’ 카테고리에서 인수전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게 됐다. 일찌감치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혔던 쌍방울그룹은 인수 계획을 밝힌 직후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했으나, 쌍용차 인수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가 또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나노스가 밝힌 컨소시엄 불참 사유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주요 고객사로부터 기존 사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노스의 본업은 전지전자부품의 제조 개발 및 판매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회사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으로는 삼성과 해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나노스 전체 매출액의 20.8%(107억 원 가량)를 차지했다.

 

나노스가 최근 사명을 ‘SBW생명과학’으로 변경하고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나노스 바이오사업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나노스는 최근 사명까지 변경하고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나노스는 지난 3월 30일 사업다각화 및 기업 이미지 제고를 이유로 사명을 ‘SBW생명과학’으로 변경했다. 또 같은 날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바이오 관련 사업 등을 추가했다. 대표이사 또한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에서 홍진의 전 나노스 사내이사로 변경됐다. 

 

나노스는 지난해 3월 등기부등본에 사업목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일체의 연구, 개발, 제조, 상업화 유통, 판매 및 수출입업’과 ‘바이오 산업 및 미생물 제조업’ 등을 올리고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나노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독일의 바이오 전문기업 코든파마와 전략적 기술제휴를 체결하고 한국 내 독점 공급권자 지위를 확보했고, 이후 신약후보물질을 미국 솔크연구소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사인 미국 나노스바이오테크를 설립했다. 

 

다만 아직까지 헬스케어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2일 공시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전기전자부품의 제조, 개발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돼 단일 영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명시됐다. 이와 관련해 나노스 관계자는 “현재 사업다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 있으니, 연내 바이오 사업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나노스가 올해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나노스의 손을 잡은 국내 기업도 등장했다. CBI는 최근 두 차례 베스트마스터제1호조합으로부터 나노스 지분을 양수했다. 베스트마스터제1호조합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분 76.72%(2017년 12월 공시 기준)를 보유한 개인투자조합이다. CBI는 지난 1월 25일 50억 원을 투자해 베스트마스터제1호조합으로부터 나노스 주식 127만 1295주를 양수했다. 양수목적은 ‘단순투자’다. 이어 지난 4월 1일에는 ‘해외바이오 사업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215만 주(84억 원)를 양수했다.

 

CBI는 최근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한 나노스에 지분 투자하며 ‘해외바이오 사업협력 강화’​ 계획을 밝혔다. 사진=CBI 홈페이지 캡처


나노스와 바이오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CBI 또한 현재 바이오가 본업은 아니다. CBI는 중요사업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지난해 6월 미국 법인 자회사 CBI USA를 통해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기업 ‘키네타’에 지분 투자(지난해 말 기준 지분 7.82%)하면서 진출했다. CBI 등기부에 명시된 여러 사업목적 가운데 바이오 신약 관련 연구개발업, 의약품 연구개발업 등 바이오 관련업이 추가된 것 또한 이 시기다. 

 

CBI의 공시에서도 아직까지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수익이나 실적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CBI는 지난해 6월 임시주총 결의에 의해 상호를 청보산업주식회사에서 CBI로 변경하고, 지난해 7월 31일자로 회사의 자동차부품사업부문 일부를 물적 분할해 분할 신설회사인 청보산업주식회사로 이전했다. 분할 후 존속회사인 CBI는 분할 신설회사 사업부문을 제외한 사업부문과 신규사업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CV(전기상용차), UAM(도심항공교통)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CBI는 본업인 자동차 부품 사업이나 신사업인 바이오 사업보다는 나노스 지분 인수에 따른 쌍방울그룹 관련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서 싸이월드 재오픈 소식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는 인트로메딕과 함께 싸이월드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메타버스’는 지난해 연말까지 증시를 달군 핫 키워드로 떠오른 바 있다. 

 

CBI가 싸이월드 관련주로 언급된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싸이월드얼라이언스조합(최대주주 인트로메딕)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 규모의 CBI 전환사채 인수를 공시하면서 부터다. 지난해 말 싸이월드얼라이언스조합은 대량보유자 공시를 통해 CBI 지분 5.42%를 보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CBI는 임시주총을 통해 김태훈 싸이월드제트 최고운영책임자를 비롯한 싸이월드제트 경영진을 3인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고 ‘게임제작 및 유통판매’,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후 CBI 주가는 싸이월드 재오픈 일정 연기, 인트로메딕‧싸이월드제트를 둘러싼 주가조작 전과자와의 관계성 의혹 등 싸이월드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등락을 반복했다. 싸이월드 재오픈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11월 17일 종가 기준 3000원이던 CBI 주가는 11월 23일 4815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일 싸이월드 재오픈 이후에는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 26일 종가 기준 207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나노스와 CBI가 테마주로 꼽혀온 만큼, 두 기업의 바이오 사업 동행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두 기업이 각자 주가조작 관련 의혹 등에 연루되며 시장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전력은 신사업 동력을 약화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쌍방울의 경우 이미 금융당국이 쌍용차 인수전과 관련한 주가 변동을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회사는 향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나노스 관계자는 ​ “이전에 CBI와 협력한 적은 없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 바이오 사업 협력 강화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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