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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장남 롯데 승계작업 본격화 전 과제 산적 속사정

사면 후 첫 해외 출장 부자 함께, 한국 국적·지분 취득·지배구조 완성 등 산적

2022.09.16(Fri) 10:34:17

[비즈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광복절 사면을 받은 후 첫 해외 출장에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를 대동해 경영권 승계작업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승계 본격화에 앞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는 평이다. 신유열(일본명 시게미쓰 사토시) 상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전무한 그룹 지분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보하기까지 승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다. 일본롯데의 한국롯데에 대한 지배력으로 국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상장)도 선행과제로 꼽힌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과 면세점 사업 재면허를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출연한 것과 관련,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된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2019년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았고 올해 광복절 사면을 받았다. 

 

사면 직후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과 이달 2일 베트남 호찌민시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찾았다. 그간 그룹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신유열 상무가 아버지와 함께 이 행사 일정을 소화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그룹 글로벌 경영에 신 상무를 참여시키고 경영승계 수순에 들어갔음을 대외에 선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 상무는 현재까지 신동빈 회장의 경영 승계 수순과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다. 부자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고 노무라증권에서 경력을 쌓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한국롯데에 관여했고 1997년 한국롯데 부회장을 거쳐 2011년 회장이 됐다.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해 올해부터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미등기임원 상무로 재직 중이다. 

 

신동빈 회장과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1남 2녀 중 장남인 신 상무는 현재 일본 국적만 갖고 있다. 신 상무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될수록 그의 한국 국적 취득 문제가 롯데의 국적 논란과 맞물려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41세가 되던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 

 

롯데 측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지만, 재계에서는 대체로 신 상무가 병역문제가 해결된 후 한국 국적을 택할 것으로 본다. 병역법은 71조에서 국적회복자는 만 38세에 병역면제(전시근로역) 되는 것으로 규정한다.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만 38세가 되는 시점은 오는 2024년이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신 상무의 지분 확보도 과제로 거론된다. 신 상무는 30대 중반이지만 아직 한국롯데와 일본롯데 주요 회사에 대한 지분이 없다. 일찌감치 지분을 차곡차곡 확보하는 일반적인 재벌가와는 분명히 다른 행보다. 

 

또 경영권 승계작업 본격화에 앞서 지배구조 작업의 화룡점정인 호텔롯데 상장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롯데에 지주회사 롯데지주가 출범했지만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호텔롯데가 있다. 호텔롯데를 일본롯데가 지배하는 ‘일본롯데-호텔롯데-한국롯데’ 구조로 인해 롯데는 한국 기업이 맞느냐는 국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신 회장은 뉴롯데 선언을 통해 한국롯데를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고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롯데와 연결고리를 끊어 온전한 한국기업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2017년 10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투자와 사업부문으로 분할해 투자부문에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쳐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롯데지주는 출범 이후 롯데케미칼(25.33%), 롯데쇼핑(40.00%), 롯데칠성음료(39.26%)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2019년에는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매각해 계열 분리에도 성공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부자. 사진=비즈한국DB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피해, 총수 재판 리스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악재들과 맞물려 호텔롯데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호텔롯데의 적자 행진은 진행형이다. 실적이 상장을 발목 잡고 있는 양상이다. 복수의 롯데 관계자들은 “그룹 차원에서 호텔롯데 상장 의지는 변함이 없다. 호텔롯데를 둘러싼 불투명한 업황이 개선된 후 상장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롯데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을 통해 한국롯데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롯데지주 최대주주는 13.04%를 가진 신동빈 회장이다. 2대 주주는 호텔롯데(11.1%), 3대 주주는 롯데알미늄(5.06%)이다. 이어 신 회장의 누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3.27%, 일본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가 2.5%를 갖고 있다. 

 

주목할 점은 호텔롯데 지분을 롯데홀딩스 19.07%를 포함해 일본롯데 쪽이 99.83%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알미늄은 호델롯데가 ​​최대주주로 지분 38.23%를 보유하며, 일본롯데 투자계열사인 L 제2투자가 34.91%,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일본 광윤사(고준샤)가 22.84%를 갖고 있다. 롯데알미늄도 호텔롯데처럼 사실상 일본롯데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셈이다.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 그리고 롯데홀딩스의 롯데지주 지분율을 합하면 신동빈 회장을 압도한다는 점에서 한국롯데에 대한 일본롯데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호텔롯데의 국내 증시 상장이 일본롯데 지분율을 희석하고 롯데지주 중심의 한국롯데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이유다. 동시에 신동빈 회장에게 호텔롯데 상장은 수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불씨를 차단하는 목적도 있다. 

 

올 3월 말 기준 총수 일가 남매들이 가진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영자 이사장 3.15%, 신동빈 회장 2.69%, 신동주 전 부회장 1.77%,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 1.46%다.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28.14%를 보유한 광윤사다. 그리고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과반 이상인 50.28%를 보유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그 외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39.03%)과 이들의 친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10.00%)가 갖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광윤사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 유지하는 한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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