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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 사망' LG디스플레이, 사흘 전 '긴급 건강검진' 진행했다

임직원 건강 이상 발생 후 관련 부서에 자율신경균형·심전도 등 검사…검진 기간 다음날 팀장 사망

2023.05.24(Wed) 13:48:25

[비즈한국] 최근 팀장급 직원 사망과 관련해 업무 가중 논란이 일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직원 사망 사흘 전 전략보고 관련 조직을 대상으로 긴급 건강검진을 시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자율신경균형, 혈압, 심전도 검사 등 스트레스와 관련한 검사가 진행됐다. 해당 부서 직원들의​ 가중된 업무 부담을 고려한 긴급 조치로 풀이되는 가운데, 직원 사망 원인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최근 ‘업무 가중’ 논란이 일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사고 3일 전 관련 조직 직원을 대상으로 긴급 건강 검진을 시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박정훈 기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오후 전략보고 유관 조직 14팀을 대상으로 긴급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검진은 공지 메일을 보낸 당일인 화요일부터 목요일(18일)까지 3일간 시행됐다. 1차로 혈압 등 본 검사가 시행된 후 결과에 따라 고위험군 대상자에 한해 2차 혈액, 심전도 검사 등이 시행됐다. 사내 안전보건담당 보건팀에서 지원한 이번 검진은 LG트윈타워 동관 6층 마음사랑상담실에서 부서별로 이뤄졌다.

 

이번 긴급 검진은 사측이 가중된 업무 부담을 인식하고 마련한 조치다. 사측은 ‘[긴급 건강 검진]’이라는 제목의 안내 메일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업무 몰입으로 우리 구성원의 건강 상태가 우려돼 자율신경균형 검사 및 혈압을 측정하여 우리 구성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검진 취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율신경균형 검사는 스트레스 검사로도 불린다. 신체의 조절능력과 스트레스 저항도, 피로도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자율신경균형, 혈압, 혈액, 심전도 검사 등 검진 항목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검진보다는 스트레스와 관련한 몸의 이상을 확인하는 절차로 판단된다.

 

검진은 직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하루 전까지도 진행됐다. 목요일 출근 후 새벽까지 야근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업무일 기준 검진 마지막 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 팀장 A 씨는 지난 19일 오전 여의도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전날인 18일부터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 19일 새벽 회사 밖으로 나간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사측은 직원 사망과 관련해 원인을 찾는 과정을 사외이사로 구성된 대책위원회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긴급 건강 검진이 진행된 LG트윈타워 동관. 사진=박정훈 기자

 

최근 ​​가중된 업무와 사측의 대응을 두고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전략보고 유관 조직에서 임원급 직원이 증상을 느끼고 진료를 받은 사실이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지면서 당시에도 긴급 검진이 후속 대응으로 마련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사측은 메일을 통해 “긴급하게 준비하게 돼 다소 개략적인 안내를 드리게 된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한 직원은 “관련 부서 직원들의 경우 약 한 달간 야근이 이어지며 과로했고, 실제로 임직원의 건강 이상이 확인되자 뒤늦게 검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해당 직원도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5월은 사업 경과 등을 보고하는 시즌으로 전략보고 관련 부서의 업무가 가중되는 시기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이 계속되고 주말 출근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내 관계자들도 참고인으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3일 “내부 상황을 명확하게 진단해 문제점을 찾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대책위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사장은 “​책임져야 할 문제가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긴급 건강검진과 관련한 질문에 “​국내 사업장의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는 사내 건강관리실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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