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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질책은 시작일 뿐, 바짝 엎드린 카카오 덮칠 '태풍' 북상중

공정위 조사, 금감원 감리 착수…국민연금 '등판' 가능성도

2023.11.06(Mon) 11:45:13

[비즈한국] 카카오를 겨냥한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 발언이 나오면서 카카오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카카오택시를 직접 언급하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는 즉각 “택시 서비스 전반을 논의하겠다”고 바짝 엎드렸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 직후 정부의 추가 규제 및 제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정위는 최근 서비스업감시과, 가맹거래조사팀 등 여러 부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고, 국민연금의 카카오 주주권 행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는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해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출범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카카오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카카오를 겨냥한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 발언 이후 정부 부처들도 대거 카카오 규제 및 제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판교에 있는 카카오 아지트. 사진=이종현 기자

 

#대통령까지 나선 발언에 카카오 깜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민생 타운홀 미팅’에서 한 택시 기사가 ‘카카오의 횡포가 심하다’고 말하자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를 대놓고 저격했다.

 

아예 카카오를 콕 집어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택시는 국내 택시호출 플랫폼 시장 1위로 점유율이 95%에 육박한다. 2위 사업자 우티(UT·티맵모빌리티와 우버 합작사)의 비중은 5% 미만으로, 사실상 카카오택시가 독점한 상태다. 카카오택시는 실질 수수료율도 우티보다 높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3~4%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우티의 실질 수수료율은 2.5~2.75%대 수준으로 카카오T가 우티보다 최대 1.5%포인트(p) 더 받는 셈이다. 

 

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과 별개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직격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판 이후 카카오는 즉각 엎드렸다. 수년 동안 이어진 비판에도 적극 대응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작심 발언에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택시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해 수수료를 개편하고 택시 서비스 전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제기된 여러 우려는 업계 및 국민들의 목소리와 질책을 전달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가맹택시 수수료 등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택시 기사님들 의견 수렴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공정위 이어 국민연금까지 나서나 

 

하지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카카오를 비판하자, 정부 부처들도 대거 카카오 규제 및 제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부당 가맹계약과 기술 탈취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차단’ 행위와 부당 가맹 계약 혐의 등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 조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직접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했기에 검찰 수사 고발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 약 3000억 원을 부풀렸는지 확인하고자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인 가맹택시 회사(케이엠 솔루션)와 체결한 계약이 이중계약일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운임 20% 전체를 자사 매출로 계상했는데, 금감원은 이 두 계약이 실질적으로 하나이기에 분식회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연금은 카카오의 지분 5.84%를 보유한 4대 주주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현재 분식회계로 조사를 받고 있어 이를 주주권 행사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말을 아끼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경영진의 해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바꾸면 임원에 대한 해임 청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배당 정책 변경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카카오 윤리경영 외치지만 ‘회의적’ 시선

 

카카오도 윤리경영 강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측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틀 뒤인 지난 3일 김소영 전 대법관을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지난 10월 23일 금감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이종현 기자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김소영 위원장을 위촉하면서 “나부터 ‘준법과 신뢰 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오늘 오전에는 김범수 센터장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모두 소집해 공동체 회의도 진행했다. SM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 등 카카오 그룹사가 전 방위적인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엎드려도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의 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외부 위원회 구성은 삼성 등에서 이미 써먹은 방법이기에 정부를 설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창 재판을 받던 지난 2020년, 준법·윤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며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앉혔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 위원이 절대 다수로 구성돼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 삼성 주요 계열사에 대해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일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재판에서 감형을 받으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카카오의 윤리경영 관련 외부기구 설립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검사장 출신의 법조인은 “지금 정부가 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보면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들의 문제를 확실하게 도려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며 “위원회를 만든 일련의 조치들이 사법부에서 감형이나 정상참작의 근거는 될 수 있겠지만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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