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처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모아건설이 협력업체와 공사대금 지급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모아건설은 서울 도곡동에 도시형생활주택을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자금 문제로 좌초됐다. 건물 철거 등 기초 공사를 진행한 협력사에 공사대금도 지급하지 못했다. 협력사는 공사 부지에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모아건설은 2018년 설립된 건설사로 권오수 전 회장 처가가 대주주로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권 회장의 아내와 처남이 각각 모아건설 지분 32%, 48%를 보유하고 있었다. 모아건설 매출에서 도이치모터스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00% △2023년 99.99% △2024년 100%다.
모아건설은 2022년 4월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부동산을 매입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모아건설은 2022년 6월 △부동산개발 및 매매, 관리운영 등에 관한 사업 △주택의 건설 및 매매, 임대, 분양 등에 관한 사업 △공동주택 및 시설물 유지관리업 △부동산의 분양 및 임대 대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러나 도곡동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기존 건물은 2022년 철거됐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은 건설되지 못했다. 모아건설은 A 사에 철거 작업 등 기초공사를 맡겼지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A 사가 부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해 발생한 채권이 변제되지 않았을 때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모아건설은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6658.99%에 달한다. 부채총액은 201억 원이었지만 자본총액은 1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또 이자비용 등으로 인해 지난해 26억 5666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사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셈이다.
모아건설은 그간 도이치모터스 대리점 전시장 인테리어 공사 등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238억 원이던 매출이 2024년 158억 원으로 33.65% 감소했는데, 통상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매년 하지는 않기 때문에 도이치모터스의 인테리어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추진하면서 모아건설 재무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법인 성지는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 “회사 총자산의 90%를 초과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및 미지급 이자와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PF 차입금의 연대보증인인 회사(모아건설)에 대해 이행청구의 소 제기 또는 지급명령 신청 등의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경우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결국 모아건설은 올해 5월 B 종교단체에 도곡동 부지를 매각했다. 그러나 A 사에 미지급한 공사대금은 해결하지 못했다. A 사는 현재도 도곡동 부지의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A 사 관계자는 “모아건설로부터 공사대금을 못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대표에게 문의 후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모아건설과 B 종교단체에도 수차례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권오수 전 회장은 김건희 여사 등과 결탁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법원은 올해 4월 권 전 회장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최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참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에는 권 전 회장이 소환돼 조사받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
은행권, 열풍 꺼진 NFT 서비스 못 버리는 까닭
·
'자본잠식' 삼부토건이 후원하던 격투기 단체 AFC 운영사 '해산간주' 상태
·
[단독] 서울시, '전세사기' 사회주택 매입해 보증금 돌려준다
·
AI 복지·돌봄 혁신 추진단 출범, '자동 전화' 수준 과연 벗어날까
·
'긴장감 가득' 한·미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 조선·에너지 콕 집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