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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독일교민 가려운 곳 긁어주는 한국 인슈어테크 '마이크로프로텍트'

규제 피해 독일로 눈길…코로나로 보험사 설립 어려워지자 교민 위한 '무료통역 서비스'로 시작

2021.08.17(Tue) 10:42:16

[비즈한국]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주)는 독일 최대 인구 밀집 지역으로 다양한 산업의 발원지이자 테스트베드다. NRW주에서 가장 큰 도시는 쾰른이다. 쾰른은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다음으로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로마제국이 세운 독일의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서독지역의 문화적 중심지이며 주요 방송사의 본사가 위치한 대중 매체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쾰른에서 시작해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전 독일을 대상으로 성장한 한국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마이크로프로텍트’를 소개한다. 

 

#쾰른 인슈어랩 입주로 독일 법인의 목표를 찾기까지

 

마이크로프로텍트는 디지털과 헬스케어를 결합해 꼭 필요한 만큼 부담 없는 보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2019년 7월 서울에서 설립했다. 이후 중소기업벤처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의 해외진출 지원 대상에 선정되어 규제와 환경 측면에서 이점이 많은 독일에서 보험회사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 2월 쾰른에 진출했다. 

 

권상민 마이크로프로텍트 CEO는 한국의 규제 문턱 때문에 눈을 해외로 돌렸다. “독일은 한국보다 보험시장이 10배 이상 규모가 크다. 또 독일에서 보험사를 설립할 경우 한국보다 자본금이 적게 들면서 단일 면허로 5억 명의 유럽 전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우리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쾰른은 독일의 530개 보험사 중 약 80개가 진출한 보험의 도시로 인슈어랩이라는 보험테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있기에 가장 매력적인 곳이었다. 

 

인슈어랩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권상민 마이크로프로텍트 대표(왼쪽)와 김병곤 독일법인장. 사진=권상민 대표 제공


독일 연방 경제에너지부는 디지털허브(DE:HUB) 주요 도시 12개를 선정해,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인공지능과 디지털화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돕는다. 쾰른은 ‘보험’ 분야의 디지털 허브 거점 도시로서 주요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의 거점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허브 프로젝트의 수행기관이 인슈어랩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대형 보험회사, 스타트업, 투자자, 관련 분야 학자들의 든든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슈어랩에 입주해 독일 시장에 관해 공부하고 네트워킹을 맺으면서 마이크로프로텍트의 목표는 많이 변화했다. “인슈어랩에서 만난 독일 보험 전문가들은 바로 보험사를 만드는 것보다 먼저 익숙한 시장을 개척하기를 권했다. 독일에 사는 ‘우리가 필요한 고객’들과 직접 보험 상품으로 만나보는 것으로 시작하라는 조언이 우리에게 큰 터닝 포인트였다”고 김병곤 독일법인장은 독일 진출 당시를 회고했다.

 

쾰른 인슈어랩에서 독일 진출을 시작한 마이크로프로텍트. 사진=microprotect.de

 

공교롭게도 진출을 결정한 2020년 초는 코로나 위기가 막 시작하던 때였다.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에는 제약이 많았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마이크로프로텍트는 잠재 고객인 ‘한국 교민들이 겪는 불편’에 주목했다. 독일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이 필수이기 때문에 독일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모두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김병곤 마이크로프로텍트 독일법인장은 “이제 막 독일에 와서 익숙하지 않았던 독일의 보험과 병원 시스템이 내게는 첫 번째 ‘불편’이었다. 독일 교민이 4만 명 정도인데 교민 누구나 이러한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하니 아찔했고, 한편으로는 매달 수십만 원의 보험료를 내면서도 언어와 시스템의 문제로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교민들을 보고 이들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프로텍트는 교민들을 위한 ‘병원 무료 통역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쾰른에서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독일 전역에서 서비스 제공하기까지 

 

마이크로프로텍트 독일 법인은 마이프렌드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친구처럼 교민들을 옆에서 돕고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주는 것이 마이크로프로텍트의 첫 독일 사업이었다. 수익을 고려한 사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사회 공헌 활동이었기 때문에 무모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 법인장은 “우리는 스타트업이 성공해야 하는 가장 첫 번째 전략을 쓴 것으로 생각한다. 고객의 니즈를 분석해 파악하고 정확히 이에 부응하는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마이크로프로텍트는 아주 소중한 1년을 보냈다고 자부한다”고 평가했다. 

 

마이프렌드 병원 무료 통역 서비스. 사진=마이프렌드 인 독일 페이스북

쾰른에 처음 지사를 설립했지만, 이러한 목표 설정으로 곧이어 독일 지사를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했다. 한국 교민과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 프랑크푸르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에 굴하지 않고 1년간 최전선에서 교민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독일 교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알아나갔다. 쾰른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전 독일에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피나는 노력의 시간이 있었다. 

 

독일의 불편한 시스템도 마이크로프로텍트에게는 혁신을 꾀하기 좋은 토대였다. “교민들은 어려운 독일어와 느린 독일의 행정 시스템 때문에 보험의 혜택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굵직한 보험사에서 오랜 기간 일한 멤버들로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보험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쉽고 정확하게 고객들이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믿었다.” 김병곤 법인장은 독일의 ‘불편’한 시스템을 한국의 ‘서비스’ 솔루션이 해결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보험 때문에 겪는 불편을 보험의 디지털화를 통해 개선하고, 독일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아 전 독일로 서비스를 성장시켰다. 그 과정에서 독일 보험중개인 면허를 따고, 이제는 한국인 맞춤 보험 상품을 직접 개발하는 다음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중이다. 서울에서 쾰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로. 마이크로프로텍트의 여정을 살펴보면 끊임없는 도전이 보인다. 특히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고객’이 존재하는 곳에서 시장을 발굴하는 안목은 마이크로프로텍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필자 이은서는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향수병에 못 이겨 다시 베를린에 와 살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독일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독일 기업을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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