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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하이볼 바'까지…CJ CGV '비극장' 사업 올인하는 속사정

20년 장기계약으로 영화관 폐점 불가…신사업 늘린 뒤 기타 사업 실적 2배로 성장

2023.07.03(Mon) 14:56:02

[비즈한국] 지주사인 CJ로부터 자금 수혈에 들어간 CGV가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공간 사업자로 나아가겠다는 사업 방향성을 확고히 했다. 임대차 계약 문제로 극장 문을 닫을 수 없는 CGV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상영관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더는 영화만으로 관객을 끌어올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극장 공간을 활용한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CJ CGV가 지난달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CGV는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공간 사업자로 사업 방향을 명확히 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유상증자 조달 자금으로 빚 갚는 CGV, 공간 활용 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 계획

 

지난달 20일 CJ CGV는 이사회를 열고 총 5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CGV 지분 48.50%를 보유한 최대주주 CJ는 CJ CGV의 유상증자에 600억 원을 투입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4500억 원 가치 평가로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CJ CGV 측은 유상증자 자금 5700억 원 중 절반 이상인 3800억 원을 채무상환자금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1000억 원은 시설자금으로 투자하고, 9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매출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며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는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반을 다시 탄탄히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 사업자로 나아간다는 방향성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CGV는 영화상영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상영관 일부를 클라이밍 공간으로 개조하고, 상영관에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제공하는 특별관 사업도 키워왔다. 

 

특화관 정산 매출·위탁 상영관 수수료·사이트 공간 임대료 등을 포함한 CGV의 기타판매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60억 원대로 전체 매출의 11.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1억 원(전체 매출의 10.4%)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관련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자 CGV는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분위기다.

 

CGV는 극장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CGV신촌아트레온에 하이볼 바(Bar) ‘하이, 신촌’(HIGH, SINCHON)을 열었다. 최근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진 트렌드에 맞춰 극장에서도 다양한 하이볼을 즐길 수 있도록 극장 최초로 하이볼 바를 도입한 것이다. CGV 관계자는 “영화 관람 전후에 하이볼을 마시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다. 직접 가서 보니 관객들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CGV는 극장을 찾는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CJ CGV가 상표권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진 ‘모인츠(Moints)’는 CGV가 준비 중인 커뮤니티 사업이다. 

 

CGV 측은 “동일한 취미나 취향을 가진 고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아이템으로 기획 중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신규 사업을 구상 중이다. 극장이라는 공간을 고객이 특별하게 즐기고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CGV가 극장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이달 초 CGV신촌아트레온에서 운영을 시작한 하이볼 바(Bar)의 모습. 사진=CGV 페이스북

 

#임대차 계약에 묶여 폐점 못한 상영관 살리기, ‘공간’에 맞춘 신사업 한계도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실적이 저조한 매장부터 정리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극장업계는 예외다. 계약 기간 20년 이상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다 보니 중도해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폐점하려면 임대차 계약상 남은 기간의 임대료와 원상복구료 등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GV 관계자도 “계약 해지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폐점보다 조금 더 운영하는 게 맞는다는 판단 하에 운영되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CGV는 코로나19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동안에도 사이트(영화관) 개수가 줄지 않았고, 오히려 꾸준히 늘었다. 2018년 CGV 전국 지점 수는 156개(1148개 스크린)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191개(1343개 스크린)로 22% 증가했다. 신규 출점을 계속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었다는 설명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신규 출점은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수요 지역 중심으로만 진행됐다”며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확장 전략은 없다”고 밝혔다. 

 

사이트 증가는 CGV 수익성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점포의 매출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추가 사이트 출점이 이어지면서 계속해서 고정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CGV 측도 “국내 사이트 확장에 따른 고정비 증가, 해외 사업 확장 과정의 투자 부담 등이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CGV가 공간을 활용한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더는 ‘영화’만으로 고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집단 관람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낮아졌고, OTT 시장의 성장, 극장의 콘텐츠 부족, 관람료 인상 등이 맞물리며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빈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영화관의 문을 닫을 수도 없다 보니 CGV에게는 공간을 활용한 사업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 교수는 “업계의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다. 극장 산업의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극장업계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활용한 사업이 극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지만, 이로 인해 수익성이 어느 정도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고 교수는 “보통은 구상하는 사업에 맞는 최적화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클라이밍이라고 하면 그에 맞는 최적화된 공간을 만든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미 만들어진 공간을 다른 용도로 변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목적에 맞게 구상된 공간들에 비해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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