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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물꼬…'정릉 버스차고지' 개발사업이 넘어야 할 문턱

2013년부터 논의됐지만 이전 바라는 주민 반대로 무산…전기차 화재 위험 등 대비해야

2024.01.03(Wed) 16:19:36

[비즈한국]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3600㎡ 규모의 ‘정릉 버스공영차고지’가 10여 년 만에 ​​본격적인 개발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안전성 확보와 주민 동의라는 문턱을 넘어야 해, 실제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정릉 버스공영차고지. 서울시는 이곳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문화·체육시설 복합개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전다현 기자

 

#10년 동안 추진됐지만 무산된 이유

 

버스공영차고지는 소음과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적잖다. 정릉 버스공영차고지 역시 주민 불만이 커 2013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릉 차고지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문화복합시설을 설치할 방안을 세웠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본·실시설계도 진행됐다. 그러나 체육시설을 지어달라는 의견과 차고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 등이 상충하면서 2019년​ 결국 무산됐다.

 

그러다 2020년 5월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개발사업을 다시 시도했다. 성북구는 ‘​정릉버스공영차고지 복합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시비로 타당성 용역 비용도 확보했다. 2021년 10월에는 타당성 조사도 시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나섰다. 2022년 3월 오세훈 시장이 현장을 방문한 이후 차고지 부지 개발을 공약사항으로 정했다. 2023년 6월 서울시는 ‘정릉 공영차고지 문화·체육시설 복합개발 사업’ 주민협의체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3년 6월 서울시는 ‘정릉공영차고지 문화·체육시설 복합개발 사업’ 주민협의체 간담회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주민 대표 8인과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사진=서울특별시

 

서울시는 이 부지 지하에 차고지를, 지상에 문화시설과 주민 요구가 있었던 체육시설을 함께 짓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정릉 공영차고지 문화·체육시설 복합개발 사업은 필수 기반시설이지만 기피시설이기도 한 공영차고지를 주민 친화적 시설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첫 번째 시도”라며 “본 사업이 정릉 지역의 숙원 사업인 점에 공감하며, 소통이 중요한 사업인 만큼 앞으로도 원활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는 시설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부지는 서울시 소유로 시내버스 50대가 이용한다. 서울시는 지하 2층(2149.43㎡)~지상 5층(1만 2571.53㎡) 규모의 복합문화체육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550억 3900만 원으로 지하엔 차고지가, 지상엔 생활체육시설과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정릉공영차고지 문화·체육시설 복합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부지 모습. 사진=서울특별시

 

개발사업의 관할 부서가 바뀐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022년 8월 서울시는 기존 버스정책과가 추진하던 정릉공영차고지 개발사업 주관 부서를 공공개발사업담당관으로 바꿨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발사업은 기존처럼 버스정책과가 아닌 공공개발사업담당관에서 담당한다. 이것부터 특이한 경우다. 원래 차고지 관련한 사안은 버스정책과가 맡았다. 아직 지하에 있는 차고지 사례도 없다. 기존에는 차고지별로 관리 방안이 나왔는데, 이번에 서울시 차고지 전체의 관리 방안을 만든다고 한다. 통합적인 디자인과 관리 방향을 새로 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공개발사업담당관관에서 맡았고, 디자인부터 공간 사용까지 기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제 논의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하화’ 안전문제 우려

 

지난 10여 년간 무산된 정릉공영차고지 개발을 오세훈 시장이 다시 꺼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까지 논의된 서울시의 개발 방안이 그동안 무산된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은 체육시설 건립을 원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체육시설과 문화시설을 함께 만들겠다고 했지만, 차고지 이전을 바라는 주민들도 여전히 많다. 

 

지난 2일 정릉 버스공영차고지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매일 소음도 신경 쓰이고 매연도 걱정된다. 지하화한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겠다. 주변에는 이전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차고지엔 대형 버스뿐 아니라 인화물질을 취급하는 각종 정비시설이 함께 있다. 시설이 지하화되면 화재에 취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전다현 기자


안전성 확보도 관건이다. 차고지의 지화하를 추진하는 건 정릉만은 아니다. 주민기피시설인 탓에 차고지를 지하화하려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차고지는 지하에 두고, 지상엔 주민편의시설을 세워 주민 반대를 완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화재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아직까지 공영차고지가 지하에 위치한 사례는 없다.

 

운수업계에서는 다수의 대형 차량을 지하로 넣는 건 화재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전문가들도 우려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시설, 안전시설 등이 제대로 설치된다면 위험성이 아주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에 전기차들이 증가하면서 화재 위험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특히 지하에서 전기차 화재가 자주 발생했다. 차고지 특성을 고려해 추진돼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역시 “안전을 생각한다면 차고지는 지상에 두는 게 맞다. 주민 반대로 불가피하게 지하에 둔다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안전장치를 충분히 설치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전기차 화재다. 전기 충전소는 지하에 두는 게 좋지 않다. 소방 시설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간담회 이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4년 4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지금으로선 2026년 착공될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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