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휴온스글로벌의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 흡수합병을 놓고 회사와 소액주주 간 전면전이 예고됐다. 오는 7월 3일 열리는 휴온스글로벌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간 자회사(휴온스-휴온스랩) 간 합병에 관한 찬반 결정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휴온스글로벌 주주연대와 회사는 본격적으로 세 규합에 나섰다.
휴온스글로벌 주주연대 운영위원 A씨는 지난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날 회사 측으로부터 주주명부를 공식적으로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주주연대는 확보한 명부를 바탕으로 우편물 발송 등 적극적인 의결권 위임 권유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A씨는 “합병 반대를 이끌어내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휴온스글로벌의 소액주주 6583명은 34.2%의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온라인 소액주주 운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모인 주주연대 지분율은 11.03%다.
주주연대는 최근 사측이 주주 달래기용으로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회사가 주주 환원책이라며 내놓은 방안은 실질적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미미하다”며 “무엇보다 주주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회사가 모든 것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 대표이사 면담을 제안했지만 회사에 유리한 변명만 반복할 것이 뻔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일반주주에게 휴온스글로벌이 교부받게 될 휴온스 합병신주 30%를 현물로 배당하겠다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윤성태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배당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 일반주주는 휴온스글로벌 주식 20주당 휴온스 주식 1주를 배당받게 된다.
오는 임시주총 표 대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3% 룰 적용 방식을 놓고도 회사와 주주 간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대주주 지분을 합산해 3%로 묶을지(합산 3% 룰) 아니면 개별적으로 3%씩 인정할지(개별 3% 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주총 당일 사측이 표결 상황에 따라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꼼수를 부릴 수 있다는 게 주주들의 우려다.
3% 룰은 상장회사가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상법상의 규정이다. 본래 자회사 흡수합병 안건에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정부가 모회사의 자회사 중복상장, 우회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3% 룰을 확대 적용하기로 하는 가이드라인 발표가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주주총회 당일 주주들의 찬반 표결 상황을 회사가 먼저 파악한 뒤, 본인들이 유리하면 개별 3% 룰을 적용하고 불리할 것 같으면 합산으로 바꾸는 식으로 입맛에 맞게 마지막에 결정할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측의 의결권 편법 활용을 경계했다.
휴온스는 지난 5월 18일 이사회를 통해 휴온스랩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중복 투자비용 절감과 외부 비용의 내재화 등 비용 감소와 연구개발 시너지 등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환해 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인 ‘하이디퓨즈’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등 선발주자들이 이 기술을 앞세워 해당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휴온스랩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해 심각한 자본잠식에 빠져 재무적으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한계에 직면한 상태에 있다는 게 휴온스그룹의 평가다. 휴온스그룹 경영진은 이러한 휴온스랩의 핵심 기술을 상업화하고 생존시키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원 조달보다는, 이미 국내외 생산 시설과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주력 사업회사 휴온스와 흡수합병만이 유일하고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휴온스랩이 모회사가 아닌 계열사 휴온스와 합병하는 데 대해 ‘지주사의 핵심 성장동력이 다른 계열사로 헐값에 이전돼 지주사 주주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알짜 자산을 떼어내 휴온스글로벌의 주가 상승은 억누르고 합병 주체인 휴온스의 기업 가치를 띄워, 결과적으로 윤성태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와 경영권 승계를 보다 원활히 하려는 꼼수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보내고 있다. A씨는 “그룹 내부의 승계 등 여러 이슈 때문에 알짜 자회사(휴온스랩)의 가치를 헐값에 넘기고 그 과정에서 대주주의 이익만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자본시장에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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