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치킨 중량표시제 계도 기간 종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치킨 중량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중량 변경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브랜드와 배달앱마다 표시 방식과 위치가 달라 중량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중량표시제는 슈링크플레이션 대응책의 하나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메뉴판과 온라인 주문 화면, 배달앱 등에 조리 전 총중량을 가격과 함께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12월 시행됐으며 올해 6월 30일까지 계도 기간이 적용된다.
비즈한국이 16일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에서 10대 치킨 브랜드의 중량 표시 실태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중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다만 중량 표시 방식과 위치는 브랜드와 배달앱마다 달라 소비자가 주문 과정에서 가격과 중량을 비교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중량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브랜드들도 있었다.
배달의민족은 대체로 메뉴 설명란에서 중량 확인이 가능했다. 다만 일부 브랜드는 가게 메인 화면의 ‘가게정보·원산지’를 클릭하거나, 메뉴 선택 뒤 ‘영양성분 및 알레르기성분 표시 보기’를 클릭해야 별도 페이지에서 중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매장에 따라 메뉴 설명란에 중량을 표시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요기요는 소비자가 주문 화면에서 바로 확인하기보다는 추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식이 많았다. 메뉴 설명란에 중량을 적은 브랜드도 있었지만, 대다수 브랜드는 ‘가게·영양성분·원산지’를 클릭해야 중량을 볼 수 있었다. 일부는 ‘가게·영양성분·원산지’를 클릭해도 브랜드가 별도로 만들어 놓은 페이지를 들어가야 중량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쿠팡이츠는 상당수 브랜드가 링크를 통해 자사 홈페이지에서 중량을 확인하도록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중량 표시가 보이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표시 방식이 엇갈리는 배경에는 명확한 기준의 부재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킨의 중량표시 매뉴얼’에서 배달앱 중량 표시 위치를 배달앱 내 매장별 ‘가게정보’, ‘메뉴정보’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 표시 원칙은 제시하기는 했으나 실제 앱 화면에서 중량을 어디에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부족한 셈이다.
소비자단체에서도 중량 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배달앱 내 중량 정보가 소비자가 치킨 메뉴를 구매·선택하는 과정에서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소비자 친화적 정보 제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혼선이 있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당시 닭의 호수나 그램 수를 명기해야 한다는 안내는 있었지만, 표시 위치나 방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어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회사 자체 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중량 정보를 앱, 혹은 마련된 별도의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더라도 소비자가 주문 과정에서 중량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제도 취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중량을 표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어디서 확인할 수 있게 할지도 함께 정리돼야 한다.
한편 식약처는 “각 업계는 지난해 12월 제공된 매뉴얼에 따라 브랜드 광고 디자인, 메뉴 구성, 원료육 공급 방법 등 자체 상황에 맞게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되지 않은 표시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중량을 확인하는 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제도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 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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