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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양재화물터미널 취득세 중과 취소 소송서 연거푸 패소

중과세율 적용으로 362억 원 등 부과…재판부 “취득 당시 실질적 본점으로 보기 어려워"

2024.04.09(Tue) 18:05:47

[비즈한국]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 계열사인 하림산업이 서울 양재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수하면서 부과받은 취득세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연거푸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도시에 터를 잡은 회사가 5년 내 대도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를 무겁게 매기는데, 하림산업은 부동산 취득 전에 본점을 전북 익산시로 이전하고도 부당하게 취득세 중과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부동산 취득 당시 대도시 사업장이 여전히 하림산업의 실질적 본점 역할을 수행해 중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지주 본사 모습. 사진=하림 홈페이지


 

서울고등법원 제9-1행정부(재판장 김무신)는 지난 28일 하림산업이 서울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 항소를 기각하며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하림산업은 2020년 11월 중과 세율을 적용한 서초구의 부동산 취득세 등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2022년 11월 하림산업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하림산업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 계열사다. 현재 부동산업과 식품첨가물 제조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회사 지분 전체는 하림지주가 보유했다. 법인 등기 상 회사 본점은 설립 당시인 2012년 2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NS쇼핑(옛 농수산홈쇼핑) 사옥에서 2016년 3월 같은 지역 판교우림더블유시티 건물로 옮겼다. 같은 해 4월에는 목적 사업에서 외식 관련 사업을 삭제하고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하면서 본점을 전북 익산시로 또 한 번 옮겼다. 

문제가 된 취득세는 하림산업이 양재화물터미널을 사들이면서 발생했다. 하림산업은 2016년 5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양재화물터미널 부지를 4245억 원에 매입했다. 9만 1083㎡ 규모인 이 부지에는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한동안 하림그룹 숙원사업으로 남겨졌던 이 부지 개발은 지난 2월 서울시 승인을 거쳐 추진이 확정됐다. 일대에는 판매, 주거, 연구개발 시설이 포함된 지하 8층~지상 59층(연면적 147만 5000㎡) 규모 복합물류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쟁점은 양재화물터미널을 매수한 하림산업이 취득세 중과 대상이냐다. 지방세법에 따라 대도시(과밀억제권역)에 법인 또는 사무소 등을 설립·설치·전입한 이후 5년 내 대도시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 중과 대상이 된다. 무분별한 인구 팽창을 막고 환경 보존과 지역 균형 발전을 함께 도모하려는 취지다. 판례에 따라 대도시에 본점을 두던 회사가 대도시 부동산을 취득하기 전에 본점을 지방으로 옮기면 취득세는 중과하지 않는다.

서초구청은 양재화물터미널을 사들인 하림산업에 세금을 중과했다. 하림산업이 대도시에 본점을 설립 또는 이전하고 나서부터 5년이 되지 않아 대도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취지다. 당초 하림산업은 2016년 5월 양재화물터미널 취득가 4525억 4700만 원에 표준세율 4%를 적용해 취득세 181억 원, 지방교육세 18억 원, 농어촌특별세 9억 원 등 208억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서초구는 2019년 4월 중과세율 8%를 적용한 취득세 등과 납부 불성실에 따른 가산세, 부정한 행위로 과소신고한 데 따른 가산세를 함께 내라며 부과 처분을 했다.

이런 세금 중과는 감사원 지적으로 시작됐다. 감사원은 2018년 5월 서초구 감사 과정에서 “하림산업이 이 사건 부동산 취득과 개발 사업을 수행하면서 주요 경영활동에 대한 중추적 의사 결정이 사실상 대도시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졌는데도 본점을 대도시 외에 이전한 것처럼 외관을 작출했고, 매매계약서를 허위 작성해 과세관청에 제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사회 의사록을 허위 작성하는 등 사기나 부정한 행위로 지방세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해 취득세 등을 탈루했다”며 부정신고 가산세 부과 등 시정을 요구했다.

하림산업은 세금 중과가 부당하다며 2020년 11월 취득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양재화물터미널 매수 당시에는 회사가 대도시에 본점이나 사무실을 두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취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하림산업은 서초구가 회사에 부과한 취득세 362억 원 중 198억 원, 지방교육세 54억 원 중 38억 원과 두 세금에 대한 납부불성실 가산세 각각 57억 원, 11억 원의 부과를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취소를 청구한 과세 규모는 총 304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하림산업에 대한 취득세 중과가 정당하다고 봤다. 하림산업이 대도시에 위치한 양재화물터미널 부동산을 매수할 당시 분당 사업장이 여전히 실질적인 본점 기능을 수행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하림산업 임원 활동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부동산투자·개발 추진 및 재무 회계 처리 지역, 본점 이전 이후 대외적으로 사용한 주소지, 직원채용안내문 등을 고려했을 때 본점이 실질적으로 익산에 이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실제 판결문에 따르면 하림산업 대표이사는 양재화물터미널 매매 전후인 2016년 1월부터 7월 중순까지 거의 매일 경기 분당에 있는 NS쇼핑 사옥으로 출근했다. 반면 2016년 5월 회사 신주발행과 부동산담보신탁과 관련해 익산 사업장에서 열린 주요 이사회에는 원격 참석했다. 2016년 5월부터 8월까지 사용된 하림산업 법인카드 이용내역 79건 중 97.4%(금액 대비 98.6%)는 분당과 서울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부동산 취득 당시 실질적으로 원고의 본점이 익산 사업장으로 이전됐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대도시 내에 위치한 분당 사옥 등에서 여전히 원고의 주된 업무 내지 기능·역할이 실질적으로 수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과밀억제권역 내에 본점 또는 사무실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해 취득세 중과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하림산업은 이번 소송에 앞서 2020년 9월 부정 신고 가산세에 대한 부과 처분 취소 소송도 냈다. 회사가 부정한 행위로 납부할 세금을 과소하게 신고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2020년 8월 양재화물터미널 부동산 취득 무렵 하림산업의 본점이 이미 익산 사업장으로 이전됐다는 주장은 배척했지만,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과소 신고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받아들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현재 양 당사자가 모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으로 달리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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