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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 건물주] ② 강북 최대 부촌 상권 '꼼데가르송길'

제일기획빌딩~한강진역 500m 거리…삼성 법인 및 오너 일가가 29채 소유

2020.02.17(Mon) 14:58:06

[비즈한국] 청소년들이 장래희망 1위로 꼽는 ‘건물주’. 최근에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님’, ‘하늘에는 주님, 땅에는 건물주님’, ‘갓(GOD)물주’ 등의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건물주’는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 중에서도 청담동명품거리, 테헤란로, 명동패션거리 같은 서울 주요 상권에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월세를 받는 건물주들은 어떤 사람일까.

 

‘조물주 위 건물주’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강북 최대 부촌 상권인 ‘꼼데가르송길’의 건물주들을 찾아 나섰다. 꼼데가르송길은 일본 패션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가 설립한 아방가르드 명품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2010년 8월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열면서 상권이 발달한 거리다. 제일기획빌딩에서 한강진역까지 500m에 달하며, 최근 골목 안쪽까지 상권이 발달하는 추세다(관련기사 (관련기사 [조물주 위 건물주] ① 신세계가 접수한 '청담동명품거리').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제일기획 사옥에서 한강진역 사이에 발달한 상권 ‘꼼데가르송길’​.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그룹, 건물 29채 보유

 

꼼데가르송길에서 가장 많은 건물을 보유한 건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인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건물까지 포함해 29채에 달한다.

 

2015년 10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삼성 경기를 관람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9채,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과 보안업체인 에스원이 각 5채, 삼성미술관 리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이 4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화재·제일기획이 각 1채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단독주택을 1채씩, 홍라희 전 관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공동명의로 ‘메트리얼빌딩’을 소유한다.

 

2004년 8월 완공된 삼성미술관 리움은 건물 5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홍라희 전 관장이 연구실 및 도서관으로 활용했던 건물과 뮤지엄1·2는 삼성문화재단이, 삼성미술관 리움 주차장 입구 건물과 바로 옆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소유다. 이외에도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의 서편에 위치한 삼성복지재단의 사무실 건물과 이재용 부회장 자택 바로 옆 건물, 그리고 삼성미술관 리움 맞은편 건물 5채를 더 보유하고 있다.

 

오른쪽 검은색 외관 건물은 삼성생명, 중간 회색 건물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소유이며, 골목 안쪽 붉은색 벽돌 건물은 이재용 회장의 자택이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자택과 삼성미술관 리움 뮤지엄2 건물 중간에는 이건희 회장이 이태원동 삼성가족타운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았던 단독주택이 한 채 있는데, 그 앞 건물의 소유주가 에스원이다. 삼성그룹의 보안업체인 에스원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을 에워싼 형태다. 아래쪽에는 에스원이 한남영업소 사무실로 쓰는 회색 건물이 있는데, 삼성전자가 1999년 7월 신축해 21년째 소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건물은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삼성미술관 리움 방면으로 올라가는 골목길 초입 우측 방면에 위치한 검은색 빌딩이다. 꼼데가르송길에서 가장 독특한 외형을 지닌 건물로 꼽히는 이 건물은 2012년 7월 완공됐으며, 삼성생명이 ‘르베이지빌딩’이라 이름 붙인 것으로 확인된다.

 

‘꼼데가르송길’의 시초가 된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건물의 소유주는 삼성물산으로, 2000년 9월 완공됐다. 매장 바로 뒤편에는 50m 정도의 짧은 골목길이 있는데, 골목길 안쪽 두 번째 건물인 붉은색 벽돌의 단독주택 소유주가 삼성화재로 확인됐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주택은 1987년 11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322.25㎡, 97.48평)로 지어졌으며, 삼성화재가 1994년 4월 매입했다. 아직까지 건물의 용도가 ‘주택’인 점으로 미뤄 삼성화재가 임대사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공동 소유한 메트리얼빌딩(맨 왼쪽). 오른쪽 건물 3채는 삼성물산이 소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띠어리’​, ‘​구호’,​ ‘​준제이’​ 매장이 입점해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꼼데가르송길’ 중심에는 패션 브랜드 ‘띠어리’, ‘구호’, ‘준제이’ 매장이 연달아 있는데, 이 건물 3채의 소유주도 삼성물산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구호’ 매장 건물인 제일기획별관을 2016년 2월 제일기획으로부터 256억 2500만 원, ‘띠어리’ 매장 건물인 명보빌딩을 2017년 4월 김 아무개 씨로부터 149억 9500만 원에 매입했다.

 

제일기획에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흡수합병되기 이전인 2013년 9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이 소유하던 토지 4필지와 건물 1채를 333억 7458만여 원에 매입했는데,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이 있던 자리에는 ‘비이커’ 매장을, 다른 한 곳에는 컨테이너박스 형태의 단층 건물을 지어 ‘준제이’ 매장으로 열었다.

 

‘띠어리’ 매장 바로 옆에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매장이 있는데, 메트리얼빌딩이라는 이름의 이 건물의 소유주는 홍라희 전 관장과 이서현 이사장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2년 2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건물연면적 3255.62㎡, 984.83평)의 메트리얼빌딩을 공동명의로 50억 원에 매입했으며, 지분은 2분의 1씩이다. 특히 두 사람은 ‘한남동73916’이라는 이름의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후 임대사업을 운영하며,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에 지상 3층부터 지상 5층까지 사무실을 임대했다.

 

#연예인 건물주는?

 

지난달 연예인 커플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꼼데가르송길’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472.63㎡, 142.97평)의 건물을 58억 2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효리 씨가 100분의 69, 이상순 씨가 100분의 31 지분을 나눠가졌다.

 

이상순 씨는 건물을 매입한 지 한 달 만에 농협에서 채권최고액 12억 2400만 원(실제 대출액 12억 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았고, 이 날 법원에 소유권이 이전된 사실을 접수한 점으로 미뤄 46억 2000만 원은 현금, 12억 원은 대출로 충당해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효리·이상순 부부 이외에도 ‘꼼데가르송길’에 건물을 소유한 연예인이 많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하차한 가수 윤종신 씨가 2015년 4월 제일기획 인근 건물을 15억 1500만 원에 매입한 후 ‘월간 윤종신’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인근 대로변에는 현대자동차 매장이 있는데, 이 건물의 소유주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차범근·차두리 부자다. 두 사람은 2004년 10월 공동명의로 이 건물을 매입해 16년째 소유하고 있다.

 


가수 싸이가 부인과 공동 명의로 소유한 건물.  사진=고성준 기자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케이팝(K-POP) 붐을 일으킨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는 ‘구호’ 매장 건너편 건물을 2012년 2월 부인과 공동명의로 78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당시 두 사람의 지분은 2분의 1로 동일했으나, 싸이가 2014년 10월 부인 지분의 10분의 3을 24억 8500만 원에 추가 매입하면서 싸이가 20분의 13, 부인이 20분의 7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 건물의 지상 3~5층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수입차 폭스바겐 매장 건물 소유주는 대한민국 원조 꽃미남 배우 장동건 씨다. 그는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연면적 1466.4㎡, 443.59평)의 이 건물을 2011년 6월 126억 원에 매입해 9년째 소유하고 있다.

 

배우 장동건 씨가 보유한 건물.  사진=고성준 기자

 

#기업인 건물주는?

 

과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해 큰 화제를 모았던 배석두 세코그룹 회장의 장남 배기욱 현 세코그룹 전무이사가 폭스바겐 매장 바로 옆 건물을 2003년 6월부터 모친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그가 이 건물의 2분의 1 지분을 매입할 당시 만 22세의 대학생이었던 점으로 미뤄 부모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 건물에는 커피 브랜드 ‘코코브루니’ 매장이 운영 중이다.

 

그 옆에는 건물 2채의 외형이 ​똑같은 ‘쌍둥이빌딩’이 있는데, ‘신선설농탕’으로 유명한 쿠드의 오청 대표가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오 대표는 2016년 1월과 6월 건물이 완공된 직후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내세워 신한은행에서 채권최고액 178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오청 쿠드 대표가 소유한 쌍둥이빌딩.  사진=고성준 기자

 

호텔신라, 웨스틴조선호텔,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디에프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던 성영목 씨도 ‘꼼데가르송길’에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483.46㎡, 146.25평) 빌딩을 2016년 12월 63억 원에 매입했으며, 2018년 6월 건물 전체를 CJ제일제당에 임대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전세 존속 기간은 2027년 5월까지 만 9년이며, 전세금(보증금)은 1억 원이다. 월세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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