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가 ‘불장’을 이어가면서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투자자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증시 투자 대기자금의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250조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자 은행에 있던 자금이 다른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고, 증시에 들어가기 위한 자금도 급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 내세웠던 ‘코스피 5000’을 훌쩍 넘어선 흐름에 시장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향후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인 지난해 5월 29일 “경제는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을 먹고살지만, 보수 정부 동안 시장은 불공정했다”며 “1400만 개미, 5200만 국민과 함께 ‘코스피 5000’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대로 된 산업정책은 전무해 주가는 오르지 않았고 미국 증시로 탈출하기 바빴다. 유능한 민주당 정부가 산업구조의 대대적 개편으로 공정한 시장 질서를 수립하겠다”며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옭아맸던 주식시장에 ‘코스피 5000’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코스피 5000’ 공약은 다른 당으로부터 허무맹랑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2700선에 머물렀던 코스피지수는 2025년 10월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하더니 올해 1월에는 이 대통령의 공약인 5000선 고지를 밟았다. 코스피지수 질주는 이후에도 계속돼 한 달 뒤인 2월에는 6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5월 6일에는 7000선을, 15일에는 8000선마저 돌파했다. 1000선에서 2000선까지 18년 4개월, 다시 3000선까지는 13년 6개월이 추가로 걸렸던 것과 확연하게 비교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코스피 질주가 거침없이 이어지자 뒤늦게라도 증시에 뛰어들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1.3회로, 2016년 2분기 당시 21.6회 이래 1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과 당좌예금 등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계좌에 들어 있는 자금을 의미한다. 대부분 결제 목적이나 투자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보관하는 대기성 단기 자금이다.
이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인출 금액을 예금 평균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계좌주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1분기 17.5회에서 2분기에는 17.1회로 하락했으나, 코스피지수 질주가 시작된 3분기에 18.7회로 오르더니 4분기에는 19.6회까지 늘어났다. 이후에도 코스피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되자 올해 1분기에는 20회마저 넘어선 것이다.
실제로 자금의 증시 이동 흐름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 심리가 커지면서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25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8일 투자자예탁금은 135조 2991억 원, CMA 잔고는 116조 6655억 원으로, 두 자금의 합은 251조 9646억 원에 달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두 자금의 합이 250조 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증시 대기자금은 지난해 말 188조 1683억 원이었으나 올해 1월 26일 200조 3358억 원으로 2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250조 원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30% 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이러한 증시 대기자금의 상승세는 주식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주도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87조 3986억 원이었으나 올해 1월 27일에 100조 2826억 원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고, 5월 6일에는 130조 7433억 원으로 130조 원도 돌파했다. 시중 유동성이 증시 호황 속에 은행 예금에서 증권사 통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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