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생활용품 업계가 초저가 생리대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 문제를 언급한 이후 업계에서는 초저가 생리대 상품군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가격이 저렴한 만큼 품질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초저가 생리대는 보통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자가 직접 다이소, 홈플러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100원대 생리대’를 구매해 가격과 전성분을 비교해봤다.
#초저가 생리대, 표지층·흡수층 성분에 차이
최근 홈플러스, 다이소, 세븐일레븐에서 내놓은 저가 생리대는 중형을 기준으로 각각 1180원(12개), 1000원(10개), 2900원(16개)이다. 개당 가격은 98원, 100원, 181원으로 100원 안팎이다.
이는 유한킴벌리,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생리대 업체 3사의 대표 상품과 비교하면 개당 최대 300원가량 저렴하다. 다만 생리대는 정가를 높게 책정한 뒤 1+1이나 묶음 할인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체감 가격은 다를 수 있다.
기자가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전성분을 확인한 결과, 저가 제품 3종 모두 기본적인 소재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회용 생리대의 구조를 표지층, 흡수층, 방수층으로 구분하고 사용할 수 있는 원료를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표지층은 생리혈이 생리대 내부로 통과하도록 돕고, 흡수층은 이를 머금는 역할을 한다. 방수층은 흡수된 생리혈이 밖으로 새는 것을 막는다.
다만 세부 소재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표지층의 경우, 저가 제품 3종은 모두 표지층에 복합섬유 부직포를 사용했다. 폴리프로필렌 같은 열가소성 고분자 섬유를 얽은 뒤 뜨거운 바람을 가해 결합시킨 소재다. 반면 기존 제품들은 순면을 사용해 촉감과 통기성을 높였다.
흡수층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다이소와 세븐일레븐 제품은 흡수지와 면상펄프 등 일반 생리대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를 쓴 반면, 홈플러스 제품의 경우 흡수체 성분으로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을 사용했다. 다이소의 ‘퓨어 깨끗한 생리대’가 SAP FREE를 표기해둔 것과 대조적이다.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은 대표적인 SAP(고분자흡수체) 중 하나로, 흡수력을 높이는 데 널리 쓰이는 소재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피부 자극 가능성이나 환경 부담을 이유로 사용을 꺼린다. 국내에는 SAP 함량 허용치 기준이 없어 소비자가 제품별 사용량을 확인하기 어렵다. 플라스틱계 고분자 소재인 만큼 폐기 이후 분해와 환경 부담을 둘러싼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다만 저가 제품이라고 해서 안전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와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가격과 관계없이 동일한 의약외품 기준을 적용받는다.
#가격뿐 아니라 ‘안전성’ 설득이 관건
생리대는 대표적인 여성 필수품으로 생활물가 부담과 직결된다. 특히 취약계층 여성들에게는 생리대 가격이 적지 않게 부담된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소득층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바우처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과도하게 비싸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업계가 판매가에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만으로 제품을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017년 일부 생리대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가 제품을 두고 싼 만큼 품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업계는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이 곧 품질 우려로 이어지지 않도록 성분과 제조 기준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초저가 상품이라도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생리대인 만큼 식약처 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제품 포장에도 주요 구성 성분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통사와 제조사는 가격 부담을 낮춘 실속형 제품을 늘리되,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세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최근 가격 부담은 낮추면서도 기본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유통 채널 특성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실속형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 역시 “회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객 만족을 위한 고민 끝에 초저가 생리대를 판매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상품 선택지를 확대하고 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핫클릭]
·
[팬덤, 피 땀 눈물] ③ 음료 10잔 사면 콘서트 응모권 1장, 수백만 원 써도 '별 따기'
·
"5000원에 가성비 최고" 다이소 뷰티, '엄빠들'도 찾는다
·
[현장] "기존 민원은 야근으로…" 고유가지원금·선거로 주민센터 '허덕'
·
KB·신한·우리금융, SEC 공시 파장에 공동 해명 나선 까닭
·
치매예방약 시장, '콜린' 퇴출 위기에 '은행잎 추출물' 뜨나
·
"삼전처럼" 다른 대기업 노조로 번지는 '성과급' 투쟁





















![[세포치료제 상업화 전쟁] ④ 작은 '플라스틱 백'이 혁신 발목 잡는다](/images/common/side0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