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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 신차 사자마자 배터리 방전 …업체는 ‘모르쇠’

시동 꺼도 내비 화면 안 꺼져 …정당한 고객 요구에 ‘떼쟁이’ 몰아

2016.12.23(Fri) 16:10:33

르노삼성 SM6. 사진=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SM6(에스엠식스)가 연간 목표 5만 대 조기 판매 달성, 중형세단 자가용 판매 1위 등으로 올해 최고의 히트차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승도 하지 않은 신차의 배터리가 방전된 사례가 접수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고객센터 응대 서비스의 불만 등의 이유로 신차 무상 교환 및 환불을 요청하고 있으나, 르노삼성 측은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라서 무상 수리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주장을 ‘비즈한국’이 직접 들어봤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고 김 아무개 씨(44)는 15년 동안 타고 다녔던 중고차를 처분하고 신차를 구매하기 위해 르노삼성 용인구성점을 찾았다. SM6의 안전성과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었던 그는 그날 계약까지 체결했다. 

 

신차 인수는 10일 후에 이뤄졌다. 바쁜 업무로 인해 그의 아내가 인수증에 서명하고 신차를 인수했다. 퇴근 후에야 신차를 마주한 그는 차량 점검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계기판의 배터리 표시에 불이 들어온 것이다. 믿기지 않았지만 잠시 시동을 켜두면 배터리가 충전될 것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30여 분간의 차량 점검을 마치고 나서 다시 한 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시동을 껐음에도 불구하고 옵션으로 장착한 에스링크(S-Link: 네이게이션, 멀티미디어 등의 기능을 갖춘 세로형 정전식 터치스크린)의 전원이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시동을 켰다 꺼보고, 차량 문도 열었다 잠궈 봤지만 에스링크​의 전원은 도무지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시간 30분 후에도 에스링크의 전원이 꺼지지 않자 김 씨는 영업소 판매사원을 불러 신차를 수리센터에 보내야 했다. 


시승조차 하지 않은 르노삼성 SM6 신차의 배터리가 방전돼 차량 인수자와 르노삼성 간의 의견 다툼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제보자 김 씨의 SM6로 서비스센터에 맡기기 전 촬영한 것이다.

 

나흘 뒤 배터리와 에스링크의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시승조차 하지 않은 차의 배터리를 교체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수리를 거부했다. 신차의 내부 결함에 따른 배터리 방전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는 르노삼성 고객센터에 연락해 신차 교체 및 계약 취소를 요구했다. 

 

하지만 3일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상담원은 매번 ‘담당 책임자가 곧 연락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수리센터에 차량을 맡긴 지 일주일 후에야 계약을 체결한 영업소 지점장과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이튿날 고객센터의 한 아무개 부장과도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입장은 같았다. 확인 과정이 길어져 연락이 늦었던 것이고, 고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나 치명적 결함이 아니므로 신차 교환 및 계약 취소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용인구성점 지점장은 “르노삼성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대한 완벽하게 수리해주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는 안 되는 것이지만, 2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김 씨에게 무상 수리로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제시했다. 차량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신차 교환 및 계약 취소가 불가하다는 르노삼성 측의 주장에 대해 김 씨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씨는 “타보지도 않은 차를 수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바꿔주거나 환불해 달라”고 르노삼성 측에 계속 요구했다. 

 

김 씨의 차는 시동을 껐음에도 불구하고 옵션으로 장착한 에스링크(S-Link: 네이게이션, 멀티미디어 등의 기능을 갖춘 세로형 정전식 터치스크린)의 전원이 꺼지지 않았다. 사진=르노삼성 제공


신차가 인수된 지 15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르노삼성과 김 씨의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측은 ‘비즈한국’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의견을 굽힐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각각 확인했다. 김 씨는 “중고차를 구매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처음 고객센터에 연락했을 때만 해도 무상 수리로 협상하려 했다. 그러나 고객센터에 접수된 지 4일이 지난 뒤에야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르노삼성의 무대응에 몹시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작은 수리 하나로 생떼 쓰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며 “차량 출고부터 인도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세 번의 사전 점검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제대로 점검을 했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영업점 시승차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으며, 법률상 보상해줄 수 있는 무상 수리 지원을 하겠다고 해도 김 씨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정상 출고된 점으로 미뤄보면 사전 점검 시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제대로 점검이 이뤄졌는지는 공장에 요청해 출고장을 받아보겠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공정거래고시 내용에 따르면 한 달에 2회 이상 차량 운행이 불가할 정도의 결함이 발견될 때에만 신차 교환 및 계약 취소는 가능하다”면서 “김 씨의 차량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내부 결함이 아닌 단순 부품 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상 수리밖에 지원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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