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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형만 한 아우 있다?’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

‘진공청소기’ 그랜저에 맞서는 기아차의 고군분투

2016.11.30(Wed) 14:25:29

11월 29일 기아자동차는 올 뉴 K7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기아차 김창식 부사장(사진 왼쪽)과 배우 공유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가 출시(11월 22일) 전 사전예약에서 3주간 2만 7000여 대의 역대 최다 기록을 쓰는 등 중형 및 준대형 자동차 시장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동생뻘인 기아자동차가 준대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1월 29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출시 및 시승행사는 김영란법을 의식해 비교적 소박하게 진행된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K7 하이브리드의 광고모델인 배우 공유가 예고 없이 등장해 인사말을 하고 들어간 것이다. 미처 준비가 안 되어 있던 사진기자들이 대거 무대 앞으로 허겁지겁 뛰어가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다만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대부분 남자들이다 보니 팬미팅에서처럼 하이톤의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본행사에서는 기아차 김창식 부사장, 박기출 준대형 PM(프로젝트 매니저), 서보원 국내영업실장 이사가 차례로 나와 준대형 시장에 대한 기아차의 의지, K7 하이브리드의 기술적 특징, 가격전략 및 예상 판매량 등의 마케팅 전략을 설명했다.

 

#K7 시리즈, 기아차 역대 최고 실적 견인?

 

기아차는 그랜저 출시 하루 전인 11월 21일 가격 대비 옵션이 많이 추가된 ‘올 뉴 K7 리미티드’ 에디션을 5000대 한정판으로 출시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서보원 국내영업실장 이사는 “K7 리미티드 에디션은 지난 6영업일간 1512대가 계약되며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정판 5000대는 12월 중순쯤에 완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7 하이브리드의 목표 판매량과 관련해 서 이사는 “올해 잔여 한 달간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연간 6000대 이상을 판매해 전체 K7 판매량의 약 14%를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소 월 500대 이상은 팔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김창식 부사장은 “올해 1월 26일 첫 선을 보인 올 뉴 K7은 어제까지 4만 5499대를 판매했고, 준대형 시장 점유율도 4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K7의 판매비중은 2.4 가솔린 45%, 3.3 가솔린 22%, 2.2 디젤 15%다. 올해는 신차 효과로 월 4000대 이상 팔았지만, 내년에도 월 3500대 이상은 팔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 부사장은 “기아차는 올해 전 차종의 고른 판매와 K7, 니로 등의 신차 판매 호조로 창사 이래 최대실적인 내수 판매 53만 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올 뉴 K7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은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이지만, 이에 대한 운전자의 선호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운전의 재미도 묻어버리는 정숙함

 

2인 1조로 이뤄진 기자단 시승은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남양주 화도읍의 동화컬처빌리까지의 왕복 구간에서 이뤄졌다(편도 46km). 김영란법 이후 매뉴얼에 충실하기로 했는지, 전에 없던 안전운전 서약서에 서명해야 했다. 코스맵(course map)에는 소방서, 병원, 경찰서의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신차 품질은 글로벌 수준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K7 하이브리드는 시승 내내 극도의 정숙함과 부드러움을 보여주었다. 물론 다이내믹을 추구하는 입맛 까다로운 전문가 집단인 기자단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는 극소수의 마니아급 소비자에 속하지만, 부드러움과 정숙성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전기로 작동되는 모터와 가솔린으로 작동되는 엔진이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카인 만큼 시동버튼을 누르면 엔진음 대신 전자음과 함께 계기판에 ‘레디(ready)’라는 글자가 나타난다. 정숙함에 비중을 둔 세팅 때문인지 주행 중 언제 시동이 걸리고 언제 시동이 꺼지는지 전혀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두고 곡선 램프를 과도한 속도로 진입해 보았다. 속도가 충분히 줄었다고 생각됐을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오버스티어(후미가 슬립하는 현상)가 일어났다. 연비를 위해 저항이 작은 타이어를 장착해 접지력이 일반 세단에 비해 떨어져 보인다. 하이브리드카를 몰면서 극한의 코너링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지만 결과는 일단 그렇다.  

 

모터, 컨버터, 인버터 등으로 인해 엔진룸 무게가 늘었지만, 하이브리드카에서 엔진 다음으로 무거운 부품인 배터리가 트렁크 바닥에 들어가 있어 앞뒤 무게 밸런스가 내연기관 기반의 순수 전륜구동 차량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가솔린 2.4 모델에 비해서는 120~130kg가 무겁기 때문에 ‘다이내믹’이라고 표현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2.4 세타2 엔진과 38kW 출력의 모터의 가속성능은 나무랄 데 없었다. 정숙함 덕에 속도감을 느끼지 못한 사이 속도계의 백 단위가 두 번째 숫자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그랜저를 넘어설 K7만의 매력은 뭔가

 

K7 하이브리드는 ‘올 뉴 K7’의 편의장비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에 준대형에 걸맞은 품격을 보여준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원성을 샀던 에어백도 화끈하게 어드밴스드 에어백(운전석 및 조수석)을 적용했다. 운전석 무릎 에어백까지 있다. 구형 모델 대비 출력이 8.6% 강화된 모터와 23% 증대된 용량의 배터리 덕에 연비는 ‘국산 동급 최고’라고 하는 16.2km/l이다. 그 외에 현대차가 고급 모델에 적용하는 각종 기능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러나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긴급 보조 제동 시스템 등 있으면 요긴하게 쓰이는 첨단 기능은 각각 80만 원(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100만 원(헤드업 디스플레이), 190만 원(긴급 보조 제동 시스템 포함 세이프티 팩)을 추가로 지급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구매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건 그냥 홍보용에 가깝다.

 

올해 K7이 좋은 성적표를 보여주었지만, 도전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강한 경쟁자인 그랜저가 있기 때문이다. K7이 그랜저에 비해 10개월 먼저 개발되어 올해는 기아차의 사상 최고 내수 판매를 견인하긴 했지만, 이는 이례적인 경우다. 

 

대개 동일한 플랫폼을 적용한 이란성 쌍둥이차는 현대차가 먼저 출시한 뒤 기아차가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K7이 올해는 선제적인 출시로 현대차에 앞섰지만, 이제 현대차도 곧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것이다. 그랜저를 뛰어넘을 만한 K7만의 고유한 가치와 매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기아차의 숙제로 남았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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