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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회·결과 함께 나눠야"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 개최

일요신문·동반성장연구소 공동 주최…신 정부 정책 과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 논의​

2025.07.09(Wed) 15:21:50

[비즈한국]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국내 경제·경영 분야 주요 인사들이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경제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일요신문과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가 공동 주최한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가 7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 누리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협력적 경쟁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데에 집중했다. 

 

일요신문과 동반성장연구소가 공동주최한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 열리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신 정부의 정책 과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진단하고 동반성장과 창업 등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동반 성장은 함께 성장하고 그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자는 사회 철학이다. 학계·산업계 리더들은 미중 패권 경쟁, 인공지능(AI) 혁명 등 세계 경제 질서가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혁신을 촉진하고 동반 성장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 경제 진단 및 전망에 나선 오전 1부 주제발표와 기업가, 청년 사업가 등이 참여한 오후 2부 토의, 네트워킹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주제 ‘한국 경제의 전망과 과제’는 정부 회의에 참석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대신해 남창우 KDI 연구부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다음으로는 박종규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이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이후 종합 토론에선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상·통계학부 교수가 발언했다.  

 

이날 컨퍼런스 현장에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기조강연을 맡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동반성장이 ‘분배’보다 ‘성장’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경제학자이자 전직 국무총리인 정 이사장은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정 이사장은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경쟁이 공정하며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며 “경제가 성장해야 나눌 것이 생기고, 성장에는 기업의 혁신이 필수다. 혁신이란 기술, 상품, 서비스를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개발하고 수용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한국은 내수 시장이 좁지만 무역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모방, 수용해 혁신을 이룬 나라로 평가된다. 반면 기술, 인적 자본, 제도 유연성의 한계로 혁신의 기반이 약하고 제한적인 자본 규모, 대기업 집중 등으로 저성장·양극화를 겪고 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정작 첨단 핵심 기술 확보는 미흡하다”며 “단기적 성과가 가능한 개발(Development)에 치중해 근원적인 연구(Research)는 부족한 현재의 방향을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정보기술(IT)과 같은 단주기 기술뿐만 아니라 바이오 같은 장주기 기술 개발에 힘쓰고,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적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창우 연구부원장은 KDI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향후 방향성을 논의했다. 기술력 증대 속도 둔화, 원활한 자원 배분 효율성을 가로 막고 있는 정책 금융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2040년대에 사실상 0%의 잠재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남 연구부원장은 “경제 성장이 사회 안정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성장을 끌고 올라가야 빈곤 계층의 비중 축소, 고소득층 비중 확대 등 분배 지표가 나아진다. 이는 곧 정부의 재정 지출은 줄이고 세금 등 버틸 여력은 더욱 커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고용을 책임지고 있지만 실제 창출하고 있는 부가가치는 낮아 생산성이 떨어진다. 중소기업들이 적당하게 현상유지하며 성장하지 않는 현상을 두고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 연구부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동 생산성의 양극화를 줄이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비해 높은 1년간 노동 시간 총량을 적절하게 배분해 시간당 노동 생산성을 효율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박종규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거시경제, 재정정책 전문가 박종규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현재는 ‘임금 없는 정체’ 시기로, 정책을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20년 내에 국내 기업이 얻는 이자 소득이 가계가 얻는 이자 소득을 역전하는 때가 올 것 같다. 한편으로 가계는 저축한 돈을 기업이 아닌 아파트에 쓴다. 중소기업은 단기 순이익의 7배가 넘는 이익 잉여금을 자꾸 이월시키고 있는데 정작 필요할 때 금융기관에서부터 돈을 빌리기 어렵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구조 속에서는 우리 경제가 100%의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장래성 있는 기업을 책임지고 지원해주는 은행 등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정 이사장과 조태권 화요 회장,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가 동반성장과 창업가 정신에 대해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간다. 화요를 설립한 조 회장은 대우그룹에서 방위산업을 수출하는 일을 하다 1988년 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도자기 회사인 광주요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식당 가온을 시작으로 외식 산업에 뛰어들었고, 2003년부터 주류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 현장. 사진=박정훈 기자


동반성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한 공정경제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현황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기부의 위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실태조사를 맡을 연구용역 기관을 모집 중이다. 동반위는 실태조사를 7월 초 시작해 이르면 올해 11월 마무리하고 관련 내용을 중기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김원양 일요신문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완화하는 방법은 분배가 아닌 성장이다. 단순히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 계 각층의 고른 성장만이 이 시대의 모든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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