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매 욕구를 느낀 첫 번째 폴더블폰.” 삼성전자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은 전작 대비 두께를 26% 줄이며, 약점으로 꼽히던 ‘두꺼운 몸통’과 작별했다. 시리즈 초기작(2019년 갤럭시 폴드)과 비교하면 절반(48%) 수준이다. 디자인과 내구성, 이전 모델과의 차별성 등에 대한 글로벌 IT 매체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가격 인상도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폴드7은 전작보다 약 15만 원 오른 금액에 출시된다. 미국에선 100달러 인상으로 출고가가 2000달러에 육박해, 가격 부담을 두고 다소 신중한 반응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5’를 열고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대화면 폴더블폰 폴드7을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은 삼성이 도달한 혁신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 제품들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바(Bar) 타입 스마트폰 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가운데 삼성은 갤럭시 AI와 2억 화소 카메라, 11% 넓어진 디스플레이 등을 갖추고도 무게를 24g 줄인 폴드7으로 응수했다. 플립7 역시 작고 사용하기 편리한 폴더블 폰의 특성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신작이 전작들의 교체 수요는 물론, 아직 폴더블폰을 경험하지 못한 이용자들의 진입을 유도할 수 있을까. 갤럭시 Z7 시리즈를 선택해야 할 이유 세 가지와 여전히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 두 가지를 짚어봤다.

#‘손목 통증 잊도록’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넓어졌다
화면을 가로로 접는 폴드7은 접었을 때 두께 8.9mm, 펼쳤을 때 4.2mm로 전작보다 대폭 줄었다. 폴드6에서 각각 3.2mm, 1.4mm 얇아졌다. 무게도 215g으로 24g 감소해 역대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가볍고 얇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 아너의 ‘매직 V5’는 접었을 때 8.8mm, 펼쳤을 때 4.1mm로 삼성보다 얇은 두께를 자랑하지만, 중국 시장에만 출시됐다는 점이나 사양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무게는 일반 스마트폰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보다 가볍다.
여기에 화면은 더욱 커졌다. 외부 디스플레이는 21:9 화면비로 넓어져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6.5인치 화면을 제공한다. 기기를 펼치면 구글 픽셀 9 프로 폴드와 유사한 8인치 화면이 나타난다. 전작 7.6인치에서 커진 규모다. 무게와 두께는 폴더블폰의 주요 진입장벽이다. 슬림화와 경량화는 폴더블폰 사용성 개선에 핵심적인 요소인데, 이번 제품이 격차를 크게 좁히며 대중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플립7은 상대적으로 변화폭이 적다. 접었을 때 13.7mm, 펼쳤을 때 6.5mm 두께의 설계를 구현했다. 접었을 때 두께는 전작(14.9mm)보다 1.2mm 얇은 수준이다. 무게는 188g으로 플립6(187g)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플립7이 시리즈 사상 가장 넓은 커버 스크린과 가장 얇은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했다고 밝혔다. 4.1인 플렉스윈도우에는 1.25mm 초슬림 베젤이 적용돼 화면이 카메라 렌즈를 제외한 커버 전체를 가득 채운다. 기기를 펼치지 않고도 일정 확인이나 문자 회신 등 기본적인 작업과 다양한 AI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기존의 Z 플립 라인업은 현대적인 폴더블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채 향수를 자극하는 데만 급급한 느낌이었지만 플립7은 시리즈 중 최초로 작고, 편리한 폴더블폰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구현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접히는 화면의 숙제와 진화
폴더블폰은 접히는 디스플레이와 힌지의 구조상 한계를 안고 있다. 접히는 화면이 쉽게 긁히거나 주름이 생길 수 있고 힌지에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기 쉽다는 우려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방수·방진 기능에 한계가 있고 수비비용 부담도 신규 유입을 막는 장벽이다.
삼성은 기기의 경량화에도 불구하고 내구성이 더욱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폴드7에는 외부 충격을 균일하게 분산하는 ‘아머 플렉스힌지’가 적용됐다. 힌지를 보호하는 프레임에는 강화된 아머 알루미늄이 접목됐다. 티타늄 프레임과 50% 두꺼워진 초박막 유리를 도입해 내구성을 개선한 점이 돋보인다.
플립7은 ‘아머플렉스 힌지’와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2를 도입했다.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2는 유리에 세라믹 크리스탈을 내장해 강화하는 방식으로,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 적용된 ‘세라믹 실드’와 유사하다.
IP48 등급의 방진 및 방수 기능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삼성은 내부 디자인을 개선하여 액체로부터 더욱 강력한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실시간 AI 기능 강화, 폴드7은 ‘울트라급’ 카메라로
노태문 사장은 “두 제품은 변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하드웨어, 세계를 ‘행동’으로 번역하는 AI, 사용자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카메라를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Z7 시리즈에는 AI 기능 보안이 강화된 One UI 8 정식 버전이 최초로 탑재됐고 삼성의 ‘갤럭시 AI’와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가 통합 적용됐다. ‘라이브 화면 공유’ 기능으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제미나이(Gemini)와 음성대화를 나누고, 상황에 맞게 다양한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플립7의 경우 휴대폰을 열지 않고도 커버 화면 챗봇과 대화하고 화면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의 라이브와 비디오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제미나이 라이브 카메라를 켜고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을 소재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식이다.
카메라 성능은 폴드7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갤럭시 S25 울트라와 S25 엣지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를 장착했다. 고해상도 센서를 기반으로, 디테일 표현은 물론 저조도 환경에서도 AI가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영상 편집 기능도 강화됐다. 촬영 후 배경 소음을 줄여주는 ‘오디오 지우개’, 불필요한 인물을 제거하는 ‘AI 지우개’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1년 만에 100달러 상승
단점은 가격이다. 갤럭시Z 플립7 가격은 12GB 메모리 기준 △256GB 148만 5000원 △512GB 164만 3400원 등이다. 갤럭시Z 폴더7은 12GB 메모리 기준 △256GB 237만 9300원 △512GB 253만 7700원 △16GB 메모리 탑재 1TB 모델 293만 3700원 등이다.
플립7은 가격을 동결했지만 폴드7은 전작 대비 약 100달러, 15만 원가량 인상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1899~2199달러, 유럽은 2000유로 전후로 책정될 전망이다. 기능과 디자인은 한층 개선됐지만 한번에 10만 원 넘게 오른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2000달러부터 시작하는 폴드7의 가격은 여전히 매우 비싸다”고 말했다.

플립7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한 것과 관련해 성능에 대한 관심도 이어진다. 엑시노스 칩셋은 같은 세대의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에 비해 성능이나 발열, 전력 효율 면에서 다소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 사장은 언팩 직후 열린 현지 기자회견에서 “엑시노스는 제품 특성에 따라 가장 접합한 성능과 품질을 갖췄다고 판단돼 채택한 것”이라며 “AP와 메모리 모두 멀티소스 전략을 유지하며 경쟁력 있는 조합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쉬운 S펜 ‘공백’
사라진 ‘S펜’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폴드7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S펜 지원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S펜 사용 비중이 낮다는 내부 데이터를 근거로, 이번 신제품에서 전용 디지타이저 레이어를 제거했다. 이를 통해 기기 두께를 줄이고 휴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장기 사용자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S펜 관련 기능은 그간 뚜렷한 발전 없이 정체됐고, 갤럭시 S 울트라 시리즈에서도 전용 S펜 수납 슬롯이 빠진 바 있다. 오랜 폴드 시리즈 이용자들에게는 더 이상 S펜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체감되는 ‘다운그레이드’ 요소일 수 있다.
새 제품들은 이달 25일부터 전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15∼21일 진행한다. 이 밖에 폴더블폰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사양을 낮춘 보급형 제품인 ‘Z 플립7 FE(팬 에디션)’도 함께 내놓았다. 플립6를 빼닮은 제품은 온라인 채널에서 119만9000원에 판매된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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