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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엔 무난, 전시엔 불안" 항공전문가들이 본 롯데월드타워

전시엔 군용기들이 대량으로 신속하게 서울공항 이용해 사고 위험 커져

2017.04.28(Fri) 18:48:29

[비즈한국] 지난 3일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됐다. 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됐다. 롯데월드타워가 처음부터 순조롭게 착공된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의 30년 숙원사업이라고 불린 이유도 김영삼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지속적으로 사업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항공전문가들은 서울공항에 익숙지 않은 조종사들이 전시에 대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롯데월드타워가 공사중이던 지난 2015년 10월 서울공항 활주로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사업허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공군의 반대 때문이었다. 롯데월드타워 인근 서울공항에는 15특수임무비행단(전시에 특수부대를 수송하는 임무)이 있다.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기도 오가는 곳이다. 공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들어 공군 참모총장이 옷을 벗는 등 석연치 않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더니 결국 최종 승인이 났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됐다고 해도 안전 논란은 끝난 게 아니다. ‘비즈한국’은 군사전문가들과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자문을 구해 이를 짚어봤다. 결론적으로 ‘엄청나게 위험하진 않다. 하지만 위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건설 부지는 공군 주활주로 및 동편활주로(부활주로)에서 6.05km 떨어져, 비행 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고 있다”며 “전문기관 기술검토와 미연방항공청 공인 충돌위험모델(CRM) 시뮬레이션 결과 등은 항공기가 항로를 이탈해 초고층 건물과 충돌할 확률이 ‘10 마이너스 15승(1000조분의 1)’ 이하로 미연방항공청 안전기준인 ‘10 마이너스 7승(1000만분의 1)’보다 훨씬 안전하다. 비행안전구역은 비행안전을 위해 법으로 설정해 놓은 곳으로, 항공기 및 계기 오차, 조종사 실수 등이 모두 고려돼 안전 문제는 안심할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먼저 이 같은 롯데물산의 입장을 다시 반박하는 의견이 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롯데와 국방부가 주장해온 롯데월드타워에 충돌가능확률 1000조분의 1에 대한 근거자료는 ILS 정밀계기접근절차(강하각 약 3도 정도로 고정된 길을 착륙하는 상황으로 사실상 거의 착륙했다고 볼 수 있다)에 이미 들어간 항공기가 롯데월드타워에 충돌할 확률을 계산한 것이다. 롯데월드타워 주변에서 비행하는 항공기나 인근에서 이착륙하는 경우를 배제하고 계산했기 때문에 충돌가능확률 1000조 분의 1은 믿을 수 없는 수치다”라고 설명했다. 

위쪽 빨간 점은 롯데월드 타워, 하단에는 서울공항 활주로가 보인다. 사진=구글 지도 캡처


한 민간항공기 조종사는 “전시에는 날이 안 좋아도 전투기가 무조건 출격해야 하는데 그럴 때는 계기비행(항공기의 자세, 고도, 위치 및 비행방향의 측정을 항공기에 장착된 계기에만 의존하여 비행하는 것)을 해야 한다. 이는 마치 차 앞유리를 가리고 센서만으로 주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항 근처에 고층건물이 있으면 안 되는 이유다. 군공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홍콩 카이탁 공항은 인근에 고층빌딩이 있어 안전문제로 폐쇄되고 현재는 쳅락콕 공항이 쓰인다”고 말했다. 

서울공항 이착륙 경험이 있는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이 완전히 무시된 상황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평소에는 괜찮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시에는 위험할 수 있다. 유사 시 후방에서 전투기가 서울공항으로 몰려드는데, 서울공항에 익숙지 않은 항공기들이 대량으로,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내린다면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무척 위험하다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만의 하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미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를 두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민석 연구위원은 “활주로를 7도 이상 돌려야한다”고 단언하며 “떨어지는 포탄을 피하기 위해 대량 이륙하고 대량 착륙하는 데다 적군 비행기를 피해 말 그대로 곡예비행을 해야 하는데 앞에 초고층 건물이 있으면 분명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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