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밀리에 개발되던 극초음속 비행체 ‘하이코어’(HyCore)가 이미 실제 비행시험을 성공하고 검증을 완료한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하이코어는 개발 목표인 ‘마하 5에서 5초 이상 연소 유지’를 초과 달성하여 최고 속도 마하 6을 달성했고, 이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코어는 대한기계학회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술’의 후보에 등재되었다.
2018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연구된 하이코어 비행체는 ‘복합영역 비행체’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프로젝트였다. 항공기나 미사일의 속도는 소리의 속도인 ‘마하 1’을 기준으로 여객기나 순항 미사일은 마하 1 미만인 아음속, 그리고 전투기의 경우 마하 1.6~2.5 사이의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있다고 일컫는다.
하이코어는 아음속을 넘어 마하 3 이상의 초음속 비행, 그리고 마하 5 이상인 극초음속 비행을 둘 다 실시할 수 있어 ‘복합영역 비행체’라고 한다. 비행체의 제트엔진이 마하 3 이상으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램제트(Ramjet) 엔진이, 마하 5 이상으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이 필요한데, 하이코어는 속도가 빨라지면 램제트 엔진이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변하는 이중 램제트 기능을 갖췄다.
대한기계학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하이코어는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초고속 비행체 통합설계 기술, 초고속 비행체 구조 기술, 초고속 비행시험용 연료 공급 기술, 통합 성능진단 기술, 비행시험용 초음속 연소기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코어는 이를 통해 시험발사에서 최고 고도 23km, 최고 속도 마하 6을 달성했는데, 이는 초기 목표인 최고 고도 20km, 마하 5 이상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마하 6은 1초에 2.04km, 1시간에 7,344km 거리를 비행하는 속도로, 만약 하이코어가 1시간 동안 비행 가능하다면 서울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1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셈이다.
하이코어의 성공적 발사 시험을 통해 국방과학연구소 및 현대로템과 같은 협력기업들은 국내 특허 3건, 소프트웨어 등록 1건, 논문 5건의 지적재산권을 등록했으며, 연구개발보고서 43권, 기술자료 47건이 등록되었다.
하이코어의 또 다른 중요 특징은 이것이 성능이 검증된 무기체계를 활용한, 무기화 수준에 근접한 시험비행체라는 것이다. 일본, 호주, 인도에서는 이미 한국보다 먼저 하이코어와 같은 극초음속 시험비행체를 완성했지만, 한국의 하이코어는 KTSSM 전술 탄도 미사일 및 우주발사체 부스터 등을 사용하고, 우주발사체용 발사대가 아닌 유도무기용 발사관(Canister)을 사용해서 발사된다.
하이코어는 현재 설계 기술 및 엔진 기반 기술을 확보한 셈이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내년 봄까지 이중 램제트 기술을 완성할 예정이고, 2028년 11월까지 가변식 공기흡입구 등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이코어 기술을 활용하여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 무기는 KF-21에서 발사하는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극초음속 무인기 등이 꼽히지만, 가장 먼저 개발될 것은 극초음속 대함 유도탄이 유력하다. 현재 해군 체계에 소요 반영이 되도록 지원 작업이 진행 중이며, 하이코어를 기반으로 한 극초음속 대함 유도탄이 완성되면 미사일 방어(MD) 기능을 갖춘 이지스급 대공구축함이나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해양 접근 거부’(Anti-access/Area Denial)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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